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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새롭게 공개한 글로벌 웹툰 플랫폼 총정리

거대 IT기업인 아마존과 애플, 일본의 유명 출판사 코단샤와 슈에이샤의 웹툰 시장 진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4-01-26 동우샘

2023년 새로운 ‘웹툰’ 형식의 플랫폼을 운영하겠다고 나선 경쟁자들이 있다. 굳이 ‘경쟁자’라는 이름을 쓴 이유는, 이들의 출발지가 한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확하게는 미국과 일본이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였다. 

2023년 새롭게 선보인 웹툰 플랫폼들을 정리해 보았다.


| 아마존 플립툰(amazon fliptoon)


[ 그림 1, 한국 웹툰 캐릭터들이 눈에 띄는 아마존 플립툰 홍보 이미지 ]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022년 매출액만 658조에 이르는, 명실공히 글로벌 최대 유통-IT기업이다. 아마존은 한국에서는 공식 서비스를 런칭하지 않고 11번가와 협업하고 있다. 직접 한국에 서비스를 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라는 이름의 유료 구독 서비스를 서비스 중에 있다.  또한, 전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AWS(Amazon Web Service)'라는 이름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콘텐츠에서 결코 만만하게 볼 기업은 아니다. 구독자 수로 약 2억명이 이용중(아마존 프라임 구독자+글로벌 구독자 합계 추산, 출처=Flixpatrol)인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의 대표 콘텐츠 서비스이다. 여기에 북미지역에서 가장 많은 만화책을 서비스하는 코믹솔로지(ComiXology)역시 아마존의 독점 서비스이다. 뿐만 아니라 2022년 전세계 스트리머만 7백만명이 넘는 트위치(Twitch)역시 아마존의 서비스이다. (비록 한국에서는 24년 2월 서비스 종료하지만)

이 아마존에서 웹툰 서비스를 23년 3월 '플립툰'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였다. 플립툰은 아마존 명성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런칭 시점에서는 일단 <나의 어준>(임리라, 임소리), <이계전환 수호대 버스터즈>(카트맨, 전경민), <달고나 일기>(달고나)등 아마존 플립툰에서만 서비스되는 독점작과 <아도니스>, <허니 블러드>등 비독점작을 포함한 수백 작품이 런칭되었다. 여기에 일본 작품을 포함해 인기 타이틀을 순차적으로 늘려나가며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플립툰은 기본적으로 매주 업로드를 기본으로 한다. 비록 비독점 작품들이 많지만, 독점 작품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플립툰 서비스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기다리면 무료(Wait for free)’를 런칭 시점부터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웹툰의 주요 전략 중 하나인 '기다리면 무료'에 대한 해외에서의 평가를 우회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우선, 아마존이 콘텐츠 플랫폼을 어떻게 성장 시키는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006년 9월 ‘아마존 언박스(Amazon Unbox)’라는 이름으로 런칭하였다. 그리고 별 성과 없이 2008년에는 ‘아마존 비디오 온 디맨드(Amazon Video On Demand)’, 2011년에는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Amazon Instant Video)’, 그리고 2012년에서야 MTV 등 다양한 케이블 채널들의 영상을 볼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당시에는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며 성과 없이 남의 서비스를 제공하느라 돈만 축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2015년, “Man in the High Castle(한국어 제목: 높은 성의 사나이)”가 공개되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킬러 컨텐츠’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하며 주목을 받고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플립툰은 아마존의 다른 서비스에 비해 이제 막 시작한 서비스이다. 런칭으로부터 9년, 현재의 서비스 모양을 갖춘 다음 3년이 지나고서야 제대로 된 대표작이 공개됐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만약 아마존이 웹툰에서 ‘제대로 된’ 정식 작품을 공개하기로 결심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는 시기가 진짜 승부일 것으로 보인다. 비론 23년 아마존 명성에 비해 아쉽지만, 롱텀 전략과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 24년 이후가 기대되는 플랫폼이다.


| 애플 애플북스 (Apple Books)


[ 그림 2, 우측 하단에 메인 콘텐트 유통사로 참여한 케냐즈(KENAZ) 로고가 눈에 띈다 ]


애플은 3943억 달러, 한화로 약 505조원에 달하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8% 가량을 점유(Counterpoint 기준)하고 있는, 전세계 최대 IT 기업이다. 콘텐츠 업계에서도 구독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 음악 서비스 ‘애플 뮤직’, OTT 서비스인 ‘애플 TV+’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중에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서비스를 거의 하지 않지만 뉴스 구독 서비스 ‘뉴스스탠드’, 그리고 도서 구매 서비스인 ‘애플북스’를 운영중이기도 하다.

물론, 애플은 아직까지 콘텐츠 분야에서 직접 ‘킬러 콘텐츠’를 만든 경험이 OTT 서비스를 제외하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다수의 CP사에서 작품을 가져와 공개하는 아마존 플립툰과 달리, 애플은 애플북스의 메인 CP(MCP)를 한국 기업인 케나즈로 선정하고 케나즈가 애플북스의 웹툰 서비스를 단독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은 플립툰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다.

애플은 2023년 4월부터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서비스 이후 케나즈가 선보인 작품들 외에는 다른 제작사의 작품은 선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의 콘텐츠 분야에서 ‘대성공’이라고 할 만한 경험이라면 '파칭코(Pachinko)', 오스카상 수상작인 '코다(CODA)'정도가 손꼽힌다. 애플은 ‘양보다 질’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OTT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OTT 서비스 런칭 후 최단기간만에 오스카를 받은 '코다'와 같은 사례가 바로 그 증거이다. 애플이 만약 웹툰에 어떤 ‘퀄리티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직접 퀄리티 컨트롤에 나서는 작품이 나오게 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성장 포인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애플북스, 플립툰과 같이 명성에 비해 아직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양보다 질' 전략으로 수준 높은 콘텐츠가 공개되는 시기가 승부쳐로 보여진다.

 

| 코단샤: K-MANGA


[ 그림 3, K MANGA by KODANSHA ]


코단샤는 1909년 설립되어 수차례 이름을 바꾸다가 1958년 ‘주식회사 코단샤’로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일본 전체로 봐도 3손가락 안에 들고, 전세계로 보면 15위 안에 드는 초거대 출판사이다.

코단샤는 ‘일본 3대 만화사’로 항상 꼽히는데, 23년 지금의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본 망가로는 <진격의 거인>, <도쿄 리벤저스>, <5등분의 신부>, <일곱개의 대죄> 등이 있다. 이런 대표적인 망가 출판사에서 23년 웹툰 서비스를 공개하여 전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미국을 겨냥해 23년 5월 앱을, 그리고 6월 웹서비스를 공개하였다. 'K Manga'라는 독특한 이름의 서비스에서 'K'는 'Kōdansha'의 앞자를 따왔다.

사실 코단샤가 ‘글로벌 온라인 망가 플랫폼’을 런칭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바로 2020년 글로벌 온라인 망가 구독 서비스 ‘망가모(Managmo)’를 런칭한 바 있다. 코단샤가 중심이 되어 총 12개 출판사가 ‘슈에이샤 빼고 다 모여!’를 외치고 슈에이샤의 ‘소년 점프 플러스’를 저격한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좋은 성과를 내진 못하였다. 

다만, ‘본격 웹툰 서비스’라고 하기엔 이 K Manga는 웹툰 서비스는 아직까지 미비해 보인다. 페이지 만화를 ‘가로로 넘겨서’ 볼지, ‘세로로 스크롤해서’ 볼지 선택이 가능한 정도이다. 그리고 가격도 이미 미국에서 망가 서비스를 하고 있는 구독모델, 비즈미디어(VIZ Media)의 VIZ 구독 서비스의 1.99달러보다 비싸게 책정하였다. '웹툰'을 내새운 만큼 이름에 맞는 기능과 작품들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 슈에이샤: 점프툰


[ 그림 4, 붉은색 색감이 강하게 깔려 있는 점프툰, 홈페이지 구성도 홍보 이미지와 유사하다 ]


'K-MANGA'와는 다르게 ‘본격 웹툰’을 선언한 일본 출판사가 있다. 바로 일본 최대 만화사, 슈에이샤의 ‘점프툰’이다. 점프툰은 23년 5월 말 갑작스럽게 런칭 소식을 알렸다. 여기서는 아예 본격적으로 ‘세로 스크롤 망가 서비스’라고 명시해서 웹툰 작품을 선보일 것임을 공식화했다. 다만, 슈에이샤의 점프툰은 24년 상반기 런칭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다른 플랫폼과 다르게 기대가 모아지는 것은 공모전을 진행하며 작품과 작가를 모집 중에 있다는 점이다. 물론 '슈에이샤' 명성에 비해 대상 상금이 100만 엔 약 900만 원 정도로 적어 보여 괜찮은 작품이 공모전에 참여할 것인지는 의문점이 남는다.

여기에 점프툰의 특이할만한 점은 런칭과 동시에 ‘편집장’이 누군지 공개했다는 점이다. 바로 아사다 타키노리(浅田 貴典)인데, 이 분은 <원피스>, <블리치>, <아이실드 21>등 점프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담당하며 90년대부터 00년대 ‘점프 황금기’를 이끈 인물이다. 담당 작품만 봐도 00년대~10년대를 대표하는 “원나블” 중 <원피스>와 <블리치>를 담당했다는 점에서도 슈에이샤가 점프툰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한다. 슈에이샤가 강점을 가진 부분과, 웹툰 플랫폼의 방식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슈에이샤가 강점을 가진 부분은 ‘편집장’ 이하 ‘편집자’들의 노고가 작가와 시너지를 일으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작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거기에 잡지 시스템을 통해 선택받은 소수의 작품과, 그에 도전하는 작품들이 끊임없이 순환하고 연재되며 막강한 소수정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잡지 한 권에 대략 20작품이라고 가정했을 때, 매일 대략 3작품 정도가 선보이게 된다. 웹툰 플랫폼으로 보자면 굉장히 적은 작품 수일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점프툰에 대해 공개한 정보가 많지 않다. 공식 SNS를 통해서도 23년 5월 이후 등록된 내용이 11월 6일이다. 그리고 그 뒤로 아직까지 추가적인 내용이 등록되지 않고 있다. 많은 정보가 공개되어 있진 않지만 '슈에이샤'라는 이름과 능력있는 편집장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점프툰'에 거는 기대감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24년 상반기 공개된 점프툰을 기대해 보자.


23년에는 아마존, 애플과 같이 글로벌 IT 기업과 일본의 주요 출판사인 코단샤와 슈에이샤에서 웹툰 시장에 진입하였다. 거대 기업의 참전으로 펼쳐질 24년 글로벌 웹툰 시장 변화를 즐겁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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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샘

* 콘텐츠 관련 커뮤니케이터
*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에 관심있는 지방 지역 학생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