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회 팬진 페스티발 포스터
10월 18일(토)과 19일(일)에 파리 20구의 마거릿 뒤라스 멀티 미디어 도서관 (Mediatheque Marguerite Duras)에서 한 팬진(Fanzine) 페스티발이 있었다. 팬진이란 영어 ’fanatic magazine’의 약자로, 작가 스스로가 만드는 소규모 독립 출판물들을 일컫는다. 올해 4회를 맞으며 점점 몸집이 커지고 있는 이 팬진! 페스티발 (Fanzines ! Festival 홈페이지 : http://fanzines.papiergache.net)에 참여해 관계자를 인터뷰 해 보았다.
팬진! 페스티발은≪빠삐에 가쉐(PAPIER GACHE - http://www.papiergache.net) ≫라는 이름의 소규모 출판사가 주최하여 시작된 페스티발이다. 이 출판사의 일원인 Volker Zimmmermann를 만나 그를 인터뷰했다.
Q. 이 곳을 페스티발 장소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A. 처음 우리가 팬진, 개인 출판 페스티발을 만들 생각을 했을 때, 이 페스티발이 구태여 책을 파는 살롱만이 아닌 전시를 겸해야겠다고 생각했 습니다. 또한 늘 팬진을 보던 사람만 오는 페스티발이 아니라 새로운 독자를 찾아야겠단 생각도 했었고요. 아는 친구 중에 하나가 이 해당 미디어 도서관에서 일을 하는데, 그 친구가 여기에서 페스티발을 하면 어떠냐, 여기에 큰 전시 공간도 있다. 또 이 곳에서 하면 정말 새로운 독자들을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해 이렇게 추진이 되었죠. 프랑스 내의 다른 도시의 큰 팬진 페스티발- 릴(Lille), 호아영(Royan)-에 가 보면, 대부분 알던 사람들이 다시 옵니다. 우리는 그 사람들 이외에 다른 이들에게까지 이 팬진 문화가 전파되기를 바랐습니다.
△ 페스티발이 벌어지고 있는 마거릿 뒤라스 멀티미디어 도서관
△ 도서관 입구에 페스티발 포스터가 붙어있다.
△ 페스티발은 이 도서관 내 강당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 강당 내부. 현재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스탠드를 설치 중이다.
이 페스티발에서 판매가 아닌, 전시를 중시하는데요, 그 이유는 이러합니다. 저 자신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심하기 때문에 스탠드에 아무도 없으면, 책을 들춰 보고 싶어도 용기가 안나서 그냥 지나쳐 가거나, 조금 들춰봐도 뒤에서 누가 보면 그냥 내려놓고 갑니다. 허나 전시는 그런 민망함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작업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미디어 도서관 내의 펜진 페스티발 전시회. 펜진 자체를 줄에 달아 전시해 놓아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해 놓았다.
△ 이 외에 원화도 같이 전시되어 있다.
Q. 미디어 도서관 일부에 펜진들을 전시해 놓은 것이 눈에 띕니다. 1회 페스티발때부터 저렇게 전시해 놓았나요 ?
A. 네, 그렇습니다. 이 시스템을 우리가 처음 고안한 것은 아닙니다. 한 지인이 5년 전 쯤 이스탄불에서 했던, 한 현대 미술 전시 사진을 본 것인데, 이와 비슷한 식으로 책들에 줄을 달아서 전시를 해 놓았더랬습니다. 그걸 보니 아, 저거다! 했죠.
△ 펜진 페스티발 중의 스탠드 모습
△ 이 펜진 페스티발이 벌어지고 있는 미디어 도서관에서는 펜진을 소장하기 시작했다.
△ 팬진이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하는 푯말과 함께 배치된 펜진들
Q. 이 페스티발을 누가 주최합니까?
A. 첫 해 페스티발은 우리 빠삐에 가쉐( Romina Pelagatti, Volker Zimmmermann, Bastien Contraire. 총 3명이다.)와 미디어 도서관 관계자가 이 페스티발을 꾸렸습니다. 그때는 전시를 포함한 모든 페스티발이 다 이 도서관 안에서만 벌어졌습니다. 외부에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죠. 2회에는 한 전시회가 외부에서 있었고, 3회에는 외부 전시가4개, 이번 4회에는 더 많아졌습니다. 주최에는 점점 그 규모가 커져서 작년 3회 같은 경우에는 파리에 있는 독일 문화 센터의 도움을 받았죠. 출판사 락티쇼(L’Articho- http://www.articho.info)도 우리를 돕기 위해 참여했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는 우리 3명 중 한명 곧 둘째 아이의 아버지가 될 예정이었기에 일을 많이 할 수가 없게 되자, 여기 저기서 도움을 또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규모가 훨씬 커져버렸죠. 공개적으로 우리를 도울 이들을 찾았더니 여러 단체, 예를들어 Collection Revue(콜렉시옹 드 흐뷰), L’Articho(락티쇼) 등 총 약 15명 정도가 도움을 주겠다고 나와 주최 팀원이 돼 주었습니다. 올해 페스티발이 이전과 다른 점은 그렇게 해서 모인 팀들이 각각 전시회를 하나씩을 맡아서 진행을 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예를들어 우리 빠삐에 가쉐는 이 미디어 도서관 내의 전시만을 담당했고, 콜렉시옹 드 흐뷰는작가 Thomas Perrodin을 초대해 ≪Livres Uniques(리브허 유닉크 . 유일한 책) ≫라는 전시를 L’œil du Vingtieme라는 갤러리에서 열었습니다. FP & CF 출판사는 작가 Faye Coral Hohnson 과 Mike Redmond를 초대해 Le point ephemere라는 갤러리에서 ≪Sack of Wind≫라는 전시를 열었고, 포스터 또한 이들이 맡아서 했습니다. 이외에도 오늘 (10월 18일) 저녁에 서점 Le Monte-en-l’Air(르 몽떵레어)에 ≪ Dots, Lines, Colors≫라는 전시의 오프닝이 있을 예정입니다.


△ 토요일 저녁, 전시회 오프닝이 있었던 서점 르 몽떵레어 와 그 전시≪ Dots, Lines, Colors ≫
Q. 자금은 어떻게 조달했습니까?
A. 일단 파리시에서 지원금이 나옵니다. 일단 이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요, 독일 문화 센터에서도 나옵니다.
Q. 왜 독일 문화 센터에서 지원을 해줍니까 ?
A. 왜냐면 독일 작가들을 초대했거든요. 작년에는 독일 문화 센터 덕분에 공짜 신문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허나 올해의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10x10=10 전시입니다. 이 전시 판매액이 페스티발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근데 사실 우리 예산이 그리 크지도 않습니다. 일단 여기서 일하고 있는 우리들은 다 자원봉사자들이고요, 페스티발 하는데 드는 돈이라고는 포스터 인쇄비 정도입니다. 미디어 도서관에 공간 대여비 같은 것도 안 내고요. 여기에서 전시에 드는 액자도 도서관 것이기 때문에 안 사도 되고요. 외부 전시를 위해 액자 몇개 사기는 했지만 그리 많지 않습니다.
△ 10x10=10 전시 포스터.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 다른 인터뷰에서 보충하겠다.
Q. 솔직히 본인도 이 곳에서 외국인 작가이기 때문에, 독일 문화센터가 파리에서 벌어지는 페스티발에 지원을 해주었다는 것에 매우 관심이 갑니다.
A. 이런 건 사실 정말 어떤 사람이 그런 기관에서 일을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우리가 지원을 받을 수 있던 이유는 독일 문화센터 내의 한 관계자가 만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예를들어, 몇해 전에 프랑스 내에서 핀란드 문화센터의 지원을 받은 핀란드 만화 전시가 참 많이 벌어졌는데요, 요즘 그 곳의 정책이 많이 바뀐 모양입니다. 작년에 우리가 핀란드 작가 초대하려고 그 곳 문화 센터에 연락했는데, 전혀 대답이 없더군요.
인터뷰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Volker Zimmmermann는 프랑스에서 10년 동안 거주 중인 독일인이다. 그 외에 주최 팀의 다른 두 자원봉사자, Thomas Gosselin 과 Amandine Meyer를 인터뷰 했다. 이들은 단체에 속하지 않은 개인 작가들로, 조금 늦게 이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이들이 맡아 진행한 전시는 없었으나 대신 출판사 Misma의 10주년 파티가 이들의 권유로 페스티발과 연계해 Bar aux Ours에서 벌어졌다.
△ Misma 10주년 파티 포스터
Q. 10x10전시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해요
A. Thomas: 이 전시는 페스티발 자금을 모으는 행사였는데요, 가로 10cm, 세로 10cm짜리의 그림들을 기부받아 10유로에 팔았습니다. 7월 초에 벌어졌는데, 많은 작가들이 공짜로 자기 그림을 보냈습니다. 약 150명 정도 참여했을 겁니다. 몇몇 그림은 10유로보다 훨씬 비싸게 팔릴 그림들이었죠. 여하간 다 팔렸습니다. 그것이 이번 예산에 큰 몫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그렇게 비싸진 않지만 참가자들에게 스탠드 비용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참가자가 41명 정도 됩니다. 예전에는 공짜였을 겁니다. 이 페스티발에 꼭 팬진만 오는 것은 아니고 개인 출판물들을 다 다루는데, 여하간 참가자들은 어떻게든 출판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작가거나 편집자이거나. 아트북 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참, 이 미디어 도서관은 요즘 팬진을 모으고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 받았는데, 그러다 보니까 너무 많아져서 요즘 문제라고도 하네요. 하하. 이젠 좀 골라야겠죠.
Q. 외부 전시를 포함 모든 행사가 다 동북부에서 합니다.
A. T : 왜그런지 잘 모르지만 이런 분야 일 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다 이 부근에서 삽니다. 아무래도 여기가 싸서겠죠. 예를들어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남서쪽에 사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대부분 비싸죠.
Q. 빠삐에 가쉐와 악티쇼는 어떤 곳입니까 ?
A. Amandine : 일단 빠삐에 가쉐는 만화(실험적 만화) 출판사입니다. 악티쇼는 출판도 하고, 전시도 하고, 이것 저것 하는게 많은데 새로운 작가를 찾는일에 주력합니다. 라디오도 하고 그럽니다. (http://www.articho.info)
Q. 팬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떻게 판매합니까 ?
A. A: 일단 팬진 페스티발이 프랑스 내에서도 여기 저기에 있고(릴, 스트라스 부르그, 리옹 등등), 가까운 이탈리아나 독일에도 있습니다. 아님 인터넷에서도 팔고요. 요즘은 그냥 종이 책으로 안 만들고, 다운 받는 식의 그런 팬진도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는 유료라고도 하네요. 대부분 팬진 하는 사람들은 이걸로 큰 돈 벌 생각 안 합니다. 한번 판 돈으로 다음 팬진 찍는 다는 것이 팬진 정신이죠. 팬진은 소규모, 저예산, 저가이기도 하고요. 저 자신은 지금은 기차비로 너무 돈이 나가서 다른 도시에서 벌어지는 페스티발에 참여를 안 합니다만, 처음에 팬진을 시작했을 때는 여기 저기 많은 페스티발에 참여했습니다. 나 혼자 어디 구석에 처박혀서 홀로 작업하다가, 이런 페스티발에서 나와 같은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너무 기뻤습니다.
△ Thomas Gosselin. 만화가.
최근 작 : Sept milliards de chasseurs-cueilleurs (atrabile 출판사 2013)
△ Amandine meyer. 일러스트레이터. 오래 전부터 팬진 작업을 많이 해왔다. 작가 홈페이지 - http://amendin.free.fr/
최근 작 : Le naufrage enchante de Tete d’Oeuf et des enfants chewing-gum(ion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