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뒷면에 박힌 오타쿠 레이스-란 대문짝만한 문구가 일단 호기심을 동하게 한다. 표지를 큼지막하게 장식하고 있는 소년의 모습에서 유추 가능하듯, 이 만화는 ‘본격’ 자전거 만화다. 보통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자전거. 흔한 만큼 메리트 없어 보이는 소재지만, 작가는 여기에 애니메이션 오타쿠 캐릭터를 접목시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한다.
애니메이션만이 유일한 취미인 외로운 소년 오노다. 고교생이 되면 애니메이션 부에 들어가 마음 맞는 친구도 사귀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을 거란 꿈에 부풀어 있던 그에게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비보가 날라온다. 부원 부족으로 애니메이션 폐부! 홀로 하는 오타쿠 라이프는 이제 충분하다. 소년은 남은 고교 3년을 걸고 반드시 부원을 모집해 보이리라는 의지에 불탄다.
그런 그를 눈여겨보던 또 하나의 소년이 있었으니. 자전거 레이스에 청춘을 불태우고 있는 그의 이름은 이마이즈미. 애니메이션 연구부 재개를 걸고 자전거 레이스를 하게 된 두 사람. 과연 매일 아키하바라까지 45km를 왕복한 오노다와 매일 자전거 레이스를 연습한 이마이즈미, 둘 중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두 소년이 격렬하게 페달을 밟는 모습이 읽는 이의 몰입도도 한껏 고조시켜준다. [리브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