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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 세계로 통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

세계 최초이자 만화와 웹툰의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 막전막후의 스토리를 전해듣는다.

2026-10-07 박보미

2026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 세계로 통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


2026년 9월 18일 오전 10시 30분. 부천에서 만화와 웹툰의 역사에 작지만 분명한 한 줄이 새로 쓰이기 시작했다.


‘2026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 


2026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 단체사진.


사실 그 출발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전례도, 충분한 지원도, 참고할 만한 국제 네트워크도 없었다. 말 그대로 백지에서 시작된 행사였다. 그런 백지 위에 처음 획을 그은 것은 대한민국 유일의 만화·웹툰 평론 단체인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였다.


이번 대회의 가장 중요한 의미와 가치는 여기에 있다. 이전처럼 지역이나 공공기관의 필요에 따라 행사를 먼저 만들고 관련 단체나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수동적 형태가 아니라, 민간 협회가 먼저 필요성을 제기하고 기획안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기획과 진정성이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공감과 협력을 끌어내며 마침내 현실이 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행정이 행사를 만들고 민간이 채운 것이 아니라, 민간의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의식이 공공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과정이 그다지 넉넉한 조건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행사를 표방하기에는 준비 기간도 충분하지 않았고, 확보된 예산 역시 안정적으로 운영하기에는 빠듯하기만 했다. 국내 소규모 행사로 범위를 좁혀도 결코 여유롭다 말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는 현실적인 여건을 이유로 처음부터 목표를 낮추거나 의도가 흐려지는 것에 타협하지 않았다. 처음 계획했던 대로 해외의 전문가를 부르고, 서로 다른 언어가 오가는 논의의 장을 실현하고, 작가와 평론가, 산업계와 공공기관이 한 날, 한 곳, 하나의 목적을 위해 갖는 만남이 절대 형식적이지 않고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새겨져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2026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를 준비한 조직위와 서영석 국회의원 기념사진.


이를 위해 조직위원장을 맡은 박세현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 회장, 집행위원장 임봉수 이사, 행사 전반의 주요 업무와 세밀한 실무를 이끌어간 김종옥 이사를 비롯한 조직위원회 구성원들은 어떠한 대가나 조건도 없이 오로지 행사를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데 온 힘을 집중했다. 시간이 부족하니 밤낮없이 움직였고, 사람이 부족하니 필요한 곳에는 직접 뛰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외부 협력사 라온스 역시 단순한 용역 수행을 넘어 행사의 완성도를 높이는 파트너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그 과정과 속사정을 어떻게 그리 꿰뚫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필자 역시 이번 대회의 조직위원회 일원으로 준비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행사가 겉으로 드러난 모습보다 훨씬 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동, 어려운 사정 속 설득과 협력의 바탕 위에서 만들어졌음을 알고 있다. 행사 당일의 매끄러운 운영과 달리 짐작하기 어려운 변수들을 순간순간 마주했고, 단지 잘해보겠다는 다짐과 서로를 향한 격려만으로는 해결하기 수월하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부족한 것은 직접 채웠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주변의 협력과 네트워크를 움직였다. 흔히 ‘간절하면 길이 열린다’고 말하지만, 이번 대회는 분명 그 말이 구체적인 실행으로 전환된 사례였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협력자가 등장했다. 바로 IP융복합산업협회였다.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와 마찬가지로 IP융복합산업협회도 민간 협회였지만 이번 대회의 후방 지원을 자처하고 나섰다. 덕분에 제한된 예산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후원으로 보완했고, 글로벌 행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해외 주요 인사를 초청하는 과정에서도 든든한 역할을 해주었다. 

사실 이 대목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그간 국내의 행사에서 협회가 다른 협회 행사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단순한 명칭 후원을 넘어 협회가 다른 민간 협회의 기획과 취지에 공감하고, 실제적인 자원과 네트워크를 투입해 행사의 성립을 지원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이번 대회는 공공 지원과 민간 협력뿐 아니라 ‘민간과 민간의 연대’가 콘텐츠 생태계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하나의 모범적 사례이기도 하다.


오전 10시 30분, 사회를 맡은 라온스 최은영 대표의 안내와 함께 대회의 막이 올랐다. 박세현 조직위원장과 임봉수 집행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했다. 그들의 목소리와 눈빛에서 그간의 노력에 대한 성취와 벅차오르는 감동을 애써 삼키고 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세계만화웹툰평론가연합 선포식.


행사장 안을 둘러보자 ‘만화·웹툰을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공동대표인 서영석 국회의원, 만화 도시 부천의 조용익 시장, 토하라 쇼타 구글 재팬 아시아 총괄 디렉터를 비롯해 조관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과 백종훈 원장, 정부·공공정책 분야 관계자와 만화·웹툰 산업 관계자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평론을 중심에 둔 행사임에도 작가와 평론가, 정책과 산업, 기술과 플랫폼 관계자들이 한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섞여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대회가 쏘아 올린 첫 번째 폭죽의 울림은 선명하게 전해지는 듯했다. 


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임재환 교수의 사회로 만화평론가이자 재담미디어 박석환 이사의 기조연설이 시작됐다. 주제는 ‘만화·웹툰의 비평적 수용’이었다. 웹툰을 읽는다는 행위를 단순한 소비로만 바라보지 않고, 작품을 해석하고 판단하며 다른 콘텐츠와 연결해 이해하는 리터러시의 문제로 확장시키는 방향을 논리적으로 제시하였다.


웹툰은 이미 대중적인 콘텐츠가 되었지만, 웹툰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산업의 성장 속도만큼 빠르게 축적되지 못했다. 추천 알고리즘은 무엇을 볼 것인지 알려주지만 왜 이 작품을 읽어야 하는지, 작품이 어떤 사회적·미학적 의미를 지니는지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바로 그 빈 공간에서 비평과 리터러시의 역할은 다시 중요해진다. 박석환 이사의 발표는 웹툰 시대의 평론이 과거의 평가 방식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읽기의 방법을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던져주었다. 


2026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 발표현장과 첫 번째 발표를 하는 박석환 평론가.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미국의 작가이자 출판인 온리 콤판은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분위기를 전환하였다. 그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이순신 장군의 삶을 그래픽노블로 출판하게 된 경험을 소개했다. 그 중심에는 ‘이야기의 힘’이 있었다. 


한 국가의 역사적 인물이 다른 문화권의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고, 그것이 다시 그래픽노블이라는 형식으로 세계 독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IP의 문화적 글로벌 확장이 단순한 수출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좋은 이야기는 창작되기 이전에 먼저 발견되어야 하고, 발견된 이야기는 다시 작가에 의해 해석되어 창작되어야 한다. 창작자가 자신의 해석을 작품으로 만든다면, 평론가는 그 작품이 가진 문화적 의미를 또 다른 의미의 해석으로 확장하고 연결한다.


1부 세션의 마지막에는 ‘웹툰 IP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전략적 제휴 협약’의 체결을 통해 이번 대회를 가능하게 한 두 민간 협회의 협력을 상징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박세현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 회장과 서범강 IP융복합산업협회 회장은 이 협약이 단순히 이번 행사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행사 이후에도 지속적인 가치 창출과 연대를 함께 이어가겠다는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평론과 산업은 서로 가까우면서도 먼 영역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산업은 시장과 성과를 이야기하고 평론은 작품과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구분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IP가 콘텐츠 산업의 핵심 자산이 되고 하나의 작품이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캐릭터, 전시, 공간 경험으로 확장되는 시대에는 작품의 가치를 해석하고 설명하고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는 능력 자체가 산업 경쟁력이 된다. 평론이 산업을 이해하고 산업이 평론의 역할을 수용할 수 있다면 두 영역은 상대적 위치에 놓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는 관계가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와 IP융복합산업협회와의 MOU.


오후 2부 세션에서는 기조연설의 주제가 한층 더 구체적인 ‘읽기의 문제’로 들어갔다. 망가종합연구소 부소장 야마우치 야스히로는 ‘디지털 시대에서의 오락 만화 학습 리터러시 읽기 해설’을 주제로 발표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콘텐츠 소비는 알고리즘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무엇을 읽을 것인지 스스로 탐색하는 대신 플랫폼이 제공하는 추천 목록에서 선택하는 일이 익숙해지고 있다.


야마우치의 발표가 흥미로웠던 이유는 이러한 환경에서도 전문가의 큐레이션과 오프라인 접점의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도서관과 전시관, 서점과 교육 현장처럼 물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작품과의 만남은 알고리즘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독자의 경험을 확장한다. 결국 디지털 시대의 리터러시는 기술을 거부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술이 선택해주지 않는 작품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어 프랑스만화평론가기자협회장 로랑 지아나티가 연단에 올랐다. 오랜 시간 축적된 협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이야기는 ‘글로벌’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말하자면 작품의 세계화가 모든 작품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방드데시네와 일본의 망가, 한국의 웹툰은 각각 다른 역사적 배경과 독자 문화, 제작·유통 시스템 속에서 발전했다. 때문에 평론 역시 하나의 고정된 시선으로 작품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문화적 정체성을 이해하면서 작품을 연결하고 소개할 수 있는 큐레이션과 비평의 언어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대의 평론은 ‘보편적인 하나의 기준’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준 사이에서 의미를 번역하는 일에 가까운 셈이다. 이는 이번 행사는 물론이고 ‘세계만화웹툰평론가연합’이 필요한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다. 




2부 기조연설의 마지막 발표자는 경희대학교 김소원 연구교수였다. ‘만화 읽기와 웹툰 읽기의 간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종이 만화와 스크롤 기반 웹툰이 독자의 감상 방식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설명했다.


페이지를 넘기는 만화와 화면을 아래로 움직이며 읽는 웹툰은 그림과 글의 결합물이라는 동질의 형태처럼 보이지만 시간과 공간을 조직하는 방식이 다르다. 컷과 컷 사이의 간격, 화면의 길이, 독자가 장면을 마주하는 속도까지 매체의 형식이 감상의 경험에 개입한다. 콘텐츠 형식의 변화가 표현 기법을 바꾸고, 표현 기법의 변화가 다시 읽기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이 발표는 국내 작가와 지망생은 물론 해외 전문가들에게도 웹툰이라는 매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 웹툰의 글로벌 확장을 이야기하려면 작품의 번역뿐 아니라 ‘웹툰을 읽는 방식’까지 함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이날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라운드테이블이었다. 서범강 IP융복합산업협회장이 좌장을 맡고 온리 콤판, 야마우치 야스히로, 로랑 지아나티, 박석환 이사, 웹툰 ‘들쥐’의 루드비코 작가가 한자리에 앉았다. 국적도 달랐고 창작자, 평론가, 연구자, 출판인이라는 역할도 서로 달랐다.


좌장인 서범강 회장은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도록 능숙하게 질문을 이어갔다. 글로벌 IP 확장 속에서 평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알고리즘의 시대에 전문가의 추천은 여전히 필요한가, 창작자에게 평론은 어떤 의미인가, 국가별 만화 문화의 차이를 국제적인 담론 속에서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같은 질문들이 오갔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였지만 대화는 의외로 활기찼다. 각자의 경험과 사례가 더해지면서 추상적인 논의가 구체적인 현장의 이야기로 변해가는 순간이었다. 패널 간의 의견이 이어질수록 새로운 질문이 생겼고 정해진 시간은 예정보다 빠른 것처럼 느껴졌다. 정해진 시간으로 인해 라운드테이블이 마무리되자 현장 곳곳에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반응이 나왔다. 행사에 대한 가장 좋은 평가는 “더 듣고 싶다”는 아쉬운 반응일지도 모른다.


고백하자면 이번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는 준비 과정 내내 ‘무사히 끝나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서범강 IP융복합산업협회장이 좌장을 맡은 라운드테이블.


우선 제한된 인력과 예산 속에서도 큰 사고 없이 글로벌 행사를 완주했다. 네 개 언어를 지원하는 AI 실시간 통역 시스템 역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국제행사의 가능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평론’이라는 다소 전문적이고 특정 분야처럼 인식될 수 있는 주제로 작가, 산업 관계자, 기관, 정책 관계자의 관심을 동시에 끌어냈다는 점은 중요한 성과다.


그러나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행사 자체가 아닐 수도 있다.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세계만화웹툰평론가연합’이라는 다음 단계를 제시했다. 한국의 평론가 협회가 해외 전문가를 초청하는 일회성 구조에서 벗어나 각 국가의 평론가와 조직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박세현 회장은 대회를 마친 뒤에도 프랑스, 일본과의 교류를 이어가는 한편 미국과 독일 등으로 참가 국가를 확대해 세계만화웹툰평론가연합의 조직과 기능을 구체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이번 대회의 의미는 훨씬 커진다.


만화와 웹툰의 세계화는 작품을 해외 플랫폼에 공급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작품을 발견하고 해석하고 평가하고 기록하며 다른 문화권의 독자에게 설명해주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창작과 유통의 글로벌화 다음에는 ‘해석과 담론의 글로벌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가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웹툰을 만들어 수출하는 국가를 넘어 웹툰을 둘러싼 국제적 담론과 기준을 제안하는 국가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첫 번째 행사를 성공시켰다는 사실이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속 가능한 행사는 첫 회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안정적인 예산과 글로벌 네트워크, 전문 운영 사무국, 참가 국가 확대, 정례적인 연구와 출판, 젊은 평론가와 연구자 양성 같은 과제가 앞으로도 기다리고 있다. 이제부터 필요한 것은 ‘행사를 지원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제적인 만화·웹툰 담론의 환경을 육성한다’는 관점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콘텐츠 관련 공공기관, 민간 협회와 산업계가 이번 대회를 하나의 일회성 행사로 소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문화 인프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2026년 9월 18일에 만들어진 것은 단지 하나의 글로벌 행사가 아니었다.


평론가와 창작자, 산업과 정책, 한국과 세계가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테이블이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누구도 먼저 만들지 않았던 행사를 민간의 기획과 실행으로 현실화했고, 또 다른 민간 협회의 협력과 공공의 지원을 끌어내며 새로운 가능성의 모델을 만들어냈다.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의 첫 시도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이제 행사장의 조명은 꺼졌지만 이날 서로에게 오간 질문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웹툰이 글로벌로 나아갈수록 그 작품의 가치를 누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알고리즘이 작품을 추천하는 시대에 사람의 해석은 어떤 의미를 제시할 것인가. 서로 다른 국가와 문화가 만화·웹툰을 통해 만날 때 그 사이를 연결하는 언어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은 앞으로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가 해야 할 역할일 것이다. 2026년 9월 18일은 훗날 세계가 함께 그 질문을 묻고 찾기 시작한 첫날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

필진이미지

박보미

2026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 조직위원회 위원
(사)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 사업국장
동양대학교 웹툰애니메이션학과 겸임교수
동서울대학교 웹툰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