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무적의 비결은 천진난만
뭉게구름 낀 푸른 하늘이 드높고 매미가 시끄럽게 우는 쨍쨍한 여름날, 꼬마 여자아이 하나가 갑자기 마을에 나타난다. 아이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옆집 언니나 아줌마들에게도 그랬냐? 저랬냐? 하고 반말을 일삼으며 에어컨이 무엇인지도, 백화점이 무엇 하는 곳인지도, 그네를 어떻게 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커다란 개구리를 무서워하지 않으며 수영이라면 어른들을 기죽일 정도인데다 밝고 쾌활함으로 주위를 은근슬쩍 동참시키는 재주가 있는 그 꼬마의 이름이 바로 「요츠바랑!」의 주인공 요츠바이다.
2002년 한국의 만화 독자들은 「아즈망가 대왕」이라는, 조금은 허황된 제목의 4컷 만화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이 땅에는 4컷 만화의 붐이 일게 된다. 「아즈망가 대왕」은 우리가 여태껏 고정관념처럼 가지고 있던 4컷 만화의 공식을 신선하게 깨뜨렸던 것이다.
통상적이라면 아즈망가라는 이름의 평범한 주인공 한 명에 고정 조연 1-2명이 등장하며 마지막 컷에서 작은 반전, 혹은 재치를 주는 구성으로 진행되었어야 할 테지만 「아즈망가 대왕」은 우선 고정적인 등장인물부터가 기존과는 달랐다.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그곳의 여학생 4-5명, 그리고 여선생님까지 포함한 그들 하나하나의 개성이 4컷 만화인데도 전부 주인공처럼 또렷이 살아 있었으며 굳이 반전 혹은 재치를 추구하지 않더라도 캐릭터의 개성만으로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이어가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아즈망가 대왕」의 작가 아즈마 키요히코의 신작 「요츠바랑!」이라는 작품은 형식상으로는 옴니버스식 만화이지만 역시 커다란 줄기는 「아즈망과 대왕」과 마찬가지로 일상이다. 이사를 온 코이와이 요츠바 부녀의 옆집인 아야세가에는 세 딸과 어머니가 살고 있다. 각 장의 제목대로 요츠바는 ‘이사’를 와서 주위에 적응하며 ‘인사’하는 법과 에어컨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것도 배우며 ‘TV'를 얻어가고 백화점 ’쇼핑‘을 해 본다.
그런 가운데 이 부녀의 친구인 거구의 점보, 「아즈망가 대왕」에서처럼 다양한 여성 군상을 보여주는 아야세가의 세 딸과 어머니는 은근한 애정으로 이 천방지축 꼬마 아가씨를 돌봐주고 같이 어울리며 조금씩 코이와이 부녀에 대해 알게 된다.
뭐니뭐니해도 「요츠바랑!」의 최고 강점은 다양한 여성 캐릭터이다. 천방지축 천진난만의 화신인 요츠바뿐만 아니라 긴 머리에 세련된 미모를 지닌 아야세가의 큰딸 아사기, 언니보다는 미모가 약간 떨어지지만 모성애 넘치고 야무진 둘째 딸 후카, 차분하고 여려 보이지만 주관이 뚜렷하고 마음 씀씀이가 고운 막내딸 에나, 남편과 일 때문에 떨어져 살며 세 딸을 키우는 어머니 등은 「아즈망과 대왕」 못지 않게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의 집합장을 보여준다.
특히 야무지고 어른스러운 세 딸에 대비되어 가끔은 훨씬 아이 같아 보이는 어머니는 요츠바 부녀의 친구 점보와 마찬가지로 「요츠바랑!」의 천진난만한 전체적 분위기를 더욱 돋워주는 역할을 한다.
「요츠바랑!」의 전체 줄기는 앞에서도 말했듯 일상,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름날의 일상’이다. 매미잡기, 장대비, 그림 그리기, 케이크, 수영장, 개구리 등등 각 장의 제목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름 방학의 나른하면서도 활기찬 일상이 떠오르고 여름날에 대한 향수가 밀려들며 깔끔하고 정돈된 펜선은 시원한 바람처럼 작품에 상쾌한 맛을 더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요츠바 부녀의 독특한 관계가 조금씩 조금씩 밝혀지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작품 하나면 올 여름 지붕 밑 피서는 완전 해결될지도. 「요츠바랑!」 놀아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