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점과 같은 사건들이 이어져 이루어진 생은 보통 선으로 비유되곤 합니다.
점이 선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같이 느껴지지만, 점을 선으로 인식하는 것, 낱장의 페이지를 중요도에 맞게 정리하는 것, 한 권의 책자로 엮는 것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요구됩니다.
0.1의 하루하루 쌓인 창작과 노동, 생활의 자취를 한 권으로 엮은 작품 Edited Days를 소개합니다.
Edited(편집된)라는 낱말은 여러 가지 심상을 떠오르게 합니다. 수만은 나날 중 어떤 날은 기억에 남고 어떤 날은 지워집니다. 어떤 일을 할 때는 몸과 상황의 한계가 있으니 선택과 집중을 하자고들 말합니다. 결국 삶은 편집된 기록인 걸까요? 기록되고 편집되고 엮이지 않은 시간들은 내 것이 아니게 되는 걸까요? 혹은 꼭 내가 아니라도 날과 날이 모이고 엮여 커다란 묶음이 무게를 얻는 일을 피할 수는 없는 걸까요. 여러 가지 복잡한 고민을 안고 이 책을 펼쳐보면… 날과 날이 모여 ‘나날'이 되는 과정을 유연한 선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적 단순함이 가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