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만화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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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후 현대 만화는 한 컷으로 시작했다. 대중의 글읽기가 가능해지면서, 신문과 잡지가 나타나고, 새로운 정보, 지식에 목마른 대중은 활자에 탐닉했다. 별 다른 정보 도구가 없던 시대에 신문, 잡지, 책은 매스미디어이자 지식의 원천이었으며, 오락이었고, 교양의 매개 수단이었다.
17세기 이후 부르주아가 탄생하고, 시민 계급의 등장은 동시에 급격한 경제 생산력의 결과였으며,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와 시민 계급은 그들을 위한 도구를 창안했고, 신문과 잡지가 대표적 매체였다. 또한 가난한 노동자가 공장에서 기계를 돌릴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을 갖도록 학교를 설립하고 글을 가르쳤다. 노동자의 교양은 자본가, 부르주아가 원하는 만큼의 지적 수준이었으며, 신문과 잡지는 대중의 기호에 부합하도록 생산되었다.
신문과 잡지에 한 컷 그림이 삽화로 실리면서, 수많은 활자보다 한 컷의 그림이 던지는 메시지가 더 강렬하다는 걸 알게 된 신문, 잡지 편집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그림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신문 연재 소설의 삽화로, 잡지의 표지로, 시와 소설, 에세이의 삽화로 시작한 한 컷 그림은 점차 자기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새로운 예술을 만들었다. 만화의 시작이다.
만화는 신문, 잡지의 본문을 쉽게 설명하는 삽화로 시작해 자기만의 시각 즉 ‘만평’의 영역으로 확장하는데, 좀 더 긴 만화의 등장은 앞선 예술 분야인 ‘문학’의 영향을 받았다.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만화가 나오고, 점차 만화가 스스로 창작하는 시대로 들어서기까지 한 세기가 걸렸다.
한국 만화는 일본 만화의 영향을 직접 받았으며, 만화의 발달 역시 일본을 통해 받아들이고, 재구성했다. 일본은 19세기 초(1814년 경)부터 만화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후쿠사이’의 판화가 등장하고, 유럽에서 수입한 문화가 일본 교양의 근간이 되었다.
한국은 20세기 들어서면서 이미 일본의 정치 개입과 강제 병합을 통한 식민지 전락으로, 일본의 압제에 놓이게 되고, 이는 일본 문화를 직수입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도 한 컷 만평부터 시작한 만화의 역사와 이후 전개되는 신문, 잡지의 삽화, 만평, 어린이 잡지의 등장 등 일본의 만화 발달과 거의 같은 경로를 겪는다.
일본은 1950년대 이후, 한국은 1960년대 이후 만화 예술은 거대한 대중 예술, 문화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명랑 만화로 시작해, 순정 만화, SF, 동물, 모험, 역사 등 다양한 창작 만화 장르가 등장하고, 마침내 1990년대가 되어서야 음식을 소재로 하는 만화가 등장했다.
만화에서 음식이 소재 또는 주제로 등장하기까지,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하는 소득 수준의 향상, 개인의 삶이 ‘생존’에서 ‘생활’이 가능한 여유의 확산,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일상에서 다양한 가전제품을 쓰게 되면서 발생하는 시간의 여유, 굶주림을 메우기 위한 음식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미식의 발달까지 사회 전반의 성장이 있어야 했다.
‘음식 만화’와 ‘만화 속 음식’의 차이
간단히 개념 정리를 하자면, ‘음식 만화’는 음식을 소재 또는 주제로 다룬 만화이고, ‘만화 속 음식’은 다양한 소재의 만화에서 음식을 다루는 장면을 말한다. 두 개념은 비슷하면서 사뭇 다른데, 현대 한국 만화에서 ‘음식’만 소재나 주제로 다룬 만화는 2000년대 이후부터나 등장하므로, 그 이전 만화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음식’을 소재로 한 예술 작품, 창작물이 등장하려면, 그 시대의 경제적 상황과 뗄 수 없는 관련이 있으므로, 한국 경제의 통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는 1980년대부터 빠르게 성장하는데, 1997년에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성장의 흐름이 끊기고, 사회의 경제, 정치, 문화가 급격하게 바뀌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인 2000년 이후부터 경제가 안정적 궤도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음식 만화의 사회학’은 편의상 2000년을 기준으로 이전 만화에 등장하는 음식을 사회학에 기초해 분석하고, 2000년 이후에 본격 등장하는 음식에서 미식을 중심으로 음식 문화의 전개를 다룬다.
▲ 한국의 GDP 성장률(통계청 자료)
한국 만화 역사에서 1970년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후(戰後) 세대는 ‘베이비 붐’ 세대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100만 명 이상 태어났으며, 약 10년 정도 이런 출산율을 보였다. 한국 전쟁 직후인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는 1970년대가 되면서 초등학교(국민학교)에 입학하고, 한글을 배운다.
나라는 가난했지만 ‘베이비 붐’ 세대의 부모는 강한 교육열로 자식 교육을 시켰고, 별다른 오락이 없던 시대에 만화는 어린이에게 가장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한 오락거리였다.
어린이 만화 시장은 블루 오션이었고, 만화가들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만화를 창작했다. 명랑 코믹 만화가 가장 폭넓은 주제였고, 동물, 역사, SF, 순정 만화가 등장했다.
2000년 이전의 음식 만화
만화에서 음식이 등장하는 장면은 주로 가족 만화에 많으며, 1970년대 만화는 이상무, 길창덕, 임창, 강철수, 허영만, 박수동, 이두호 작가를 비롯해 여러 작가가 당대 일상을 표현한 작품을 발표하면서, 자연스럽게 만화에서 현실을 반영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1980년대에도 이들 만화가의 활동은 꾸준했고, 김수정의 만화들 – 아기공룡 둘리, 일곱 개의 숟가락 등 –이 기존 만화와 다른 새로운 문법으로 등장하면서, 만화가 애니메이션과 팬시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전까지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거의 일본에서 수입되었으며, ‘베이비 붐’ 세대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랐다. 그때는 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애니메이션이 일본 만화 원작이라는 걸 알려주지 않았다.
‘아기공룡 둘리’와 ‘일곱 개의 숟가락’이 1980년대와 1990년대 한국 가정의 일상을 잘 드러낸 작품이라면, ‘검정 고무신’은 1960년대를 살아가는 가족을 그렸다.
이들 작품에서 가족이 한 밥상에서 밥 먹는 장면은 가끔 등장하는데, 이때 음식은 이야기를 이어가는 장면 속 배경 또는 도구로 작용할 뿐, 음식 그 자체의 서사를 갖지 못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매우 드물게 음식이 부각되는 장면이 있는데, 기영이의 엄마(춘심)가 기영이 동생(오덕)을 임신했을 때,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 임산부인 며느리를 생각하는 시아버지(이또출)가 춘심에게 고등어구이를 남겨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두부무침, 김치찌개, 김치 등이 등장한다. 오덕이 돌잔치 떡을 집에서 춘심이 직접 만드는 장면도 나온다.
2000년 이전 만화에서 ‘음식’이 소재 또는 주제로 등장하지 못한 두 가지 이유로 1) 경제 성장의 불완전함, 2) 음식을 생존의 필수 목록에서 ‘객관화’, ‘대상화’하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2000년 이전 만화에 등장하는 음식은 일상을 보여주는 장치로만 기능한다. 음식의 세세한 이름이나 조리법, 맛 평가 등이 보이지 않는 건, 작가(를 비롯한 대중의 인식)가 음식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음식은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배를 채우고,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외식은 아주 특별한 행사였으며, 그나마 외식 메뉴도 다양하지 않았다.
한국의 1인당 실질 소득은 꾸준히 증가하는데, 1970년대에 연 300만 원이었다면, 2024년 현재는 약 4,000만 원 가깝다. 1970년대, 80년대, 90년대의 소득 수준은 지금보다 절반도 안 되는 낮은 정도였으니 ‘가처분 소득’의 여유가 없는 건 당연하고, 삶의 여유를 즐길 만한 문화, 예술, 미식이 발달할 수 없거나 소박한 수준이었다.
2000년 이전에 ‘음식’이 주제가 되는 만화는 찾기 어렵다. 음식 만화와 관련해서 앞선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만화 산업이 일찍부터 발달했고, 일본 만화는 세계에서 위상이 높으며, 문화로써의 영향력도 큰 예술 분야다. 일본 경제는 1960년대 이후 꾸준히 성장하면서 일본 문화 가운데 ‘만화’와 만화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세계로 퍼져나갔다.
일본 만화는 ‘아빠는 요리사’, ‘미스터 초밥왕’, ‘맛의 달인’, ‘라면 요리왕‘, ’신의 물방울‘, ‘고독한 미식가’, ‘심야식당’ 같은 만화들이 다양한 음식을 주제로 만화 형식도 대결, 모험, 수련, 기행 등 폭넓게 등장해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한국의 만화와 애니메이션도 2000년 이전까지 일본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았고, 김대중 정부에서 일본 문화를 개방한다고 발표하자, 일본 문화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 전반이 붕괴될 거라는 우려와 비판이 있을 정도였다.
한국 대중문화와 예술은 2000년 이전까지 일본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일본문화와 예술에 매몰되거나 복제에 머무르지 않았다. 2024년 현재 한국과 일본의 문화와 예술을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한국 문화와 예술의 세계적 위상이 훨씬 높을 뿐 아니라, 미학적으로도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다.
만화 예술 분야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세계적 위상은 여전히 큰 힘을 가지고 있고, 만화 산업의 경제적 측면에서도 일본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임이 틀림없다. 한국은 만화 산업과 IT 산업이 결합하면서 세계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인프라를 구축했고, 그 성과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2000년 이후의 음식 만화
한국 만화에서 본격 음식 만화는 허영만 작가의 ‘식객’이다. 2002년 처음 발표하면서, 일본의 음식 만화 ‘맛의 달인’과 쌍벽을 이룬다는 평을 받았는데, 실제 허영만 작가는 ‘맛의 달인’을 참고한 걸로 안다.
‘식객’은 음식을 주제로 한 한국 만화의 시작이면서 지금까지 이 작품을 뛰어넘는 다른 작품이 없을 만큼 완성도도 훌륭하다. ‘식객’은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었고, 이후 음식과 요리를 소재, 주제로 하는 한국 만화들이 꾸준히 나오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김대중 정부는 초고속통신망에 많은 투자를 했다. 이때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김대중 정부 때 전국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초고속통신망은 한국 IT 산업이 성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시기에 마침 컴퓨터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나왔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스타크래프트’를 구입했다. 컴퓨터 게임을 위한 공간인 ‘PC방’이 생기고, 여기에 초고속통신망이 들어가고, 세계 최고의 컴퓨터 게임을 하는 인구가 폭발하면서 한국은 이때부터 세계 컴퓨터 게임 산업의 개발과 소비 양쪽에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초고속통신망은 IT 산업의 중흥은 물론, 만화 산업에서도 패러다임을 바꾸는 상황을 만들었다. 2000년을 전후해 ‘웹툰’의 원형이 시작되었고, 이때부터 출판 만화(종이책)보다 인터넷(WEB)에서 보는 만화(TOON)가 확산하기 시작했고, 웹툰은 빠르게 만화 시장의 영역을 확장했다.
‘웹툰’은 만화의 형식과 내용에서 과거와 다른 방식이어서, 만화 작가의 등용문이 넓고, 기회가 많은 장점이 있어 수많은 아마추어 작가들이 웹툰을 그려 본격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또한 스튜디오 체제로 글과 그림 작가의 분업이 이루어지면서, 소재와 주제가 다양한 만화가 창작되기 시작했다.
음식, 요리 만화 역시 웹툰 환경으로 바뀌면서 활발하게 나타난 분야다. ‘식객’은 지면에 연재하고, 출판 만화로 나온 이후 다시 웹툰으로 제작된 사례지만, 2010년 이후 웹툰에서 음식, 요리를 소재, 주제로 하는 만화가 빠르게 늘고 있다.
※ 웹툰목록 : 오무라이스 잼잼(2010), 빵 굽는 고양이(2010), 차이니즈 봉봉클럽(2010), 코알랄라(2010), 팬더댄스와 차봉클럽(2010), 역전! 야매요리(2011), 먹는 존재(2013), 미슐랭 스타(2013), 저녁 같이 드실래요?(2013), 공복의 저녁식사(2014), 밥 먹고 갈래요?(2015), 보글보글챱챱(2015), 쌍갑포차(2016), 초년의 맛(2016), 야채호빵의 봄방학(2017), 웅이는 배고파(2017), 홍차 리브레(2017), 요리GO(2018), 백수세끼(2019), 취사병 전설이 되다(2019), BJ엘프의 요리 채널(2019), 정순애 식당(2019), 조선스트리머(2019), 먹는 인생(2021), 애옹식당(2021), 혀로 만난 사이(2021), 솔트앤페퍼(2022), 별난 식당(2023), 왕자님 짠내 밥상(2023), 평화 식당(2023), 12시네점심(2023), 맛집(2023)
2010년 이후 웹툰에서 요리, 음식 만화가 늘고, 다양한 소재로 창작물이 나오기 시작한 건 2000년 이후 꾸준히 발전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나라와 기업, 개인 모두 소득이 많아지고, 생할에 여유가 생기면서 향유할 수 있는 시간과 ‘가처분 소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와 개성이 존중되고, 취향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커지면서, 모든 영역에서 레저, 취미 활동이 활발해지고, 만화 분야도 이러한 사회 영향으로 소재의 다양성, 창의성이 발현되었다.
음식이 기호와 취향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회는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한 걸 전제하며, 한국은 그만한 수준에 도달했다.
다른 면에서 음식, 요리 만화의 탄생은 음식을 ‘음식’ 이상의 가치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 가운데, 우리 음식을 ‘한식’으로 규정하고, 우리 음식과 요리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다른 나라 음식을 적극 받아들이며,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성과 가능성을 실험하는 단계가 되어야만 요리와 음식을 다루는 만화가 나오는 배경이 완성된다.
음식은 민족과 인종이 생존해 온 가장 원천이자 근본이어서, 한편으로 매우 보수적 성향을 보인다. 낯선 음식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건, 그만큼 열려 있는 사회이며,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는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식객’이 우리 음식 문화를 깊게 천착하는 만화라면, 2000년 이후 웹툰으로 나온 음식을 소재로 한 만화들은 다양성이 특징이다. 음식의 소재가 다양한 것과, 음식을 소재로 한 서사가 다양한 건 별개의 영역이지만, 두 경우 모두 긍정적 효과를 보이는 건 분명하다.
‘식객’ 이후 한국 만화에서 음식을 소재로 한 만화가 꾸준히 늘고, 음식과 서사가 함께 변주하는 방식으로 만화에서 음식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은 ‘음식 만화’가 만화에서 새로운 생태계,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 ‘음식’으로 검색하면 ‘웹툰’에서 28개, ‘도전만화’에서 70개의 음식 만화가 나온다. 이들 웹툰 특징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밥’과 관련한 작품이 늘고 있는 점이다. 2023년 한국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에서 34.5%인 750만 가구를 차지한다.
1인 가구 증가는 사회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의식주 가운데 특히 음식은 간편식의 증가, 조리법, 외식 문화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의 변화를 주도한다. 웹툰에서 이런 1인 가구의 생활을 반영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전통적 의미에서 ‘대가족’은 산업화 사회로 이행하면서 해체되어 ‘핵가족’으로 바뀌었고, 서울의 아파트 30평대를 기준으로 중산층이 평균 네 명(부부와 두 아이)이었던 가족에서 자녀를 한 명만 낳는 가족이 늘어 세 명의 ‘핵가족’이 되었다가 이제 30대 이하와 40대 이상의 세대에서는 1인 가구 비중이 늘고 있다.
경제적 토대 위에서 개인의 삶은 사회의 영향을 받고, 사회의 흐름은 개개인의 삶을 추동한다. 변증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개인과 사회의 변화는 21세기 한국에서 1인 가구의 증가로 나타난다. 이웃 일본이 먼저 1인 가구의 증가 추세를 보였고, 한국도 노령화 사회, 1인 가구 사회로 이행하는 현상을 뚜렷이 보이는 건, 개인의 의지보다는 사회의 선택압이 크기 때문이다.
웹툰에서 1인 가구에서 생활하는 인물의 등장과 그들이 만드는 음식, 외식, 간편식 등이 늘고 있는 현상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물증이다. 또한 1인 가구를 이루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다른 취미와 함께 음식도 중요한 관심의 소재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음식의 사회적 존재가 그만큼 커졌다.
앞으로의 음식 만화는 1인 가구는 물론, 한국에 정착한 여러 나라 이주민의 음식이 소재가 나올 걸로 보인다. 이미 음식의 다양성에 있어서 한국은 세계 음식 전시장이기도 하고, 한국 음식은 K-컬쳐의 하나로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만화는 이런 문화 현상을 잘 표현하는 예술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