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무리 마을 식빵저택
“의뢰를 받아 이 으리으리한 저택의 문을 열었습니다. 저희는 ‘사설탐정’입니다.” ‘마츠모토 카즈라’라는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일본 작가가 그려낸, 예쁘고 소소한 탐정이야기 “별무리 마을 식빵 저택”을 소개한다. 현재(2013.07) 한국어판으로는 삼양출판사를 통...
2013-09-24
유호연
“의뢰를 받아 이 으리으리한 저택의 문을 열었습니다. 저희는 ‘사설탐정’입니다.” ‘마츠모토 카즈라’라는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일본 작가가 그려낸, 예쁘고 소소한 탐정이야기 “별무리 마을 식빵 저택”을 소개한다. 현재(2013.07) 한국어판으로는 삼양출판사를 통해 2권까지 발행되어 있고, 소녀들을 타겟으로 한 전형적인 로맨스판타지다. “여기는 도쿄도 별무리 마을. 으리으리한 건물 사이에 끼인 별로 으리으리하지 않은 가늘고 기다란 저택. 그것이 나, 소노무라 미미의 집.” 동네사람들에게 가늘고 긴 특이한 모양 때문에 ‘식빵저택’이라고 불리는 집에서, 아빠와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소노무라 미미가 이 작품의 여자 주인공이다. 소노무라 미미는 양가집 규수들만 다닌다는 유서 깊은 여학교 세이렌 학원에 재학 중인 활달하고 심성이 고운 여학생으로 사람과 사물 모두에게 호기심이 넘치는 씩씩한 소녀다. 이 작품은 특정한 직업이 없이 동네사람들에게 의뢰를 받아 잡다한 일들을 해오던 ‘해결사’ 아빠가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스스로 실종’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빠의 편지를 들고 미미의 허락도 없이 식빵 저택에 눌러 앉은 2인조 탐정 미즈모토 아키라와 타카다 사토시가 이 작품의 남자 주인공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 미즈모토 아키라는 세간에서 ‘천리안’이라 불리는 초능력을 가진 남자다. “요전 날 저희 앞으로 엽서가 도착했어요. 동봉된 열쇠는 이 집 것이었어요.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의뢰인인 ‘나를 찾아주길 바란다. 그에 대한 보수는 별무리 마을 식빵 저택에...’ 아무래도 의뢰인은 당신들과 매우 가까운 분인 것 같군요. 소노무라 코타씨...알고 계시죠?” 작품의 스토리 전개는 아주 간단하다. ‘자신을 찾아 달라.’는 편지를 남기고 스스로의 의지로 실종된 아빠의 의뢰로 인해, 식빵 저택에서 갑작스러운 동거를 시작하게 된 사설탐정 2인조와 미미는 미미 주위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해가면서 서서히 서로간의 유대와 호감을 쌓아간다. 작품의 주 내용은 연속성이 있는 굵직하고 큰 사건들 보다는 자잘하고 소소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하나씩 추가되는 스타일로 작품의 구성을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컨셉을 취하고 있다. “...‘천리안’을 알고 계십니까?...아키라씨의 경우, 인간의 사념을 더듬어서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거기에서 그 사람이나 그 사람에 관계되는 사람이 있는 장소, 혹은 무언가가 보이는 거죠...그게 어째선지 저는 물론 아키라씨도 모르는 일이거니와 원하던 능력도 아니에요.” 탐정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긴박감 넘치고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발생하는 작품은 아니다. 학교를 무대로 한 귀신이야기라던가, 친구가 잃어버린 소중한 브로치를 찾아준다거나 하는 소소한 사건들이 스토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킬링타임용으로는 좋은 작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