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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크리에이터 문과너드 추천 만화] 축제와 만화는 꿈을 꿔야 한다

인스타 크리에이터 '문과너드'가 추천하는 '축제가 그리워지는 만화 웹툰' 4편!

2026-09-15 문과너드

축제와 만화는 꿈을 꿔야 한다

‘나 자신’으로 서기 위해 우리 이곳에 모였으므로


<전야제>  약국(글, 그림) / 출판사: 유어마나 / 장르: BL, 소년, 성장


<전야제> 

약국(글, 그림) / 출판사: 유어마나 / 장르: BL, 소년, 성장


“앞으로 시작될 축제는 훨씬 더 재밌고 멋진 일이 가득할 거라고.” 

사람들은 영원을, 변화를, 망각을 기대하며 축제로 모여든다. 그걸 알기에 나는 오히려 ‘축제가 끝난 다음’을 길게 이야기하는 만화가 좋다. 이 작품의 ‘전야제’는 하권을 두고 일찍이 상권에 등장해 버린다. 제대로 된 어른을 만나지 못해 마음이 어그러진 두 소년에게, 기대할 일과 기뻐할 일은 아직도 많이 남았음을 굳게 약속해 주듯이…. 



단편 <FAN> - 《식물 헬멧》 中   민지(글, 그림) / 인스타툰(@min_dle) 및 독립출판 / 장르: 판타지, 휴먼


단편 <FAN> - 《식물 헬멧》 中  

민지(글, 그림) / 인스타툰(@min_dle) 및 독립출판 / 장르: 판타지, 휴먼 


아이돌을 꿈꾼 ‘나나’는 미나리 축제 무대에 오른다. 그러나 관객과 업계의 무시와 조롱에 지쳐 결국 은퇴를 결정한다. 그러나 뒤늦게 나나의 노래 영상이 바이럴되며 ‘인기 급상승’에 오른다. 마치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듯이. 

아니 정말로, 실은 알고리즘이 살아 있고, 나나를 사랑하게 되어 이 모든 일을 벌이는 것은 아닐까? 민지 작가의 《식물 헬멧》에 수록된 <FAN>은 이런 상상에서 시작됐으리라. 

알고리즘은 나나의 미나리 축제, 인삼 축제 영상까지 차곡차곡 모아뒀다. 이름 없는 아이돌에게 축제는 소중한 무대 기회지만, 동시에 어떤 실패를 암시한다. 나나처럼 훗날 잘 풀린(?) 이들에게 ‘축제’는 소박한 추억이 된다. 하지만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것으로 충분할 순 없을까? 기회를 잡으라면서도 기회의 계급을 촘촘히 따지는 사회에서, 알고리즘의 사랑이 나나를 살리는 광경이 내겐 너무 오싹해 보였다. 무대가 ‘미래의 발판’이 아닌 그 자체로 존재하길 소망한다. 오늘도 무대 위에서 노래했을 모두를 응원하며 만화를 골랐다. 


<POPPIES!>     윤재안(글, 그림) / 출판사: 고트 / 장르: 음악



<POPPIES!>    

윤재안(글, 그림) / 출판사: 고트 / 장르: 음악  


4인조 밴드 poppies. 보컬 원영과 드러머 찬영은 타이틀곡의 ‘주인’ 자리를 놓고 부딪친다. 

처음 인디만화 부스에서 이 작품을 만난 때가 생각난다. 서일페(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서 “가상의 밴드만화”라는 콘셉트 일러스트로 시작해 시리즈물로까지 발전한 <poppies!>는 음원, 티저 애니메이션, 인물별 패션 아이템 소개까지, 안팎으로 즐길 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보다 보면 4인조 밴드 poppies가 실존하고 4인방이 지금도 어디선가 옥신각신하고 있을 것만 같다. 

이러나저러나 서로가 없으면 무대는 존재할 수 없다. 밴드맨이란 모름지기 자기 멋이 제일 중요한 족속이라지만, 그렇기에 ‘크레딧’과 무대의상을 맞바꾸는 기적의 팀워크가 가능해진다. 각자의 프라이드는 말도 안 되는 우연과 박자를 타고 기가 막히게 화합한다. 마치 음악처럼. 

밴드만화에만 있는 이 삶의 리듬감이 좋다. 


<비밀복식클럽>   작가: 소영(글, 그림) / 네이버웹툰 / 장르: 일상, 소프트SF



<비밀복식클럽>  

작가: 소영(글, 그림) / 네이버웹툰 / 장르: 일상, 소프트SF 


‘주어진 교복 외에는 마음대로 입어서도 꾸며서도 안 되는’ 2054년 지구. 모든 개성이 죄악시되는 사회에서 수칙을 어기면 아이들조차 ‘중앙’으로 끌려간다. 그러나 이 흉흉한 세상에서도 주인공 5인방은 ‘비밀복식클럽’을 만들고 몰래 뜨개질을 이어간다. 

축제 전후 지하철에는 그야말로 다른 별에서 온 듯한 사람들이 알록달록 서 있다. 일상의 압력에 색이 바랐던 우리는 축제에서 겨우, 마침내 서로를 발견하곤 한다. 마찬가지로 <비밀복식클럽>은 입고 싶은 대로 입고 존재를 드러내려는, 가장 축제를 닮은 만화다. 

뜨개실처럼 몽글거리는 외양 아래 저항과 해방을 품은 작품.  



필진이미지

문과너드

인스타그램에서 만화·애니 리뷰 채널 ‘문과너드’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책 편집자로 일했으나 퇴사했다. 2026년 ‘밀리로드 공모전’ 시즌1에서 만화 리뷰 시리즈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literally_.ne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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