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ter Game> : 어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이 듦’의 서글픔은 모른다 해도 이젠 배려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들 어린 시절이 좋다고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리다는 것만으로 무지를 이해받는다. 그런데 사실 어른도 모르는 게 많다. 나이를 먹었어도 그 나이를 살아가는 게 처음이고, 그날을 살아가는 게 처음이다.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할 때가 허다하고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전전긍긍할 때도 많다. 차라리 어느 나이를 기점으로 ‘당신은 이제 어른이 됐습니다. 이 순간부터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습성처럼 알게 될 거예요.’라고 누군가 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튼 어느 순간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게 된 어른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이 고민에 조금은 실마리가 되어줄 수 있는 웹툰을 추천하고자 한다.
조언이 필요한 당신에게 건내는 쪽지 같은 웹툰
<Winter Game>은 현재 만화경에서 30화 정도 연재되었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어린 스라소니가 이제 막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하는 과정에서 자연의 무자비함을 이겨내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작가는 스라소니를 비롯한 여러 야생동물의 외형은 물론이거니와 습성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웹툰을 읽고 있노라면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선득히 느껴진다. 특히 ‘파이’가 자신의 어린 동생 ‘코바’와 함께 길을 가던 중 시베리아 호랑이를 만난 장면에서는 파이와 코바의 공포가 선연히 느껴져 빠르게 스크롤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죽음이 항상 곁에 도사리는 야생에서 파이는 생존 기술을 익혀나간다. 여기에는 단지 사냥의 기술, 겨울을 나는 기술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또한 포함된다. 파이가 익혀나가는 이러한 생존 기술이 단지 야생 동물의 세계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풍족한 숲과 따뜻한 가족의 품을 떠나 겨울 숲에서 생존을 이어가야 하는 파이의 현실이 시간에 떠밀려 사회에 나온 초년생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파이의 새로운 인생 멘토 ‘비너’가 해결하지 못한 질문이 나에게도 끊임없이 답을 요구한다. 이때 방향은 삶의 가치라 생각하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방향뿐만이 아니라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연해져서 삶의 풍파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방향 등 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너는 방향에 대한 고민을 통해 혹독한 자연의 겨울을 몇 번이나 이겨냈다. 그동안 얻게 된 지혜가 비너만이 가진 야생에서의 생존 기술인 것이다. <Winter Game>을 보는 동안 나 역시 계속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갈 것 같다. 어쩌면 웹툰이 끝난 후에도 나는 여전히 답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답을 찾는 것이 꼭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기술을 시도해보고 익히며, 나에게 맞는 방식을 만들어갈 테니까.
<Winter Game>은 몇천 개, 몇억 개의 빛이 쏟아져 내리는 이 세상에서 이제 막 닻을 끌어올린 당신이 읽어보면 좋을 웹툰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빛을 쫓아가야 당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 수 있을지, 그 결과는 오로지 당신의 손안에 있다. 고민이 깊어질 땐, 스라소니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어쩌면 앞으로 파이가 겪어 갈 삶의 이야기가 물음표로 가득한 당신의 삶에 느낌표를 던질지도 모른다. 이제 막 자신의 삶을 시작한 파이의 이야기가 담긴 <Winter Game>이 당신의 삶에 스며들어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양분이 되어 결실을 맺어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