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만화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한국만화도서관이 추천하는 10월의 만화

2015-10-16 만화도서관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jpg
 ‘나’는 어느 날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친구들이 부모님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아버지가 검사 결과가 안 좋아 수술해야 한다며 침울해하고, 4년 전 돌아가신 엄마를 여전히 그리워하며 울어대는 것이다.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나로 말하자면 어린 시절부터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했던 사람이다. 운 좋게도 ‘나’는 꽤 부유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엄마, 아빠는 절대 귀찮게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절대 질문하지 않는 것이다. 물어보는 즉시 엄마 아빤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사춘기 시절에도 내내 소외감과 불안감을 안고 살았던 작가는 대학생이 되어 독립을 하면서 행복해지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그녀에게 다가온 것은 알코올 중독과 결핍감으로 인한 무분별한 성관계였다. 다행히 에르키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아이들을 낳고 기르며 행복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내 안에 있는 울부짖는 어린아이는 비명을 멈추지 않았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이 만화는 부모와 아이가 제대로 친밀감을 가지지 못했을 때 그 아이가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지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도.(이용철 글)

-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 오사 게렌발 지음 / 우리나비

코끼리뼈.jpg
저마다 다른 독특한 스타일과 서사로 한국 만화팬들의 지지를 받아온 세 만화가 권혁주, 꼬마비, 윤필이 한데 뭉쳤다. 만화가들이 직접 녹음, 편집, 운영하는 팟캐스트 ‘코끼리뼈’ 프로젝트에서 매회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작 하나를 선정해서, 그 작품에 관한 자신만의 추억을 털어놓고, 걸작 속에서도 유독 인상 깊었던 신스틸러와 에피소드를 찾아 각자의 관점으로 상상하기 시작했다. 이 책 <코끼리뼈>는 권혁주, 꼬마비, 윤필 세 만화가의 열정적인 토크와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한 18편의 만화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만화를 함께 꿈꾸고, 지금 유행하는 만화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현실을 살아가기에 바빠 그동안 잊고 살아온 꿈 같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김충영 글)

- 코끼리뼈 / 권혁주 외 지음 / 애니북스


여자제갈량.jpg
수많은 책으로, 영화로, 만화로 만나 우리에겐 익숙한 <삼국지연의>를 주제로 선택해 자칫 진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여자 제갈량〉의 작가 김달은 〈삼국지연의〉의 관전 포인트로 ‘세 치 혀로 수십 수백 만의 장정을 죽이고 살리고 태워버리는 책사들의 활약’을 꼽았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책사들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수경선생 사마휘와 중달 사마의는 과연 같은 ‘사마 씨’에 불과했을까? 조조의 책사인 순욱과 곽가가 실은 언니 동생 사이였다면? 적토마가 실은 암컷이라 관우에게 연정을 품었다면? 난세를 쥐고 흔들었던 게 여인이었으면 하는 상상은 이제까지의 삼국지 관련 콘텐츠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쾌감을 선사한다. 아울러 연의에서 설명되지 않던 여러 포인트의 의문이 풀리는 새로운 경험의 재미도 쏠쏠하다. (김연희 글)

- 여자 제갈량 / 김달 지음 / 레진코믹스 / 1권(연재 중)


저녁같이드실래요.jpg
연애 경험의 횟수만큼 이별의 횟수도 많은 남자 해경과 8년간 지속되었던 단 한 번의 연애가 막 끝난 여자 도희는 혼자 간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합석을 한다. 몇 가지 해프닝을 겪으며 먹고 싶은 건 많고 함께할 사람은 없다는 공통점을 발견한 두 사람은 주말마다 만나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로 한다. 서서히 두 사람은 저녁을 함께 먹는 것보다 서로가 함께하는 시간에 의미를 두기 시작하는 청춘 로맨스 만화. 크림 브륄레, 스테이크, 파스타, 된장찌개, 육개장, 생선회 등 조금은 특별한 메뉴부터 일상적인 메뉴까지 맛깔나게 그려진 음식 그림은 식욕을 자극한다. 그리고 좋은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 줄 수 있는 위로와 감정적 치유, 사랑의 모습을 마치 독자에게 연애를 걸 듯 보여준다. (김연희 글)

- 저녁 같이 드실래요? / 박시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1~3권


행복그래피티.jpg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혼자 살게 된 여중생 ‘료’. 혼자 먹는 밥이 맛이 없어 자신의 요리 실력에 자신을 잃어가던 료에게 어느 날 육촌인 키린이 찾아온다. 키린과의 식사를 통해 료는 그동안 잊고 있던 감정을 떠올린다. 함께 살게 된 두 소녀가 만들어가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는 가장 처음은 함께 밥을 먹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점차 사람과의 소통이 어려워지고, 함께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요즘 학생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만화가 아닐까? (김연희 글)

- 행복 그래피티 / 카와이 마코토 지음 / 대원씨아이 / 1~2권(연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