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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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빠는 처음이라...<아빠는 N살> 유영근 작가님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인스타 만화의 장, 단점은? A. 장점은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죠. 물론 자유롭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기도 하지만요. 단점은 아무래도 수익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네요.

2019-12-16 한국만화영상진흥원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여섯 살 아이의 아빠로 활동하고 있는 유영근입니다.


Q. 작가님은 어떻게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셨나요?
A. 원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회사 TRTB Pictures에서 교육, 홍보용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는 일을 했었어요. 스물 후반 어느 날,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던 일러스트 일에 무작정 뛰어들었지요. 일러스트 포트폴리오 사이트에도 가입하고 첫 일이 들어오기 전까지 계속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하나 둘 일이 들어오더라고요.

Q.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을 갖게 되는데 어떤 활동이 가장 도움이 되셨나요?
A. 일러스트레이터는 생각하고 보고 들은 것을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일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그려야 할 경험이 필요하니까 사회경험도 책 읽기도, 크고 작은 여행이나 심지어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만 하는 것도 전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Q. 학창시절 가장 좋아했던 작품은?
A. 영화는 타이타닉, 만화는 러프!

Q. 작가님이 미래 나이 또래였을 때는 어떤 아이셨나요?
A. 안타깝게도 여섯 살 때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초등학교 때는 생각이 나는데 만화를 많이 봐서 쓸데없이 정의감이 넘쳤었죠. 주인공병에 걸렸었어요. 중학교 가서 나았네요.


인스타툰과 작가로서의 삶
Q. <아빠는 네살> 단행본에 보면 처음 인스타에 만화를 올리게 된 계기로 아이가 생기고 일에 대한 초조함이 생기면서 라고 밝히였습니다. 실제로 인스타에 만화를 올리기 전과 올린 후 어떤 변화를 느끼셨나요?
A. 제가 올린 만화나 그림에 좋다고, 재밌다고 해주시는 분들의 댓글을 보면 기쁘고 행복해요. 전엔 이런 관심받아보지 못했거든요.
물론 삼촌, 이모의 입장에서 저보단 아이를 귀여워해 주시는 거겠지만 모른척하고 있어요. 일적인 면에서도 클라이언트 분들이 좀 더 호의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오시는 것 같아요.

Q. 원래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신데요, 작업을 할 때 느끼는 일러스트와 만화의 차이가 있다면?
A. 일러스트는 한 장면에 함축적으로 이야기를 담아내야 한다면, 만화는 한 가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풀어내는 요령이 필요한 것 같아요.

Q. 여러 만화 소재 중에 육아툰으로 결정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A. 딱히 만화를 시작하려 했다기보다는 인스타를 시작하면서 매일매일 그림일기를 남기고 싶었는데 당시 저의 일상이 육아였거든요.

Q. 처음에는 아리송하다가 곰곰이 생각하면 아하! 하게 되는 재밌는 제목입니다. <아빠는 N살>이란 제목은 어떻게 지으셨나요?
A. 인스타를 보시곤 친분 있던 출판사에서 출판하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어요. 그러다 보니 제목이 필요했는데 샤워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빠가 처음이다 보니 아이가 한 살 먹으면 아빠로서의 나도 한 살을 먹는 거구나 하고.

Q. 연재를 오래하셨는데요, 아이들이 아무리 톡톡 튀는 사고와 행동을 한다고 해도 소재 정하기가 쉽지 않으실 거 같습니다. 소재는 어떻게 정하시나요?
A. 재밌거나 슬프거나 귀엽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그때그때 적어놔요. 조금만 지나도 잊어버리거든요. 하지만 거의 매일을 연재하니까 아무리 적어 놔도 금세 바닥이 나요. 그런데 정말 다행히 또 귀엽고 재밌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Q. 현재 <아빠는 네살>, <아빠는 다섯살>에 이어 <아빠는 여섯살>을 연재중이십니다. 아빠는 몇살까지 연재하고 싶으신가요?
A.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은데, 그건 제 욕심이고 아마도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싫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 현재 아빠는 6살 진행중!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인스타 만화의 장, 단점은?
A. 장점은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죠. 물론 자유롭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기도 하지만요. 단점은 아무래도 수익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네요.

Q. <아빠는 N살> 이외의 다른 만화를 만드실 계획은?
A. 계획하고 있는 일이 몇 개 있는데 순수 만화보다는 만화가 섞인 그림책, 또는 어린이 소설이 될 것 같아요.

Q. 다양한 굿즈로 만들고 계신데요, 가장 마음에 드는 굿즈를 뽑아주신다면?
A. 처음 만들었던 짜잔 배지랑 전자파 차단 스티커를 제일 좋아해요. 아이 얼굴로만 된 기본 디자인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어요.


아빠로서의 삶
Q. 아빠가 되기 전과 되기 후 자신의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어릴 적으로 돌아가서 부모님에게 걱정 말라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걱정되고 불안하셨을 텐데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하셨을 테니까요.

Q. 미래가 벌써 6살이 되었습니다. 미래와 함께 <아빠는 네살> 혹은 다섯살을 읽으신 적이 있나요? 미래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A. 아직은 글씨를 능숙하게 읽지 못해서 같이 읽어 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다음 날 올릴 만화를 그리고 있으면 어느새 뒤에 와서 가만히 보고는 ‘이거 나지? 그리고 이건 아빠가 이렇게 저렇게 해서 내가 화를 내고 있네?’ 하고 재밌어해요. 딱히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자기를 그린 건 줄 알더라고요.

Q. 만화에서 미래가 하고있는 헤어스타일은 미래가 좋아하는 스타일인가요?
A. 말도 못 하던 두 살 때부터 다섯 살까지 거의 매일 같이 했던 머리였어요. 여섯 살이 되고 나선 비교적 잘 안 하긴 하는데 이젠 너무 캐릭터화 돼버렸네요.

Q. 미래의 어떤 모습을 볼 때 ‘아이가 성장하고 있구나’를 느끼시나요?
A. 아이의 생각을 가늠하지 못할 때 어느새 또 컸구나 하고 느껴요.

Q. 4살의 미래, 5살의 미래, 6살의 미래를 각각 한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A. 4살은 '순수', 5살은 '귀여움', 6살은 '어느새'

Q. ‘아이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미래에게 배움을 얻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A. 와이프랑 사소한 일로 다투게 됐는데 그날따라 엄마 아빠한테 자꾸만 말을 걸고 장난을 걸더라고요. 가운데서 불안했나 봐요. 조금 지난 후에 서로 미안했다고 화해를 하는데 옆에서 무심코 그림을 그리면서 한 마디 하더라고요. ‘그러게, 좀 더 빨리 미안하다고 하지 그랬어.’하고요. 그 말이 맞아요. 자존심이 뭐 중요한가요. 화해하고 나니 이렇게 맘이 편한데.

Q. 20살 어른이 된 미래를 위해 한 마디 남겨두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너와 나누었던 즐거운 추억이 이렇게 많았다. 물론 힘든 건 남겨놓지 않았어. 양은 비슷했다.



정리하며
Q.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개인에게 다양한 가능성이 열리게 된 거 같습니다. 작가님도 유튜브, 굿즈샵, 카톡 이모티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앞으로 또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그림책이나 소설 처럼 이야기가 있는 순수 창작물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Q. 미래를 꿈꾸는 독자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흘러가는 생각과 경험들을 어떠한 형태로든 남겨 놓으세요. 그리고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