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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서관’을 통한 만화문화의 확산

얼마 전, 대전에 위치한 배재대학교에서는 교내 중앙도서관 내에 ‘만화코너’를 신설해 눈길을 모았다. 도서관 1층에 마련된 이 코너에는 연일 만화를 즐기려는 학생들로 꽉 차 있어 자리가 모자랄 지경..

2007-10-09 김미진

마 전, 대전에 위치한 배재대학교에서는 교내 중앙도서관 내에 ‘만화코너’를 신설해 눈길을 모았다. 도서관 1층에 마련된 이 코너에는 연일 만화를 즐기려는 학생들로 꽉 차 있어 자리가 모자랄 지경이라고 한다. 단지 웃음과 재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교양이 담긴 만화책을 접하는 학생들의 모습으로부터 만화문화의 확산은 ‘만화도서관’를 통해 보다 대중적으로 발전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배재대학교 중앙도서관 내 만화코너 전경
배재대학교 중앙도서관 내 만화코너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1990년대 이후 만화를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은 다양한 방식들을 통해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서울, 부천 그리고 춘천 등지에서 만화를 주요 소재로 한 지역축제가 생겨난 것을 들 수 있으며, ‘만화=책’이라는 단순한 인식을 벗어나 갤러리나 전시장의 주요한 테마로 자리 잡혀 가고 있는 것도 그 사례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만화가 주요한 소재가 되어 펼쳐진 전시회는 올 6월 이후에만 해도 ‘ART TOON ART展’(6월 4일~13일), ‘산타할아버지, 지금 뭐하세요?’전(7월 12일~10월 14일), ‘지현곤 카툰기획전’(7월 19일~8월 2일), ‘한일 만화가 단체교류전’(9월 3일~26일), ‘신용은 챙기고 다니냐!’기획전(9월 7일~18일), ‘삼인삼색전’(9월 12일~18일) 등 월 평균 1회를 훨씬 넘게 진행되고 있다.

지만, 이와 같은 축제와 기획전시가 특정한 기간을 두고 벌이는 이벤트 성격이 강한 반면, ‘만화도서관’은 1년 365일 언제나 시민들 혹은 독자들 곁에 위치하면서 ‘만화문화의 일상화’를 현실화시켜준다는데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만화도서관의 건립은 지난 10여년의 세월동안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만화의 집’, 부천만화정보센터의 ‘만화도서관’, 그리고 청강문화산업대학의 ‘만화도서관’ 등에서 이루어졌다. 이들은 만화관련 공공기관 혹은 만화관련 학과가 소재한 대학에 설치됨으로써 전문성을 살린 도서관의 건립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올 여름에 첫 선을 보인 배재대학교의 만화도서관은 만화관련 학과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 대학교에서 전공자가 아닌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관련분야의 전공자를 위한 곳이거나 전문기관의 부속기관 성격이 아니라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지는 만화도서관은 만화가 ‘문화적 보편성’을 얻기 위해서는 사실상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과정으로 여겨진다. 업계나 관에서 산업적인 가치를 논하기 이전에 대중이 먼저 쉽고 가깝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만화는 모든 시민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적으로 만화는 열린 ‘광장’이 아닌 폐쇄된 ‘만화방’을 통해 독자층을 확보해왔다. 그런 이유로 여타의 장르보다 기본적인 인식에서 밑지고 들어간 억울한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 나타나는 다양한 기획들은 만화를 이제 닫힌 골방이 아니라 열린 무대로 끌어올려 개인적인 오락거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 움직임에 있어서 ‘도서관’은 독자와 독자의 연결통로, 그리고 더욱 광범위한 독서 인구를 형성해나가기 위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대여점을 통해 빌려보는 책’이라는 인식과 ‘온라인에서의 공짜만화들이 넘쳐나는 현실’에 대해 개탄하기 이전에 평범한 독자와 시민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정당하게 만화문화를 접할 수 있기 위해서 이 같은 사례가 더욱 많은 대학의 도서관에서 혹은 더욱 많은 공공도서관에서도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