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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 인문학 톺아보기 01] <그랜드 피날레> 언리얼 작가, “철거되는 세트장보다 불이 꺼지지 않는 놀이동산을 만들고 싶다”

<그랜드 피날레> 언리얼 작가와 한유희 평론가가 함께 이야기 나눈 ‘세계를 만드는 법’ 들어보기!

2026-09-14 이철호

[만화 속 인문학 톺아보기 01] <그랜드 피날레> 언리얼 작가, “철거되는 세트장보다 불이 꺼지지 않는 놀이동산을 만들고 싶다”

언리얼 작가와 한유희 평론가가 함께 이야기 나눈 ‘세계를 만드는 법’ 들어보기 


지난 8월 8일(토) 오후 1시, 한국만화박물관 2층 체험교육실에서는 ‘만화 속 인문학 톺아보기’ 첫 번째 시간이 <그랜드피날레> 언리얼 작가와 한유희 만화평론가와 함께 진행되었다. 

“만화를 더 재미있게 읽는 방법!”이라는 테마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준비한 이번 프로그램은 작가와 평론가가 들려주는 작품 속 숨은 이야기와 창작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첫 번째로 ‘디스토피아의 낭만: 불가해한 존재에게 말 걸기’라는 대담 또는 만화인문학 토크쇼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8월 8일(토) 오후 1시, 한국만화박물관 2층 체험교육장에서는 ‘만화 속 인문학 톺아보기’ 첫 번째 시간이 <그랜드피날레> 언리얼 작가와 한유희 만화평론가와 함께 진행되었다.


“규칙을 먼저 세울까, 인물을 먼저 따라갈까?”


대담의 시작과 함께 한유희 평론가(이하 한 평론가)는 “우리는 되게 빠르고 쉽게 받아들이긴 하지만 사실 이 세계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들이 되게 필요”하다면서, 한 평론가는 언리얼 작가(이하, 언 작가)에게 두 개의 선택지를 내밀었다. SF 작품을 만드는 작가에게 ‘세계의 규칙’과 ‘인물’ 가운데 무엇이 먼저인지 묻는 질문이었다. <그랜드 피날레>처럼 낯선 행성과 외계 종족, 언어와 문화를 만들어낸 작품을 생각하면 치밀한 세계관 설정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언 작가의 선택은 인물이었다. 


밸런스게임 형식으로 진행된 대담 자료.


“어떤 작품을 구상할 때 보통은 인물이나 캐릭터를 먼저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런 인물을 그려보고 싶다든지, 어떤 성격을 가진 인물이 어떤 곤경을 겪는 걸 보고 싶다든지.”

인물을 세운 뒤 그에게 맞는 ‘맞춤형 관문’과 장애물을 만들고 그 주변에 세계관을 덧붙인다. 언 작가가 설명한 창작의 순서다.


한 평론가가 다시 물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논리로 설명되는 세계와 빈틈이 있지만 오래 기억되는 세계 중에서는 어느 쪽을 선택하겠느냐고. 이번에도 답은 후자였다.


언 작가는 “과학 자체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진리라고 여겨지는 이론 역시 새로운 발견으로 뒤집힐 수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도 주인공의 이야기가 끝난 뒤 세계의 모든 비밀이 말끔하게 풀리는 작품보다는 어딘가에 설명되지 않은 무엇인가가 남아 있는 작품이다. 


지난 8월 8일(토) 오후 1시, 한국만화박물관 2층 체험교육장에서는 ‘만화 속 인문학 톺아보기’ 첫 번째 시간이 <그랜드피날레> 언리얼 작가와 한유희 만화평론가와 함께 진행되었다.


더불어 언 작가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세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야기가 끝나면 철거되는 세트장보다는 불이 꺼지지 않는 놀이동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거든요.”

이에 한 평론가는 작가가 작품을 만들 때 “세계관에서 먼저 시작”하는지, 아니면 “캐릭터가 먼저 생각”났는지를 자연스럽게 물어보았다. 


“저의 개인적인 목표는 어쨌든 계속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그려보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옛날 소설 중에 <삼총사> 같은 경우에 제가 ‘달타냥’에 좀 감정 이입을 해가지고 다른 삼총사들과 같이 모험을 하고 이런 상상을 어릴 적에도 많이 했거든요. … 그리고 어쨌든 캐릭터를 기억에 남아야지 아크릴 스탠드라든지 키링 같은 것도 만들 수 있으니까…. (모두 웃음)” 


지난 8월 8일(토) 오후 1시, 한국만화박물관 2층 체험교육장에서는 ‘만화 속 인문학 톺아보기’ 첫 번째 시간이 <그랜드피날레> 언리얼 작가와 한유희 만화평론가와 함께 진행되었다.


“동영수가 가장 괴로운 세상은 어떤 곳일까”


그렇다면 그 거대한 세계의 첫 조각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언 작가는 <그랜드 피날레>를 준비하면서 처음부터 모든 설정을 완성해 놓았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머릿속에는 여러 이미지가 따로 존재했다. 평범한 초원은 푸른색인데 이것을 빨간색이나 보라색으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이미지도 그중 하나였다. 그렇게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은 중심이 되는 인물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하나의 이야기로 배열되기 시작했다.


한 평론가는 여기서 ‘인물의 욕망’으로 질문을 옮겼다. 인물이 먼저라면 결국 그 인물을 움직이는 것은 욕망일 텐데, 캐릭터를 만들 때 무엇을 가장 고민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일단 제가 계속 관심을 갖는 거는 사람들의 욕망 … 욕망이라면 좀 거창하긴 한데 사람들이 이제 뭘 좋아할까를 좀 어릴 때부터 관심을 많이 가졌거든요.

예를 들면 제가 이제 10대 때는 되게 옷에 관심이 많았는데, 새로운 유행이 나타나고 하면 이 사람들이 그거에 맞춰가지고 유행 아이템 같은 걸 사고, 그거에 맞춰서 입고 … 자기만의 액세서리들을 좀 곁들이고 하는 걸 보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이 뭘 좋아할까에 대한 그런 호기심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이면에 깔린 ‘이 사람들이 뭐 때문에 이런 거를 좋아하게 될까?’ 그런 거에 좀 많이 집중하고 좀 알고 싶은 점이긴 해요. “ 

언 작가는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결국 상상해야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찾아냈을 때 독자 역시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언리얼 작가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었던 대담 자료.


<그랜드 피날레>의 주인공 동영수 역시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낯선 외계 행성에 떨어져도 쉽게 당황하지 않고 싸움에도 능숙한 동영수는 작가가 좋아하는 이른바 ‘먼치킨’에 가까운 인물이다. 하지만 능력과 별개로 마음속에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어린 시절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살아가면서 포기했던 꿈이다.


한 평론가는 “우리가 사실 <그랜드 피날레>에서 되게 신기했던 거는 새로운 존재들 우리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되게 얘기를 많이 하게 됐잖아요. 그래서 아무리 사실 정교한 세계를 설정하더라도 독자가 그 구축된 세계로 들어가지 않으면 저는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서 이렇게 새로운 세계를 초대하실 때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생활의 디테일’, ‘과학적 논리’, ‘인간의 감정’, ‘시각적 분위기’ 중 하나를 골라보라고 제안을 했다. 


언 작가는 “일단 이 4개 중에서 골라보면 저는 결국 인물의 감정 쪽이 좀 클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여기에 맞춰가지고 이제 다른 비주얼적인 부분이나 사건 같은 거를 구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 기획의 가장 첫 번째 스텝이 되는 거는 지금 독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재미있어 할까에서 출발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제 좀 특별한 세계를 다루더라도 그것을 이제 지금의 독자들이 좀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이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이제 조금씩 주는 그런 게 필요하다”는 자신만의 방법론을 들려주기도 했다.  


“어떤 상황이면 동영수가 괴로울까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질문에서 세계가 만들어졌다. 예술가로 살고 싶은 동영수를 가장 괴롭게 만들려면 그가 도착하는 곳은 예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세계여야 했다. 음악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곳이다.


“결국에는 동영수의 악몽 같은 걸 만들어낸 거죠.”

거대한 SF 세계가 우주의 역사나 과학적 설정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상황을 상상하면서 만들어진 셈이다.


한 평론가는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해석을 덧붙였다. SF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디스토피아가 ‘인간 전체의 절망’이라면 《그랜드 피날레》의 세계는 오히려 ‘동영수라는 한 사람의 절망’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세상이 멀쩡하게 존재해도 한 개인이 완전히 절망한다면 그 사람에게는 그것 역시 세계가 사라진 것과 비슷할 수 있다. 


언리얼 작가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었던 대담 자료.


빨간 행성과 쫄쫄이 입은 외계인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랜드 피날레>의 시각적 세계로 넘어갔다. 현장에서는 작가가 제공한 초기 스케치와 완성된 캐릭터 디자인이 함께 공개됐다.

언 작가가 디자인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은 동영수가 낯선 세계에서 처음 만나는 외계 캐릭터였다. 첫 만남부터 독자에게 매력을 주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는 의외로 유쾌했다.

“제 머릿속에서 외계인과 고전 SF의 캐릭터들은 전부 쫄쫄이를 입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외계인은 쫄쫄이를 입어야 되겠다.” 

<그랜드 피날레>의 감성적 레퍼런스 가운데 하나는 고전 SF였다. 1970년대 음악과 오래된 스페이스 오페라의 감수성을 가져왔고, 캐릭터 디자인에서는 <울트라맨> 같은 이미지도 참고했다고 한다. 붉은 행성이라는 환경을 설정한 뒤에는 우호적인 인물에게 빨간색을 부여하는 식으로 독자가 화면만 보고도 관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색을 설계한 것이다. 


언리얼 작가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었던 대담 자료.


‘크리처’를 만드는 과정도 비슷했다. 한 외계 종족은 처음에는 갑오징어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언 작가가 미래에는 오징어나 문어가 지구를 지배할 수도 있다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갑오징어 정도면 그럴 만하지”라고 생각했지만 문제가 생겼다. 촉수가 흐느적거리다 보니 빠르게 달리는 장면에서 속도감이 나지 않았다. 결국 다리에 관절을 붙이고 형태를 수정하다가 <스타십 트루퍼스> 등의 이미지까지 참고하게 됐다고 한다.

상상력만으로 모든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필요한 곳에서 현실의 생물과 기존 SF의 기억을 끌어와 자신의 세계에 맞게 다시 조립하는 작가만의 방식이 그렇게 하나씩 풀려나오기 시작했다. 


한 컷 뒤에 숨어 있는 수많은 과정


현장에서는 실제 제작 과정도 공개됐다. 콘티에서 시작해 배경과 캐릭터가 더해지고 하나의 완성된 컷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차례대로 보여주었다. 

한 평론가는 독자들이 웹툰을 읽을 때는 한 컷을 빠르게 넘기지만, 그 한 컷 뒤에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숨어 있다는 걸 짚어주었다. 


복잡한 기계나 공간은 3D의 도움도 받았다. 언 작가는 Cinema 4D와 Octane Renderer 등을 이용해 필요한 오브젝트를 만든 뒤 작화와 결합했다. “기계 같은 게 많이 나와서 그리는 게 너무 힘들다 싶으면 그리는 걸 포기하고 3D로 넘어간다”는 설명에 현장의 제작 이야기가 한층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화면의 감각이었다.


“동영수가 액션캠을 들고 상황들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마치 1인칭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요.”

그래서 빛과 그림자를 보정할 때도 실제 카메라로 현장을 찍은 듯한 자연광의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독자가 만화를 읽는다기보다 동영수와 함께 그 세계의 현장에 들어가 있는 감각을 만들려 한 것이다. 


언리얼 작가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었던 대담 자료.


사건 사이에 ‘두더지’가 필요했던 이유


정교하게 만들어진 세계지만 작가에게 아쉬움도 있었다. <그랜드 피날레>는 처음부터 약 50화 규모의 이야기로 구상됐고, 정해진 분량 안에 사건을 넣다 보니 “쉬어가는 틈”이 부족했다.


작가는 본부에서 로바와 동영수가 함께 밭을 매는 에피소드를 구상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밭을 매다가 또 두더지 같은 게 나올 거고, 그런 두더지를 상대하는 재미난 에피소드를 생각해봤는데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보니까….”

결국 빠졌다. 하지만 작가는 오히려 그런 에피소드가 지금은 아쉽다고 했다. 세계를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것은 거대한 사건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일하고, 시간을 보내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순간들이기 때문이다. 사건을 조금 더 압축하고 그 사이에 이런 생활의 장면을 넣었다면 독자도 잠시 쉬면서 세계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리얼 작가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었던 대담 자료.


SF 다음은 ‘라이브 방송하는 마법소녀’


대담 후반에는 자연스럽게 차기작으로 이야기가 넘어갔다.


언 작가가 준비 중인 단행본 프로젝트는 <마법 소녀 라이브 중>이다. SF에서 마법소녀로의 이동은 상당히 멀어 보이지만 작가에게 두 장르는 완전히 떨어져 있지 않다.


“SF랑 판타지를 동떨어진 장르라기보다는 약간 그라데이션 같이 겹쳐 있는 부분이 많은 장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둘 다 상상력에서 시작한다. 세계의 규칙을 논리적으로 많이 설명하면 SF에 가까워지고, 신비를 많이 남겨두면 판타지에 가까워진다는 설명이다.


새 작품에서는 익숙한 마법소녀 장르의 규칙도 뒤집는다. 전통적인 마법소녀가 ‘사랑의 힘’을 받아 싸웠다면 오늘날 사람의 관심과 사랑은 알고리즘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알고리즘이 자꾸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 모으고, 자주 보게 되고, 보고 싶어지면 그거를 사랑이랑 구별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숨어서 싸우는 마법소녀가 아니라 얼굴을 공개하고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끌어 모아 싸우는 캐릭터가 탄생했다.


<그랜드 피날레> 언리얼 작가와 한유희 평론가.


결국 남는 것은 사람과 낭만


한 평론가는 대담을 정리하면서 <그랜드 피날레>가 웅장한 SF 세계와 낯선 존재, 종말이라는 암울한 상황을 다루면서도 끊임없이 ‘낭만’을 추구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동영수가 남긴 노래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어지는 모습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청중석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그랜드 피날레>에서 동영수 개인의 디스토피아와 그럼에도 끝까지 살아남는 낭만이 인상적이었다며, 작가가 생각하는 ‘낭만’이 무엇인지 물었다.


언 작가는 잠시 의미를 정리한 뒤 낭만을 ‘숭고’와 비슷한 감정으로 바라본다고 답했다. 

“일단 ‘낭만’이라는 단어가 좀 정리하기가 어렵긴 한데 저는 ‘낭만’을 좀 ‘숭고’랑 좀 비슷하게 보고 있긴 하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는 그런 낭만이나 숭고에 대한 의미는 내가 거스를 수 없지만 그것에 나 스스로 좀 대접해야 된다는 그런 감정선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 어쨌든 동영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내가 봤을 때 되게 좋은 받아들이기 좋고 그리고 음악적으로 훌륭한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 제가 그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서 틀어 놓고 계속 반복해서 가사를 좀 되뇌고 했던 거가 롤링 스톤즈 노래 중에 ‘김미셸터’라는 노래가 있거든요. … 그 노래가 이제 저의 제가 감정선을 좀 유지시키기 위해서 딱 정해놓고 이 느낌대로 가자라고 ….”  

자신이 거스를 수 없는 무엇인가가 존재하더라도 그 앞에서 스스로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 <그랜드 피날레>의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특정 음악을 반복해 들었던 것도 독특하다. 

그리고 작가는 여러 차기작의 아이디어를 늘어놓고 보면서 자신도 뒤늦게 반복되는 키워드를 발견했다고 했다.


“좀 큰 거는 친구 만들기가 큰 것 같아요.”


같이 시간을 보내고, 함께 무언가를 하고, 싸우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삶의 한 부분을 채워주는 존재. 친구라고 불러도 되고 동료라고 불러도 되는 관계다.


대담은 세계관을 어떻게 만드는지 묻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세계를 만드는 기술보다 그 세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더 많이 등장했다.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잃으면 가장 괴로운 사람인지, 누구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인지. 언 작가는 그런 작은 질문에서 출발해 행성과 외계인을 만들고 언어와 기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모든 문을 닫지는 않는다.

철거되는 세트장이 아니라 불이 꺼지지 않는 놀이동산. 어쩌면 이날 대담에서 언 작가가 이야기한 세계관 창작의 핵심은 그 한 문장에 가장 잘 담겨 있었다. 작품의 마지막 컷이 지나간 뒤에도 독자가 그곳의 인물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한 번쯤 상상한다면, 그 세계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만화 속 인문학 톺아보기 참여 작가와 작품들.


필진이미지

이철호

만화웹툰전문매거진 위클리툰 대표기자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 회원 
한국출판만화가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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