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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만화소개] 웹툰 <아리랑>, 민족의 노래를 다시 부르다

‘아리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민요이다. 지역마다 음색이나 내용이 조금씩 다르나 대체로 슬프고 한스럽다. 이 민요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아리랑’은 현대까지 다양하게 재탄생됐다. 비단 음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상징성은 민족적인 소재를 다루는 다양한 작품에서 활용되어 왔다. 다음에서 연재되고 있는 박건웅 작가의 웹툰 <아리랑>도 마찬가지이다.

2019-10-16 최선아


‘아리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민요이다. 지역마다 음색이나 내용이 조금씩 다르나 대체로 슬프고 한스럽다. 이 민요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아리랑’은 현대까지 다양하게 재탄생됐다. 비단 음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상징성은 민족적인 소재를 다루는 다양한 작품에서 활용되어 왔다. 다음에서 연재되고 있는 박건웅 작가의 웹툰 <아리랑>도 마찬가지이다.


<아리랑>은 독립운동가 김산의 일대기를 다루는 웹툰이다. 이 작품은 성남시가 야심 차게 준비한 독립운동가 시리즈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여러 독립운동가를 다룬 작품 중에 왜 김산(본명 장지락)을 다룬 웹툰의 제목이 민족을 대표하는 ‘아리랑’인가?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미국인 작가 님 웨일스(Nym Wales)가 남긴 김산의 자서전 <아리랑(Song of Ariran>이 그것이다.

원작 <아리랑>이 그러하듯이 웹툰 <아리랑>은 님 웨일즈와 김산의 만남에서부터 시작한다. 님 웨일즈는 조선에 관해 알기 위해 김산에게 편지를 보낸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이어지며 김산은 님 웨일즈를 통해 자신의 삶을 기록하기로 한다.


스스로 “나는 어디에선가 젊음을 잃어버렸다”라고 말하듯이 김산이 털어놓는 삶은 평탄치 않다. 식민지 하 조선인이 겪는 수탈과 탄압의 역사가 김산의 젊은 시절과 함께한다. 사람들이 왜 3.1운동에 그렇게 열정적으로 참여했는지, 3.1운동이 끝나고 어떤 무력감과 허무함을 느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독립운동가로서의 삶 속에서 당대 가부장제의 폐해와 부락 사회의 분위기, 젊은이들의 삶과 독립운동 등 다양한 내용이 모노톤의 그림체를 통해 함축적으로 전달된다. 만화의 분위기는 대체로 담담하나 김산이 말하듯이 진행되는 전개방식은 읽는 이로 하여금 상상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아리랑>을 포함해 32개의 작품이 다음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로 연재되고 있다. 김산이 숨을 거둔 1938년으로부터 아직 100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멀게만 느껴지는 식민지 시대와 독립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웹툰을 통해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