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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스타 (Official Star)

공무원(公務員)이란 말 그대로 공무(公務), 즉 공공의 업무를 맡아 처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사회 또는 국가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조직으로 이들의 관리 및 운영은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으로 하며 이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최선...

2007-07-25 석재정
공무원(公務員)이란 말 그대로 공무(公務), 즉 공공의 업무를 맡아 처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사회 또는 국가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조직으로 이들의 관리 및 운영은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으로 하며 이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무부처나 공무원 시스템은 이웃나라 일본의 시스템과 유사한 것이 많다. 박정희 정권 초기, 일본과의 국교를 재개하면서 국가의 성장모델 자체를 일본의 시스템을 모방해 기획하고 추진한 탓이겠지만 따라하지 않아도 될 것까지 따라한 것들이 꽤 있다. “10%의 엘리트 관료들이 나라를 이끌어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권위적이고 일의 결과보다도 절차와 전시효과를 더욱 중시하는 일본의 관료행정 시스템은, 국민들을 위해 봉사해야할 공무원들이 구태의연한 형식에 얽매이고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실수만 하지 않으면 잘릴 일이 없다”는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끊임없이 받아왔다. 실질적인 결과와는 무관하게 절차와 형식만을 중요시하는 탁상공론식 행정,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의 가치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근무태도, 공익을 위한 행동을 하지 말고 경력에 오점이 남지 않도록 행동하라는 자기보신주의,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이끌어가고 선도해야한다는 권위의식 등, 전후 50여 년간 국민들로부터 ‘비리나 문제가 터지면 형식적인 사죄와 함께 고개만 숙이지 정작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비판받아온 일본 정치가와 공무원들의 안 좋은 모습은 정말 슬플 정도로 묘하게도 한국 국민들이 자국의 정치인, 공무원들에 대해 비판하는 점과 판박이처럼 똑같다. 그래서일까? “공무원스타”를 읽고 있으면 작품의 주인공인 노무라가 분명히 일본의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국의 공무원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여기에 소개하는 만화 “공무원 스타”는 사람들이 선입견으로 갖고 있는 공무원에 대한 보편적인 이미지를 이용하여 작품의 재미를 이끌어내는 특이한 설정의 만화로 일본에서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민관교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청에서 선별된 엘리트 공무원이 1년간 할인 마트의 직원으로 파견근무를 가게 된다.’는 것이 작품설정의 핵심인데 파견근무 기간 동안 눈에 띠는 실적을 내고야 말겠다는 과도한 의욕을 가진 공무원 노무라가 매상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공무원 특유의 마인드와 일처리 방식으로 업무에 임하면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절로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자치단체장을 국민투표로 뽑고 군청, 시청 등의 공무원 조직을 민선단체장이 이끌어 나가는 지방자치제가 실행된 지 1995년의 첫 선거 이후 어언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한국의 지방자치제는 선진국인 유럽이나 일본, 미국 등에 비해 정비되지 못한 부분과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모든 법과 제도는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영원한 미완성의 과정일 뿐, 인간이 만든 이상 완벽한 시스템이란 존재할 수 없다.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자신의 직분을 망각하고 생각 없이 비리를 저지르는 몇몇 쓰레기들 때문에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세금도둑이라고 싸잡아 매도당하는, 공익을 위해 힘쓰며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 분들에게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