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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리메이크

『신과 함께 리메이크』 | 주호민 원작 , 미와 요시유키 그림 | 애니북스 펴냄2010년 웹툰의 새로운 이정표를 썼던 주호민 작가의 의 일본 리메이크 판이 드디어 한국에 출간됐다. 는 저승 세계...

2014-06-27 장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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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리메이크』  |  주호민 원작 , 미와 요시유키 그림 |  애니북스 펴냄

 

2010년 웹툰의 새로운 이정표를 썼던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의 일본 리메이크 판이 드디어 한국에 출간됐다. <신과 함께>는 저승 세계와 한국의 토속신을 소재로 다루며 당시 사회의 현안이 되었던 이슈들을 감동적이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일본 수출이 결정되자 만화계에는 한 마음으로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일본 스퀘어에닉스에서 리메이크 판 연재를 시작하자 욱일승천기가 등장한다는 등, 한국 신들이 모두 일본 신으로 둔갑됐다는 등 반일감정이 담긴 엇나간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바로 그 <신과 함께>가 2년이라는 시간을 흘러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리메이크 판은 원작의 세계관과 스토리 라인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다. 새벽 2~5시에 운행되는 저승행 열차나 업보에 따라 배당되는 저승 변호사 등의 도입부는 편안하게 <신과 함께>와 재회하는 길을 연다. 염라국의 해원맥과 이덕춘 차사의 등장 역시 충실한 편이다. 하지만 리더인 강림도령의 등장부터 리메이크 판은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낸다. 우직한 맛이 빠진 야쿠자 같은 강림도령은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를 사랑한 독자들에겐 ‘배신’일지도 모른다. 거기에 한국인지 일본인지 알 수 없는 저승의 신들에 대한 묘사나, 빼곡하게 이어가는 변호사의 대사들을 보면 혼란은 더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원작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리메이크 판을 바라보면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저승이 한국과 일본이란 국경을 넘어서 판타지의 영역으로 편입되는 지점, 지박령 등 한국의 귀신이 채택되거나 변용되는 보편성의 경계, 저승을 통해 이승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공통분모 등등. <신과 함께> 리메이크 판은 같은 꽃일지라도 다른 토양에서는 다른 색의 꽃을 피워낸다는 것을 확인하는 즐거운 기회다. 감동은 조금 덜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