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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일본 전자 만화에 대한 분기점이 될 것인가?

일본 만화업계는 지금 전자서적 서비스에 대해서 어떤 기로에 서 있다는 느낌이다.

2015-01-27 이현석

일본 만화업계는 지금 전자서적 서비스에 대해서 어떤 기로에 서 있다는 느낌이다.


희망 섞인 전망과 그보다 좀 더 나쁜 전망이 오고가는 일본의 만화업계. 새해 벽두에 이런 업계를 진동시키는 발표가 하나 있었다. 1월 5일, 일본 최대의 출판사인 고단샤가 자사가 발행하는 모든 만화잡지를 6월까지 전자화시켜서, 종이 잡지와 동시에 발매한다는 전략을 발표한 것이다. 1월 5일에는 [영 매거진](현재 약 70만부 정도의 발행부수를 기록하는 중이다), 6일에는 [월간 소년 매거진](66만부), 7일에 [주간 소년 매거진](132만부)이 책의 출간과 동시에 전자서적으로도 출간된다. 이런 잡지들이 전자서적으로 동시 출간되는 것에는 다른 의미도 동시에 존재한다. 기존의 일본 만화잡지들은 잡지 원가를 낮추기 위하여 그다지 좋지 않은 인쇄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전자잡지가 동시에 출간되면 독자는 처음부터 우수한 화질의 만화를 접할 수가 있게 된다. 단행본을 사는 이유 중에 하나가 작가의 미려한 그림을 좋은 인쇄로 만날수 있다는 점인데, 이것이 상쇄되는 부분은 있다.

이외에도 NTT 솔마레가 12월 25일부터 일본의 전국 14개 주요 공항에서 ANA회원 라운지에서 와이파이로 <샐러리맨 김태랑> 등의 만화 2,500편을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해답은 스마트폰 만화에서
한국식 웹툰 시스템을 일본에 이식한 [코미코]와 일본식 잡지 시스템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실험한 [망가 박스]가 경쟁을 펼치고, [코미코]의 경우는 800만 다운로드/연재 만화의 단행본이 40만부를 돌파하는 등의 실적을 올려 많은 화제를 독점하였다. 이러한 시스템이 독자몰이를 하면서 인기를 끌자, 슈에이샤가 만화 어플리케이션 [점프 플러스]를 발표하거나 쇼가쿠칸의 [우라선데이]가 궤도 수정을 하여 신인 모집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찾거나 하는 한국식 스마트폰 만화 시스템- 웹툰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실험하는 중이다.

이렇게 성공사례가 만들어지자, 한국의 레진 코믹스와 탑툰 등이 일본진출을 선언하고 활발한 활동을 일본 내에서 시작하고 있기도 하다. 이전의 일본 만화 시스템은 한국의 상황이나 노하우로는 뚫기 어려운 시스템이었으나, 어플리케이션과 인터넷에 특화된 만화의 경우는 한국이 노하우를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외로 오래된 일본의 전자만화 시장에서 스마트폰 기반의 만화들이 진정한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일본의 스마트폰 만화 시장이 더욱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지는 이유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의 스마트폰 만화 시장이 더욱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일본의 스마트폰 시장이 아직 확장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이 정보통신 백서에서 발표한 바로는 일본 유저의 스마트 폰 보유율은 53 정도를 가리키고 있어서, 약 90의 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나 싱가폴 등에 비교하여도 크게 못 미친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직, 많은 확장 가능성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의 경제 사정이나 사회적인 환경도 한 몫을 한다. 지금 일본 젊은이는 오랜 기간 동안 저성장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서, 흔히 성장기 사회에서 나타나는 꿈과 희망을 포기하게 된 지가 오래다. 일본의 경우 대졸자의 30 전후인 18만이 취업에 성공하였다. 이러한 사정으로 청년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정도 이외의 취미에 크게 돈을 쓰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산 만화잡지들이나 단행본도 부담이 되어 온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 일본 젊은층들은 어린시절부터 휴대폰 문화에 익숙해져 있고, 이를 통한 간접 커뮤니케이션이 이미 생활의 일부라는 점이다. 일본에서 스마트폰을 유지하려면 한달 평균 8천엔에서 10000엔 정도의 금액은 부담을 해야 한다. 다른 것에 돈을 쓸 여유가 그렇게 없다. 그러니 스마트폰에서 서비스 되는 무료 콘텐츠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큰 이슈가 없는 이상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한국 회사들에게는 기회
다만, 이러한 스마트폰 만화에 대해서 일본의 각 출판사의 이해도는 아직 떨어지는 편이다. 코미코 등의 대두에 대한 각 만화 매체들의 대응을 보아도 아직 스마트폰 매체에 대해서는 기존 만화들을 유통시키는 창구 정도로만 생각한다는 느낌이다. 이 매체 특성에 어울리는 만화의 제작과 인력 배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기업들의 강점과 메리트가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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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레드세븐 대표
前 엘세븐 대표
前 스퀘어에닉스 만화 기획·편집자
만화스토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