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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도서관이 추천하는 9월의 만화

2015-09-08 만화도서관
나는귀머거리다.jpg
선천적 청각장애인인 작가가 귀가 안 들려 생긴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대학 재학 시절 작가가 교수님 방을 방문했는데 방문 앞에서 고민에 빠졌다. 노크를 하고 나서도 교수님이 들어오라는 소리를 못 들으니 문을 열고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벌컥 문을 열면 행여나 민망한 장면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고민 끝에 작가가 선택한 것은 계속 노크를 하는 것이다. 교수님이 직접 문을 열 때까지. 결국 교수님은 방문 앞으로 나와 직접 문을 여셨다. 또 작가는 골목길을 지날 때면 벽에 바싹 붙어 걷는 습관이 있다. 예전에 뒤에 오는 차 경적 소리를 못 들어 피하지 않으니까 그 운전자가 화가 나 차를 몸에 대 밀어붙인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저 웃기에는 좀 힘 든 에피소드들이다. 그러나 작가는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이 작품은 네비어 웹툰의 ‘도전만화’ 코너에서 연재를 시작해 금방 주목을 받으며 ‘베스트 도전’ 작품으로 뛰어올랐다. 작가는 처음엔 이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기에 글 그림 모두 자신이 없어 실력 있는 누군가가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국 스스로 해냈다. 장애란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한다. (by 이용철)

- 나는 귀머거리다 / 라일라 지음 / 서울문화사

조선왕조실톡.jpg
네이버 웹툰 코너에서 연재 중이나 텍스트 위주로 구성된 작품. 스마트폰 메신저 화면을 보는 듯 독특한 구성으로 주요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풀어낸다. 만화적 장면연출 대신 함축적인 텍스트를 활용하여 페이지 당 정보량을 크게 높인 작품이다. 350쪽 분량으로 태조부터 연산군까지 열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옴니버스식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역사 전공자가 쓴 ‘실록 돋보기’라는 코너를 마련, 대화 형식 이야기 진행에서 놓칠 수 있는 당시의 사회상이나 본편의 뒷이야기 등 충분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익숙하지 않은 전개방식임에도 구어체를 통한 대화를 코믹하게 잘 구성하여 다양한 층의 독자에게 권할 만한 작품이다. 왕 개개인 단위가 아니라 왕을 포함한 ‘가족’ 단위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한 점. (by 김충영)

- 조선왕조실톡 / 무적핑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1권(연재 중)


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돼.jpg
뉴욕 브루클린에서 자란 작가 채스트는 코네티컷으로 이사를 가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다. 정정하시던 부모님이 90세가 넘으면서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하고 유일한 자식인 작가가 부모님 돌보는 이야기를 자전적인 에세이로 담고 있다. 러시아 이민자인 조부모, 부모님의 애틋한 연애시간, 작가의 유년시절, 엄마와의 관계 등 작가의 다양한 이야기가 부모님의 투병과 죽음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펼쳐진다. 부모님의 죽음이 결코 로맨틱 할 수 없다는 것을 - 금전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자식으로서 감당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노년의 삶은 한국과는 조금은 다를 수 있지만, 인간의 삶에서 노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by 백수진)

- 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 돼? / 라즈 채스트 지음 / 클 / 단권


에델바이스의 파일럿.jpg
얀, 로맹 위고 콤비의 밀리터리 그래픽 노블 <에델바이스의 파일럿> 은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항공전(航空戰) 초기 복엽기들 간에 벌어지는 전투와 그 조종사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뤘다. 바람둥이 형과 소심남 동생이라는 정 반대 성격의 쌍둥이 형제에 대한 한 여인의 예언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복잡다난한 사건들, 그리고 생사를 넘나들며 전장을 오가는 형제의 모습은 마치 실제 일어난 사건처럼 세밀한 그림과 완벽한 고증을 통해 책 속에서 살아있는 듯 움직인다. 그동안 수없이 다뤄졌던 2차 세계대전의 이야기들과 달리, 기사도의 로망과 귀족적인 감성이 남아 있던 1차 세계대전 공군 파일럿들이 벌이는 창공의 결투는 독자들의 마음도 함께 뜨거워지게 만든다. (by 심현필)

- 에델바이스의 파일럿 / 로맹 위고 그림, 얀 시나리오 / 길찾기 / 단권


중쇄를찍자1.jpg
‘중판출래(重版出來)’란 책의 초판을 다 팔고 나서 추가로 인쇄에 들어가는 것을 뜻하며 일본에서만 사용되는 전문용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중쇄(증쇄)라고만 한다. 여자유도선수 출신 쿠로사와 코코로는 한 대형출판사의 만화편집부에 배치되어 부푼 꿈을 안고 첫 출근을 한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만화편집부는 책과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눈물, 인생이 걸려 있는 격전지였다. 그 치열한 현장에서 그녀의 뜨거운 업무열전이 시작된다. 만화책을 만들어내고 팔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하는 작품이다. (by. 김연희)

- 중쇄를 찍자! / 마츠다 나오코 지음 / 애니북스 / 1~2권(연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