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계 소식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만화’를 테마로 한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지난 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영화관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이색 영화제가 열렸다. ‘메가박스 일본영화제’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 영화제는 2004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데, 특히 ‘표현의 힘’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에는 만화원작으로 제작된 다양한 일본영화 및 일본 애니메이션이 상영되었던 것이다.

2007-12-07 김미진



난 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영화관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이색 영화제가 열렸다.
‘메가박스 일본영화제’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 영화제는 2004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데, 특히 ‘표현의 힘’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에는 만화원작으로 제작된 다양한 일본영화 및 일본 애니메이션이 상영되었던 것이다.

만화원작 실사영화와 만화원작 애니메이션으로 구분되어 진행되었던 주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만화원작 작품들이 눈에 띈다.
실사영화 분야에서는 1980년대 제작된 만화원작 영화를 소개하고 있어서 무엇보다도 흥미롭다. 1984년에 만들어진 <꿈꾸는 열다섯>과 1986년에 만들어진 <사랑에 빠진 여자들>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각각 야나기사와 키미오, 히무로 사에코의 원작을 모티브 삼아 만들어졌다. 또, 대표적인 장수만화 <못 말리는 낚시광>을 토대로 만들어진 <못 말리는 낚시광-하마짱에게 내일은 없다>와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더욱 인지도가 높은 <철인 28호>의 실사판은 우리 만화 팬들에게도 익숙한 타이틀이다. 한편, 국내에도 상당수의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작가 키리코 나나난의 원작으로 만들어진 동명영화 <블루>는 일본에서 2001년에 발표되었으나, 국내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만날 수 있어 반가운 작품이었기도 하다.

만화원작 애니메이션 영화 이미지

화원작 애니메이션 역시 1980년대부터 제작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하루키 에츠미의 동명 만화를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한 <꼬마숙녀 치에>는 1981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 캐릭터와 배경 등이 원작의 디테일을 수준 높게 살린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다카하타 감독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추억은 방울방울>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이웃의 야마다군> 등을 만들기도 했던 애니메이터로서 1985년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지브리 스튜디오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한, 1970년대 일본의 만화잡지 <월간 소년 점프>에 연재된 치바 아키오의 동명 만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캡틴> 역시 1981년에 제작된 작품이다. 보다 널리 알려진 만화원작 애니메이션으로는 1988년에 만들어진 오토모 카츠히로 원작의 동명영화 <아키라>나 다카하시 루미코 원작의 <시끌별 녀석들>도 소개되었다.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아키라>는 원작자 자신이 감독이 되어 제작한 영화이기에 이목을 끌며, 1984년에 만들어진 <시끌별 녀석들>은 감독이 <공각기동대>로 유명한 오시이 마모루여서 더욱 흥미롭다.

한편, 영화제 기간 동안 ‘일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데츠카 오사무’를 주제로 한 강연회와 ‘일본영화: 표현의 힘!’ 심포지엄이 준비되어서 일본의 만화원작 영화에 관한 다양한 논의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영화제는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일본의 만화원작 영화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못했던 1980년대 일본의 만화원작 영화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여서 당시의 국내 만화원작 영화들과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참에 우리나라에서도 우리 만화원작을 기반으로 삼은 영화제 하나쯤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