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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국내외 저작권법의 최근 동향

AI와 관련하여 주로 문제되는 저작권 쟁점과 그에 대응하는 국내외 입법, 정책 동향은 어떤지 살펴보자

2024-07-08 박정훈

AI와 국내외 저작권법의 최근 동향

들어가며

  오픈AI의 챗GPT로 대표될 수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는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 이래로 다양한 법적인 논란을 야기하였고특히 저작권과 관련된 이슈들은 아직까지도 풀지 못한 숙제처럼 남아있다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대표적인 AI 개발사들이 소재한 해외에서는 언론사작가 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저작권 침해 소송이 제기되어 법적인 공방을 이어나가고 있으며국내에서도 AI 서비스 사업자들과 권리자 단체 측에서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AI과 관련해서 주로 문제되는 저작권 쟁점은 무엇이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외 입법적, 정책적 동향은 어떠한지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AI과 저작권 문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듯이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s, LLM)을 포함한 최근의 AI 모델 개발을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사전 학습하는 과정이 필수적이고일반적으로 해당 데이터에는 단순한 수치나 통계 등에 관한 정보 이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저작물이 포함된다이는 해당 서비스의 이용자가 생성형 AI을 통하여 도출하고자 하는 결과물이 텍스트나 이미지영상 등의 형태를 띈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AI 학습 및 개발 과정에서의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다. AI 개발사 측에서는 AI 학습에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하여 인터넷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정보들을 수집·가공해서 직접 데이터셋을 구성하거나 이미 구축되어 있는 커먼크롤(Common Crawl) 등의 데이터셋을 활용하는 방식이 주로 행해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저작물을 권리자 허락 없이 이용하는 데 따른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로부터 이용 허락을 받는 것이 원칙이며, 이는 설사 해당 저작물이 인터넷 공간에 공개되어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면 별도 허락 없이도 저작물 이용이 가능한 권리 제한 사유들을 저작권법에서 열거하고 있으나, 우리 법은 AI 학습을 위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포괄적인 일반 조항의 성격을 갖는 공정이용 규정의 적용 여부가 논의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학자들 간에 견해 대립이 있으며 법원에서도 명시적인 판단을 한 바가 없다. 관련해서 우리나라와 유사한 내용의 공정이용 규정을 가진 미국의 법원 판결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AI를 통해 산출물을 생성하고 이용하는 단계에서는 AI 산출물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쟁점으로 대두된다. 저작권법은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보고(의거성), 그와 같거나 유사한 것(실질적 유사성)을 만들거나 이용하는 행위를 저작권 침해로 규율하는데, AI 산출물의 저작권 침해 문제에 있어서도 그와 같은 판단 기준을 달리 적용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국내외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 AI가 기존 저작물에 대한 학습에 기반하여 산출물을 생성하므로 그 산출물이 기존 저작물과 같거나 유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 일반적인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저작권 침해 책임 인정 여부, 책임 귀속의 주체 등과 관련해서는 각 사안에 따른 개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AI과 관련된 해외 입법 동향

  유럽의 경우 2024년 5월 유럽연합 이사회에서 EU AI Act가 최종 승인되어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EU AI Act는 AI 기술 혁신신뢰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 AI 규제를 위한 다양한 규정들을 두고 있으며특히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학습 데이터 공개저작권법 준수 등에 관한 사항이 중요성을 가진다.

 

  EU AI Act에 따르면 범용 AI 모델(General-Purpose AI Models) 제공자는 AI 사무국에서 제공하는 양식에 따라 AI 모델 학습에 사용된 콘텐츠에 관한 충분히 상세한 요약(sufficiently detailed summary)을 공개적으로 제공할 의무를 부담한다(EU AI Act 53조 제1(d)).( 범용 AI 모델은 대규모 자기 지도(self-supervision at scale)를 사용하여 대량의 데이터로 훈련되는 경우를 포함하여상당한 범용성을 보이고 시장에 출시되는 방식과 관계없이 다양한 고유 작업을 유능하게 수행할 수 있는다양한 다운스트림 시스템 또는 애플리케이션에 통합될 수 있는 AI 모델로 정의된다(EU AI Act 2).) 또한 범용 AI 모델 제공자는 저작권에 관한 유럽연합의 법률을 준수하고 특히 EU DSM 저작권 지침 제4조 제3항에 따라서 명시된 권리 유보를 확인하고 준수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만 한다(EU AI Act 53조 제1(c)).

  2019년 유럽연합에서는 DSM 저작권 지침을 제정하였고, 동 지침에서는 패턴, 트렌드 그리고 상관관계 등의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디지털 형태의 텍스트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자동화된 분석 기술’, 즉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Text and Data Mining, TDM)을 위한 저작물의 복제 및 추출을 허용하되 권리자의 명시적인 권리 유보가 없을 것을 조건으로 정하였다(EU DSM 저작권 지침 제4조 제3).

  EU AI Act 53조 제1(c)에서 규정한 권리 유보에 관한 사항은 이와 같은 EU DSM 저작권 지침의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범용 AI 모델 공급자로 하여금 AI 학습 등을 위한 저작물 이용 시 사전에 권리자의 명시적인 의사를 확인하도록 한 취지로 볼 수 있다. 그리고 EU AI Act의 각 규정들은 범용 AI 모델이나 범용 AI 시스템을 유럽연합 내 시장에 출시하는 제공자, AI 시스템을 제품에 적용하여 시장에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 제조업자 등에게 적용될 수 있다(EU AI Act 2).

  미국의 경우, 2023년 행정부의 인공지능 행정명령 공표, 저작권청 공개 의견수렴 절차 등을 통한 일련의 정책 대응방안의 모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방 또는 주 차원에서 AI와 관련된 법안 또한 지속적으로 발의되고 있다. 그 중 저작권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AI 산출물에 대한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 AI 모델 학습에 이용된 저작물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 등을 들 수 있다.

  연방 법률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AI 산출물 표시에 관해서는 AI 표시법(AI Labeling Act of 2023), AI 공개법(AI Disclosure Act of 2023), 기만적 AI로부터의 소비자 보호법(Protecting Consumers from Deceptive AI Act) 등의 다수의 법률안이 발의되어 있으며, 각 법률안은 표시의 주체 및 대상, 구체적인 표시 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뿐 그 취지는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신뢰성 및 투명성 제고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가진다.

  한편, AI 모델 학습에 이용된 저작물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Generative AI Copyright Disclosure Act of 2024) 등 법률안이 발의되었고, 해당 법률안에서는 생성형 AI 시스템 구축에 사용된 데이터셋의 제작자 등에게 생성형 AI 시스템이 소비자에게 제공되기 30일 전까지(이미 제공된 경우 법 시행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그 데이터셋에 사용된 저작물에 관한 충분히 상세한 요약 등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23년 생성형 AI 관련 국제 규범과 국제 정보 유통의 틀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G7 히로시마 AI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한편 지적재산전략본부의 지적재산추진계획 2023’을 통하여 생성형 AI시대에서의 지적재산의 방향성 등을 점검하고 향후 필요한 대책을 모색하는 등 생성형 AI 규제를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

  또한 2024년에는 일본 총무성·경제산업성에서 AI 사업자를 위한 가이드라인(AI事業者ガイドライン), 문화청 문화심의회 저작권분과회 법제도소위원회에서 AI와 저작권에 관한 논점을 정리한 보고서(AI著作権するについて)를 발간하는 등 그 동안 강제력을 수반하는 법적인 규제 방식 보다 주로 가이드라인 정비 작업을 통한 자율적인 규범 체계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 왔으나, 최근에는 AI와 관련된 국제적 규제 동향 등을 고려하여 AI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AI 개발 사업자 규제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상훈도 AI 규제 논의 착수… EU-美 이어 입법 움직임동아일보(2024. 5. 24.),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40524/125088007/1(검색일: 2024. 6. 26.))

  생성형 AI와 저작권 문제에 대한 현행 일본 저작권법의 해석 및 적용 방안에 관해서는 일본 문화청의 보고서를 통하여 대략적인 내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생성형 AI의 기술적 배경과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입장들을 개관하는 한편, AI 개발·학습 단계, 생성·이용 단계, 생성물의 저작물성 등 각 단계에서의 저작권 쟁점을 소개하고 그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일본의 TDM 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제30조의4 규정 등 해석과 관련한 일응의 가이드를 제시함으로써 생성형 AI 개발 및 이용 시의 저작물 이용범위에 관한 단초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국내에서의 논의

  국내에서는 AI 관련 산업 육성 및 국가 경쟁력 강화, AI의 투명성 및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AI 기본법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입법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지난 5월 30일 새롭게 개원한 제22대 국회에도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안(2024. 5. 31., 안철수의원 대표발의),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2024. 6. 17., 정점식의원 대표발의),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안(2024. 6. 19., 조인철의원 대표발의),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안(2024. 6. 19., 김성원의원 대표발의등 이미 인공지능 법률 제정안이 상당수 발의되어 있는 상황이다.

  다만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AI 관련 법률안 중에서 직접적으로 AI 기술에 따른 저작권 쟁점을 해소하기 위한 법률안은 찾아보기 어렵다국제적인 논의 동향 측면에서 관련성을 찾자면 AI 산출물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콘텐츠산업 진흥법 개정안(2024. 5. 31., 강유정의원 대표발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2024. 6. 20., 김승수의원 대표발의등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바이에 대해서는 향후 국회에서의 진행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글을 맺으며

  생성형 AI 공개된 이래로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산업 분야에서 AI가 화두가 되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각 정부 부처에서도 정책적인 대응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저작권 제도 및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2023‘AI-저작권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운영,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발간한 바 있으며, 2024년에는 새롭게 워킹그룹을 구성하여 관련 이해관계자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 중에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해서는 워킹그룹 등에서의 향후 논의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AI와 저작권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AI 사업자와 권리자 등 상반된 이해당사자들의 입장, 해외 정책 동향, AI 기술의 발전 속도, 관련 산업 현황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시간은 조금 걸릴지라도 AI 산업 발전과 저작권자 권익 보호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촘촘하고도 균형 잡힌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필진이미지

박정훈

한국저작권위원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