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천재들의 실패한 예술인가...
둔재들의 노력의 기술인가...희미한 불빛을 찾아 허탈과 좌절에 부딪치며
오늘도 한탕의 꿈을 꾸며 그들은...
우리나라의 전통(?)노름을 좋아하는 독자들께 권해드릴만한 작품입니다.
<그린이의 말>
취재 중 30년전 타짜를 만났다.
50이 살짝 넘은 나이였는데 그의 부인은
아직도 이 사람의 정확한 직업을 모르고 있다.
마누라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정도로 응달에서
응달로 전전한 인생이어서 내놓을 얘기들이
없다고 손을 젓는다.
타짜들은 긴칼 대신 화투를 들고 승부하는 무사다.
저 놈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매판 진검승부(眞劍勝負)다.
죽고 죽이기 30년.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후회, 후회, 후회뿐....
"타짜들은 타고난다."
타짜가 남긴 마지막 말이다.
2000년 6월 허영만
<글쓴이의 말>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내게 가르쳐 주신것은 여덟장 깔고 마흔장 쌓아놓고 교대로 한장씩 뒤집어 짝이 맞으면 먹어가는 멍텅구리 화투였다.
약이나 점수로 계산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많이 먹어 가면 이기는 그 단순한 게임에서 나는 언제나 이기려고 떼를 썼고, 어머니는 한두 판 후딱 져주고 판을 끝내려 하셨다.
그러나 손에 든 패도 없이 그냥 뒤집기만 하는 짝맞추기 화투는 일부러 져주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아, 얼마나 귀찮으셨을까?
우리는 모두 비슷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실력이라면 나도 누구 못지 않다, 운만 따라주면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는 자부심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진짜 타짜를 한 번이라도 만나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 자부심이란게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것인가를 , 우리가 아직도 엄마하고 짝맞추기 하는 어린애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돈을 딸 확률은 1%도 없다는 것을.
같은 짓을 되풀이하면 오락도 고문이 되고 같은 사람들끼리 같은 승부를 되풀이 하면서 모두 패자가 될 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나는 가끔 취미로 즐기던 모든 내기와 게임에서 손을 떼었다.
게임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게임하는 즐거움이 있다면 게임하지 않는 즐거움도 있다.
푸블리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노름을 잘 할 수록 사람은 나빠진다고....
2000년 6월 김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