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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배 작가 데뷔 50주년 기념 단편집 <끝나지 않은 전장, 닫히지 않은 미래> 출판기념 대담회 열려

지난 8월 23일 오후 3시, 김형배 작가 데뷔 50주년 기념 단편집 <끝나지 않은 전장, 닫히지 않은 미래> 출판기념 대담회가 레트로밸리(서울시 구로구)에서 열렸다.

2025-09-01 최은영

김형배 작가 데뷔 50주년 기념 단편집 <끝나지 않은 전장, 닫히지 않은 미래> 출판 기념 대담회 열려

지난 823일 오후 3, 김형배 작가 데뷔 50주년 기념 단편집 <끝나지 않은 전장, 닫히지 않은 미래> 출판기념 대담회가 레트로밸리(서울시 구로구)에서 열렸다. 2시간 동안 진행된 대담 및 사인회에는 20~30여 명의 팬들이 참석해 충성도 높은 팬심을 드러냈다.

책은 한 권의 만화로 시대와 작가를 기록하는 마나문고 그래픽노블의 첫 번째 시리즈로 한국 SF밀리터리 만화의 거장 김형배 작가가 포문을 열었다. 무채색 기행, 탄흔, , 파행, 사이공에서 하노이까지, 스크램블, 타인, 춘자, 황금의 두뇌를 가진 사나이, 화석, 그대 무향에 살고 있나니, 텍사스촌 단상 등 작가가 40대에 그린 단편 12점이 간략한 작품 설명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만화의 문학성을 지향해왔다. 특히 아웃사이더의 삶을 사회성 짙게 다루기 위해 다수의 단편 만화를 제작했다. 비록 로봇 태권브이라는 흥행 만화 작가로 출발했지만 흥미 위주의 작품 제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 책에 수록된 12편의 작품들이 바로 작가의 그 시각을 말해준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무채색 기행>은 각색되어 1995MBC-TV 베스트극장에 방영되었고,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압축하여 그린 <스크램블>2003년 프랑스 앙굴렘만화축제에 참가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춘자>는 실제 윗동네 고아원에 살던 누나의 비참한 죽음을 다룬 자전적 작품으로 작가에게 강한 트라우마였고 반전(反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 대담 중 춘자누나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던 작가는 감정이 올라와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김종옥 만화평론가는 희망 없는 냉정한 현실 속 무력한 들을 위한 위로라는 제목으로 추천사를 썼다.

그러나 타이틀 <끝나지 않은 전장, 닫히지 않은 미래>는 단 한 번도 끝난 적 없는, 언제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라는 비극이 언젠가는 끝나기를, 평화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이 단편집의 기본 명제를 인간의 기억이라고 보면, 그 흑백의 단조로운 모노크롬 빛깔의 기억을 창작이라는 외피의 유채가 감싼 캔버스 위에 데칼코마니처럼, 몇 방울의 색소가 압착을 통해 번져 나오면서 만들어진 다양한 얼룩의 콤포지션이라고도 하겠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어두운 과거가 작가의 손을 거쳐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단초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 권의 만화로 시대와 작가를 기록하는 마나문고 그래픽노블의 첫 번째 작가가 김형배 작가인 이유이다.

수록된 작품 중 <파행>의 육필 원고 12점은 2024년 김형배 작가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기증하여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1991년 잡지 미스터블루 기획 단편 퍼레이드-에 실렸던 원고로 말풍선의 식자 및 스크린톤 작업, 트레이싱 페이퍼에 쓴 편집 요청 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원고 1장에 두 페이지를 그려 총 23페이지 분량이다.



      

     



<파행> 원고, 1991, 330×440×2,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소장



필진이미지

최은영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학예사, 2015 부천국제만화축제 전시PD를 필두로 《Robot be Human》, 《겨드랑이가 가렵다》, 《빼앗긴 창작의 자유》, 《노라를 놓아라》, 《사람과 사람과 사람들》, 《열여섯 살이었지》 등 만화전시 기획, 소장품 수집 및 관리, 연구 업무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