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경계를 넓히는 웹툰 IP
숏폼 제작에서 개인 작가의 글로벌 확장까지
웹툰을 만나는 방식이 읽기에서 보기로 넓어지고 있다. 원작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짧은 영상, 팬이 캐릭터를 활용해 만드는 숏애니, 회차별로 감상하는 영상 시리즈가 플랫폼과 제작사를 통해 등장하고 있다. AI는 그 과정에서 영상 제작과 번역의 일부를 맡으며 작품을 다른 형식과 언어로 옮기는 부담을 줄이고 있다. 다만 홍보 영상의 제작비 절감과 팬의 창작 참여, 영상 콘텐츠의 판매를 같은 성과로 해석할 수 없다. 실제 산업의 변화를 이해하려면 무엇이 만들어지고, 누구에게 제공되며, 어떤 효과가 확인됐는지를 구분해서 살펴야 한다.
이 변화는 개인 작가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작품을 짧은 영상으로 소개하고 해외 독자의 반응을 살펴보는 일을 어디까지 직접 해볼 수 있을까. 기업의 공개 사례에서 출발해 제작비와 연출, 번역의 과정을 따라가면 AI가 낮춘 문턱과 작가가 새롭게 맡게 되는 역할이 함께 드러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웹툰 홍보에 들어온 AI 쇼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4월 ‘헬릭스 숏츠’를 소개하며 기존에 한 편당 약 3주와 200만 원이 들던 웹툰 홍보 영상 제작을 약 3시간, 6만 원 수준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카카오페이지에 노출되는 쇼츠의 약 40%가 이 방식으로 제작됐다는 설명도 내놓았다. 제작 자동화를 플랫폼의 홍보 콘텐츠 공급에 적용한 사례다.
![AI로 경계를 넓히는 웹툰 IP 이미지 처리 모델을 사용한 말풍선 제거 [출처 카카오]](https://www.kmas.or.kr/img/archive/webzine/bbs/images/000085/20261007114309680_LIFXUXJ1.png)
카카오가 공개한 과정은 웹툰 원고에서 컷을 추출하고, 말풍선과 텍스트를 처리한 뒤, 이야기와 인물 정보를 분석해 내레이션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어 내레이션에 맞는 컷과 화면 효과, 배경음악, 음성·자막을 결합한다. 원고에 담긴 이미지와 이야기를 짧은 미리보기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여러 공정을 자동화한 것이다.
‘헬릭스 숏츠’의 이용 방식은 일반적인 숏폼 플랫폼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의 공식 설명은 독자용 영상을 카카오페이지 안의 웹툰 미리보기로 안내했다. 제작 도구인 ‘헬릭스 숏츠 AI 에이전트’는 2025년 10월 발표 당시 파트너사이트에 가입한 카카오페이지 오리지널 IP 유통 CP사를 대상으로 배포됐다. 현재 앱 내 노출과 일반 이용자에 대한 제작 도구 공개 범위까지 파악하기에는 위 자료만으로 확정하기는 어렵다.
제작 효율 수치도 같은 범위에서 읽어야 할 것이다. 40%는 당시 노출된 쇼츠 중 해당 기술로 제작된 영상의 비중이고, 3시간과 6만 원 역시 회사가 제시한 홍보 영상 제작 사례의 수치일 것이다. 영상의 길이와 표현 방식, 검수·수정 범위가 달라지는 다른 작업에까지 동일한 시간과 비용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네이버웹툰 : 숏애니 감상에서 팬의 창작 참여로
![AI로 경계를 넓히는 웹툰 IP 숏애니 창작지원을 위한 '컷츠 크리에이터스 데이' 2기 초청간담회 현장사진 [출처 네이버]](https://www.kmas.or.kr/img/archive/webzine/bbs/images/000085/20261007114532377_R9HBKU8L.png)
네이버웹툰이 2025년 9월 정식 출시한 ‘컷츠’는 작가와 이용자가 짧은 애니메이션을 올리고 감상하는 서비스다. 2026년 3월 회사 발표에 따르면 ‘컷츠 크리에이터스’ 1기 활동 기간에 약 1,700개의 콘텐츠가 제작됐다. 오리지널 작품과 웹툰 IP를 재해석한 콘텐츠가 함께 포함된 실적이며, AI 제작물만 집계한 숫자는 아니다.
2026년 6월에는 원작자가 승인한 IP로 영상을 만드는 앱 ‘컷츠메이크’가 추가됐다. 출시 당시 〈연애혁명〉, 〈전지적 독자 시점〉, 〈가비지타임〉 등 9개 작품이 참여했다. 이용자는 캐릭터와 템플릿을 조합해 밈 영상을 만들거나 웹툰 컷으로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컷츠가 영상을 감상하고 올리는 공간이라면, 컷츠메이크는 그 공간에 올릴 콘텐츠를 만드는 도구다.
WEBTOON Entertainment(이하 WEBTOON)는 2026년 2분기 주주서한에서 컷츠메이크를 AI 기반 숏폼 애니메이션 도구로 소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출시 첫 주 신규 컷츠 콘텐츠는 직전 주보다 136%, 콘텐츠를 제작한 창작자 수는 188% 증가했다. 제작 도구와 원작 IP를 연결한 뒤 참여와 공급이 늘었다는 초기 지표다. 다만 비교 대상의 절대 규모와 장기 유지율, 원작 결제 효과까지 제시된 수치는 아니므로 수익 성과와는 구분해야 할 것이다.
![AI로 경계를 넓히는 웹툰 IP 원작자가 승인한 웹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숏폼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앱 '컷츠메이크(Cuts Maker)' [출처 : 네이버]](https://www.kmas.or.kr/img/archive/webzine/bbs/images/000085/20261007114759128_7OKWYRDE.png)
이 사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작품을 접하는 사람이 다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원작의 인물과 장면은 독자의 해석을 거쳐 새로운 영상으로 소개된다. IP 확장의 주체가 원작자와 제작사에서 팬으로도 넓어지는 셈이다. 동시에 컷츠메이크에서 승인된 IP를 활용하는 일과 개인 작가가 자신의 원고를 다른 도구로 영상화하는 일은 서로 다른 제작 경로라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움직이는 이미지에 더해지는 연출
원작을 영상으로 따라가는 감상 형식도 등장했다. WEBTOON은 2025년 8월 영어 서비스에 ‘Video Episodes’를 출시하면서 초기 14개 오리지널 작품에 작품당 20개의 5분 분량 영상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The Mafia Nanny〉, 〈Star Catcher〉, 〈Osora〉 등이 대상이었다. 공식 발표는 움직임과 음악, 실제 성우의 연기, 원작자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이를 모두 AI 제작물로 분류할 근거는 없지만, 웹툰을 회차별 영상으로 감상하는 방식의 확장을 보여준다.
〈Star Catcher〉의 작가 제시카 램즈든은 성우 선택과 제작 피드백에 참여한 경험을 소개했다. 이처럼 영상화에는 원작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일에 더해 인물의 목소리와 장면의 전달 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이 들어간다. 만화에서 독자가 스스로 조절하던 읽기의 속도는 영상에서 장면의 길이와 편집으로 정해진다. 같은 표정이라도 얼마나 오래 보여주는지, 어느 순간 대사와 음악을 들려주는지에 따라 관객이 받아들이는 감정이 달라진다.
이미지를 여러 장 만들었다고 곧바로 만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컷 사이에 정보와 감정이 이어져야 이야기가 전달된다. 숏애니에서도 생성된 장면을 선택하고 연결하는 연출이 필요하다. 영상 경험이 적은 작가에게도 AI는 직접 제작을 시도할 기회를 주지만, 결과의 완성도를 판단하고 수정하는 역할까지 없어지지는 않는다. 자신이 잘 아는 원작의 인물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상의 호흡을 배우고, 필요한 부분은 협업으로 보완할 수 있다.
국내 제작사 투니모션의 사례에서는 이러한 영상화가 여러 회차의 제작과 유통으로 이어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 WelCon에 등록된 기업 소개에는 7개 시리즈, 367개 에피소드, 총 1,400분 이상의 제작 실적과 라쿠텐 비키·넷플릭스 코리아 등의 유통 경로가 제시돼 있다. 기업이 등록한 실적이어서 작품별 AI 활용 비중이나 수익성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웹툰 IP 기반 숏폼 애니메이션이 실제 공급되는 콘텐츠라는 점을 보여준다.
![AI로 경계를 넓히는 웹툰 IP 네이버웹툰 비디오 에피소드 [출처 : 네이버웹툰]](https://www.kmas.or.kr/img/archive/webzine/bbs/images/000085/20261007114923768_GZHHS3LB.jpeg)
개인 제작의 비용과 용역의 단가
개인 작가가 직접 영상화에 나설 때에는 무엇을 도구에 맡기고 무엇을 자신이 수행하는지도 분명해진다. 구독료와 생성 비용만 지출하고 한 편을 완성할 수는 있다. 그러나 대본을 다듬고, 결과를 선택하고, 편집과 수정을 진행한 작가의 시간도 작업에 포함된다. 별도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은 개인 제작의 현금 지출과 노동까지 포함한 총제작비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외부에 제작을 맡기는 용역에서는 기획과 연출, 편집, 검수뿐 아니라 합의한 수정과 납품 조건을 수행하는 일도 단가에 반영된다. AI로 줄어든 작업 시간은 비용 절감으로 계산할 수 있다. 그와 함께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 남아 있는 노동도 살펴야 한다. 앞서 소개한 ‘헬릭스 숏츠’의 공개 비용만으로 인건비 포함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카카오의 2025년 4월 기술 설명에도 당시 일부 검수와 편집을 사람이 수행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 구분은 개인 제작의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작가는 자신의 시간과 예산을 기준으로 직접 만들 부분과 협업할 부분을 정할 수 있다. 짧은 홍보 영상부터 시작해 작업 시간을 기록하고, 비슷한 형식으로 다음 편도 만들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제작 부담이 실제로 얼마나 줄었는지 파악할수록 일회성 실험을 지속적인 작품 홍보로 이어갈 계획도 세우기 쉬워진다.
글로벌로 가는 콘텐츠와 번역의 문턱
해외 확장에서는 작품의 유통과 제작 기술의 사업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투니모션은 2025년 10월 UAE의 VWX 넥서스와 기술·상업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웹툰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을 상대 기업의 SaaS 플랫폼에 연동하고 공동 솔루션을 개발·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기술 협력 계약과 개발 계획이다. 특정 웹툰이 해외 독자에게 얼마나 소비됐는지는 작품의 유통과 시청 자료로 따로 살펴야 한다.
작품의 언어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도 있다. WEBTOON은 2026년 3월 국제 CANVAS 통합 계획을 발표하며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인도네시아어·태국어·중국어 번체·독일어의 7개 언어권 유통과 선택형 AI 번역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이후 2분기 주주서한에서는 같은 해 5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영어 CANVAS 창작자를 대상으로 자동 번역 베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숏폼의 해외 흥행 실적은 아니지만, 웹툰 원작을 다른 언어권에 소개하는 과정에 AI가 실제로 도입된 사례다.
![AI로 경계를 넓히는 웹툰 IP 134개국 지원이 가능한 Canva 프로그램. AItoon 샘플 원고 작업. 2024년. [제공 : 김한재]](https://www.kmas.or.kr/img/archive/webzine/bbs/images/000085/20261007115146974_XEOVR2IQ.png)
개인 작가에게도 번역은 직접 시도할 수 있는 작업이 되고 있다. 목표로 하는 국가와 언어권, 인물의 관계와 말투, 장면의 상황을 설명해 AI로 초벌 번역을 준비할 수 있다. 필자는 AI로 번역한 뒤 구글 번역이나 파파고를 이용해 결과를 교차 확인한다. 내가 의도한 맥락이 유지됐는지 한 번 더 점검하는 것이다. 이러한 확인 과정은 여전히 번거롭지만, 초안을 준비하는 시간이 줄고 외국어로 작품을 소개하는 부담이 가벼워졌다는 점은 실제 작업에서 느끼는 변화다.
여러 번역 도구의 결과를 비교한다고 현지 독자에게 자연스러운 표현인지까지 보장되지는 않는다. 인물 사이의 거리감과 농담, 감정의 강도는 계속 살펴야 한다. 영상에서는 번역된 자막을 장면이 지나가기 전에 읽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번역과 연출이 다시 만나는 지점이다. 초벌 번역을 토대로 문장과 장면의 호흡을 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AI는 해외 독자를 향한 첫 시도의 부담을 낮춰 준다.
작가가 직접 만들어 가는 IP 확장의 기회
이제 숏폼 제작과 해외 홍보를 기업의 사업 영역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개인 작가도 자신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짧은 영상으로 소개하고, 다른 언어권의 독자에게 반응을 물어볼 수 있다. 국내 독자만을 대상으로 작품을 알릴 때 닿을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해외에서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할 독자를 찾고, IP가 다른 시장과 매체로 확장될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시점이다.
그 출발은 캐릭터의 성격이 드러나는 장면이나 이야기의 시작을 담은 짧은 영상일 수 있다. 여기에 목표 언어로 다듬은 소개문과 자막을 붙여 작품을 알리고, 어느 장면에서 관심이 생기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반응을 바탕으로 다음 영상을 준비하면 제작과 홍보가 서로의 방향을 잡아준다. AI로 절약한 시간과 부담은 원작의 매력을 더 잘 전달할 장면을 고르고, 새로운 독자의 반응을 이해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성과를 살피는 기준도 그 목적에 맞춰야 한다. 홍보 영상이라면 원작을 찾아오는 독자가 늘었는지, 회차별 감상 콘텐츠라면 다음 편으로 시청이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조회 수와 제작량에 원작 열람·결제, 후속 회차 시청과 수익 자료가 더해져야 IP 확장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개인 작가에게도 이러한 관찰은 다음 작품과 홍보 방식을 결정하는 근거가 된다.
AI를 활용한 IP 확장은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해 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영상으로 옮기며 연출을 다시 생각하고, 다른 언어로 소개하며 인물과 상황을 더 정확히 설명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직접 하고 누구와 협업할지도 선택할 수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살피면서 이러한 시도를 이어갈 때, 줄어든 제작 부담은 작가가 자신의 IP와 독자를 더 넓은 세계에서 연결하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
카카오
- https://www.kakaocorp.com/page/detail/11527
네이버
- https://www.navercorp.com/media/pressReleasesDetail?seq=34363
- https://navercorp.com/media/pressReleasesDetail?seq=10034424
- https://www.asiae.co.kr/article/2025081910254832154?utm_source=chatgp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