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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준의 사진으로 보는 만화야사 01 : 들어가며

시대를 거쳐 오는 동안 엄격한 검열을 받아오며 언제나 천덕꾸러기 대접이었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기사회생하여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루었다고나 할까.

2015-06-09 박기준

들어가며

우리나라에 만화가 도입된 지 어언 110년이 되었다.
시대를 거쳐 오는 동안 엄격한 검열을 받아오며 언제나 천덕꾸러기 대접이었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기사회생하여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루었다고나 할까.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만화는 TV 드라마, 영화화, 광고와 캐릭터 게임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음은 물론, 전 세계를 선도하는 장르로 꼽힐 만큼 화려한 웹툰 시대를 펼쳐 나가고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한다. 만화를 예술로 승격시켜 세상을 열광시켰을 뿐만 아니라 많은 명작을 남긴 만화 왕 월트 디즈니. 그는 캘리포니아에 만화영상학을 전공할 수 있는 대학을 세워서, 지금도 후학들이 앞 다투며 만화학을 발전시켜 갈 수 있게 공헌한 것으로서,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주선이 하루아침에 개발된 것이 아니듯, 오늘의 만화계를 개척해 온 선배들의 주옥 같은 작품들이 있어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한걸음씩 발전해 올 수 있었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외국 역사는 잘 알면서도 우리 역사에는 무관심해져 가는 경향이 있다는 씁쓸한 이야기도 듣는다. 미술대에서 미술사를 가르치듯 만화사도 만화평론과 만화기법과 함께 전수할 수 있는 교육기관 및 많은 전공 교재들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역사를 알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도 밝아질 것이며 미래 시대에 대처하면서 발전시켜 가는 능력도 커나갈 것이다.
‘역사를 햇빛에 비추면 정사라 하고 달빛에 비춰보면 야사라 한다’고 저명한 문학가 김동리 선생이 언급한 바 있지만, 필자는 낭만적으로 쓴 것이니만큼 혹 이해에서 비켜난 부분이 있더라도 널리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한국 만화사를 돌아보며, 지나온 고난 속에서 명작들을 탄생시켜 온 각 작가들의 시대적 배경, 사회적 평가, 활동, 업적 등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그리고 시대별, 선배 순으로 소개되는 작가들은 가급적 앞서 펴낸 <한국 만화야사>에서 다루지 않았던 분 위주로 소개하고자 노력했다는 것도 첨언해 두고자 한다.

제목이 <사진으로 본 한국만화야사>라고 해서 더 많은 자료와 사진들을 수록하고자 했으나 너무나 방대한 일이어서 차후 기회가 생기면 보강해 후속작으로 펴낼 예정이다.

천재는 구경꾼 속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만화영상 박물관에서 심취했던 것이 꿈이 되고, 학업으로 이어져 경쟁하는 가운데 만화 영상계의 천재가 탄생하듯, 선배들의 뒤를 이어 전 세계에 국위를 떨칠 수 있는 훌륭한 만화가들이 많이 탄생해 주길 기대한다. 

다시 한 번 이 책을 펴낼 수 있게 도움을 주신, 한국 만화 영상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2015년 박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