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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리뷰
혼자를 기르는 법
비록 우주의 티끌만도 못한 존재일지라도... - 「혼자를 기르는 법」(다음 웹툰) 서은영(만화포럼 위원) 웹툰 에서는 한국 드라마에서처럼 극적인 반전이나 전개를 보여주지 않는다. 물론 일본 드라마에서처럼 끊임없이 교훈이나 용기를 주는 말...
2016-08-17
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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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우주의 티끌만도 못한 존재일지라도...
- 「혼자를 기르는 법」(다음 웹툰)
서은영(만화포럼 위원)
웹툰 <혼자를 기르는 법>에서는 한국 드라마에서처럼 극적인 반전이나 전개를 보여주지 않는다. 물론 일본 드라마에서처럼 끊임없이 교훈이나 용기를 주는 말을 자신에게 쏟아 붓지도 않는다. 이것은 드라마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삶이기 때문이다. <혼자를 기르는 법>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우선 이 만화가 현상을 인식하고 그것을 이미지화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허를 찌른다’는 말이 적절할 지도 모르겠다. 16화의 <그봐와 원래>에서 골목길에서 성추행을 당할 뻔한 시다 주변에 놓인 쇠창살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덧씌우고 있는 장면은 만화에서의 응축의 효과를 제대로 보여 주었다. 게다가 시다에게 씌여진 “안전”이라는 이름의 쇠창살이나 그녀를 짓누르고 있는 브래지어의 와이어, 새어버린 생리혈 등은 여자라는 이유로 받아야하는 구속과 굴레, 감당해야하는 몫, 사회에서 남녀 사이에 존재하는 온도차를 기발한 비유로 제시했다. 그 외에도 사회에 적응해 가는 우리들의 일상을 어댑테이션으로 비유한다든지, 우리의 인생을 폴더나 필름 없는 카메라, 클라우드로 표현한 장면은 가히 압권이라 할 만 하다.
그러나 이 만화는 뛰어난 표현력과 응축력이 전부는 아니다. 이것만으로도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독자들이 이 만화를 통해 소소한 위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겨우 20대한테 이런 위안을 받다니…’라며 괜히 ‘나이부심’을 부려봤지만, 이내 이런 만화가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부질없는 ‘나이부심’보다는 역시나 누구에게든 위로받을 수 있는 사실이 중요하고, 기쁜 일이다.
<혼자를 기르는 법>은 거대한 지구라는 공간 안에 마치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하찮은 존재마냥 던져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의 이유를 끊임없이 찾아가는 일상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런 고민들이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공감과 일종의 안도감을 불러일으켜 위안을 준다. <예고편>과 1화의 이시다처럼 우리는 때론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로 여겨지곤 한다. “병균의 병균의 병균의 병균”과 같은 존재감일지도 모르고, 애초에 부모님이 지어주신 빛나는 이름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많은 정자들 가운데 특별히 용기를 낸 정자가 다른 정자들의 응원을 받아 이 세상에 빛을 본 장면(16화 <응>)은 존재 자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녹아있다. 굳이 미사여구의 말들이 오가지 않아도 이 장면만으로도 독자는 위로를 받는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20대 여성의 서사를 증명하고 싶었다”(「혼자를 기르는 법의 작가 김정연 인터뷰」,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6.7.6일자)고 말했지만, 시다의 이야기는 이미 세대와 성별을 초월하며 공감을 얻고 있다. 이 만화는 자신의 존재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너무나도 객관적이어서 때로는 자조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가 이런 태세만 취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다라는 인물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작가의 절제된 시선 속에서 무심한 듯 담담하게 내뱉는 촌철살인의 대사들은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던 독자들을 한동안 멍한 울림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자조적인듯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존재 자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견지한 작가의 태도는 시다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제목은 <혼자를 기르는 법>이지만 시다는 누구보다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존재이다. 햄스터 윤발이를 키우며 책임감을 알아가는 일은 시다 자신을 돌보는 것과도 같다. 시다의 삶과 자신이 기르는 햄스터 윤발이의 삶은 오버랩 되어있다. 매 화마다 햄스터나 도룡뇽 같은 작은 동물들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서 우리들의 이야기로 끝나는 구조는 이 만화를 관통하는 세계관과도 무관치 않다. 아마도 이 만화의 <예고편>에서처럼 무한대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햄스터보다 못한 미세한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때로는 우리가 “소물”처럼 하찮은 존재로 여겨질지라도 “단 하나의 태양 아래”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멋진 일이다(18화. <여가를 팝니다>). 그래서 하찮은 미물/소물로 인정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물리적인 것일 뿐, 우리의 존재 자체를 따스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있기에 시다의 자조가 마냥 우울하지도, 시니컬하게 들리지도 않는다.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매일매일 승리하는 하루를 살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설레는 일이다. 그 방법을 알고 싶다면 “3화 <매일의 승리>”를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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