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전국자위대 1549

“죽였다…노부나가를 죽였다! …. 이제 돌이킬 수 없다….아니…이 검을 손에 쥔 그때부터 나는 결심했는지도 모른다.” 만화의 상상력은 영화나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에서 새로운 창작의 원동력으로, 즉 ‘원작’으로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2009-05-07 유호연
“죽였다…노부나가를 죽였다! …. 이제 돌이킬 수 없다….아니…이 검을 손에 쥔 그때부터 나는 결심했는지도 모른다.” 만화의 상상력은 영화나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에서 새로운 창작의 원동력으로, 즉 ‘원작’으로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특성상 영화나 드라마가 만화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여기에 소개하는 만화 “전국 자위대 1549”는 동명의 영화를 두 권의 만화로 바꾼 경우다. “팽창이 계속되면 허수공간이 끝내는 이 세계의 공간 전부를 먹어 치워 버리겠죠, 일본뿐만이 아닙니다. 이 세계, 그 자체가 문자 그대로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죠.” “전국 자위대 1549”는 새로운 실험의 일환으로 특별 훈련 중이던 자위대 제 3특별 혼성단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1549년의 전국시대로 타임슬립 해버렸다는 독특한 설정으로부터 출발한다. 2004년의 첨단 전투장비와 최신식 훈련을 받은 군인들이 칼과 창을 맞대고 싸우던 500여년 전의 일본 전국시대로 가버린 것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1549년에 이상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미래의 현실에서도 기괴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원인 모를 웜홀에 의해 현실세계가 자꾸만 침식되어 사라져간다는 것이다. 위급함을 느낀 정부는 다시금 특수부대를 조직해 사고 당시와 같은 상황을 연출, 미리 간 제 3 특별 혼성단을 제압할 전투원들을 전국시대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나는 도망치지 않는다. 내가 살았던 시대에서도, 그리고 당신에게서도!” 이런 류의 만화로 비슷한 것은 가와구치 카이지의 “지팡구”가 있을 것이다. 일미 합동 해상훈련에 참가하던 해상 자위대 소속 이지스 전투함 ‘미라이’가 그 승무원 전부와 함께 1942년 미드웨이 해전의 한가운데로 타임슬립한다는 내용의 만화로 현재 한국에서도 30권이 넘게 출간되고 있다. 이런 류의 상상력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럴듯함’이다. 과거의 역사와 인물들과 맞닥뜨린 현재의 인간들이 대처하는 상황, 그것이 가장 그럴듯하게 표현되어야만 그 만화의 설정은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미 역사의 결과를 알고 있는 현재의 인간이 그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첨단 기술과 장비들을 가지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자위대 1549”도 타임슬립해 과거로 날아간 마토바 대령이 역사를 움직이고자 오다 노부나가를 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것은 그들을 막으려고 다시 미래로부터 날아온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는 듯한 설정이지만, 과거의 역사적 위인들과 현재의 사람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사건들이 등장해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재미있어 할만한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