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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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하프

“사건은 TV에서 봐서 알고 있다. 네가 형을 돕고 싶다면 내가 도와주겠다. 와일드 하프와 만나고 싶지? 그게 바로 나다.” 만화에 있어 상상력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특히나 소년만화에서 상상력의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아무리 황당한 이야기라도 재...

2009-05-11 안경엽
“사건은 TV에서 봐서 알고 있다. 네가 형을 돕고 싶다면 내가 도와주겠다. 와일드 하프와 만나고 싶지? 그게 바로 나다.” 만화에 있어 상상력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특히나 소년만화에서 상상력의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아무리 황당한 이야기라도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식의 논리는 아니지만, 어쨌든 “만화니까” 하고 독자들이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 것도 사실이므로 상상력의 제한은 필요가 없는 것이 만화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여기에 소개하는 “와일드 하프”는 상상력의 효과를 잘 입증한 소년 만화라 하겠다. “정체불명의 탐정 와일드 하프….사무실도 없고 주소도 알 수 없지만….공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있는 벤치의 오후 3시…의뢰인이 거기 앉아 있으면 그가 나타난다는데…” “와일드 하프”는 인간처럼 말도 하고 위기에 처하면 반인반수의 초능력자로 변해 사건을 해결하는 개 사루사의 이야기를 그린 일종의 판타지 만화다. “와일드 하프”란 주인공인 사루사의 품종이름인데 흔히 볼 수 있는 개 종류는 아니다. 이 만화의 큰 줄거리는 평상시 베일에 쌓여있는 명탐정 “와일드 하프”인 개 사루사가 자신과 마음이 통한 인간 소년 다케토와 함께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저 여자가 하는 말은 거짓말이야, 저 아이의 엄마라는 것도 거짓말이야, 아이에게 뭔가 못된 일을 꾸미려는 거라구…내 코는 못 속여! 내가 냄새 맡은 건 그 여자의 사악한 마음과 내일까지 라는 궁지에 좇기는 마음의 냄새, 그 여자는 내일까지 반드시 뭔가를 할 거야, 나에게 거절당했으니까.” 사루사의 가장 뛰어난 능력은 뛰어난 후각이다. 단순히 냄새 맡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즉 인간의 마음을 냄새로 알 수 있는 능력이다. 세상에 알려진 명탐정 와일드 하프가 설마 말 할 수 있는 개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사람들은 와일드 하프가 정해놓은 방식대로 벤치에 앉아 자신의 사정을 혼자 이야기하며 의뢰를 하는데 이때의 목소리와 이야기만으로 사루사는 그가 진심인지 아닌지, 이 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냄새만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서 사건은 항상 주인역할이자 친구인 인간동료 다케토의 애정으로 일을 끌고 나가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사루사의 초능력은 다케토가 위기에 몰려 생명이 위험에 처할 때 최대한도로 발휘된다는 것이다. 이때 사루사는 개의 모습에서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변해 믿을 수 없는 초능력을 발휘하곤 한다. 이러한 조합은 극의 전반을 이끌어나가는 일종의 정형화된 코드로 작용하며 독자들은 안전한 법칙의 세계에서 이 작품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