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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웹툰의 경제학

인터넷 만화를 의미하는 웹툰(webtoon)이 새로운 킬러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웹툰이란 웹(web)과 만화(cartoon)의 합성어로 기존의 출판만화와 구별하여 인터넷만화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웹툰은 2003년 개인 홈페이지 등에 올린 ‘인터넷 만화’로 시작해 이후 각종 포털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확대되었다.

2017-05-29 김유창

(성인만화 : 애들은 가라 1)


1. 들어가며
인터넷 만화를 의미하는 웹툰(webtoon)이 새로운 킬러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웹툰이란 웹(web)과 만화(cartoon)의 합성어로 기존의 출판만화와 구별하여 인터넷만화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웹툰은 2003년 개인 홈페이지 등에 올린 ‘인터넷 만화’로 시작해 이후 각종 포털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확대되었다. 현재 한국의 웹툰 시장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를 비롯한 대형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무료 웹툰과 2013년 웹툰시장에 진입한 레진코믹스를 필두로 탑툰, 투믹스 등의 전문 웹툰 플랫폼들이 공급하는 유료 웹툰으로 양분되어 있다.
1990년대 한국 만화 시장은 르네상스라 불릴 만큼 호황이었지만 이후 도서대여점의 난립, 출판 시장의 장기 침체 속에서 급속도로 위축되었다. 학습만화로 그 명맥을 잇던 한국의 만화시장은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의 대중화로 웹툰이 크게 성장하면서 인터넷 만화의 시대를 열게 되었다. 2016년 안방극장은 ‘치즈인더트랩’에서 시작해‘동네변호사 조들호’에 이르기까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채워졌다. 드라마만이 아니라 잘 나가는 영화, 연극, 게임의 원천 콘텐츠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이 웹툰이다.

인터넷 만화 시대가 활짝 열린 데는 대형 포털 사이트들의 힘이 컸다. 대형 포털 사이트들은 인터넷에서 대량의 트래픽을 유발하고 방문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웹툰이라는 대중적인 콘텐츠를 활용했다. 웹툰을 무료로 연재하고 광고 노출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사업 모델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 <그림 1> 국내 웹툰 서비스의 진화 과정
출처 : 김재필, 성승창, 홍원균, “웹툰 플랫폼의 진화와 한국 웹툰의 미래, , KT경제경영연구소(2013).

초기의 웹툰들은 주로 아마추어적인 가벼운 신변잡기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후 포털을 중심으로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출판 만화에 주로 사용되던 서사성이 도입되고 극화 형식의 작품들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다. 포털들은 신예 창작자를 대거 등용하고 사용자 반응에 따른 창작자 원고료 책정 등의 정책을 통해 한국 웹툰의 새로운 발전을 이끌었다. 이들은 신인 웹툰 작가들이 데뷔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추고 활동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웹툰이 대중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웹툰 산업이 포털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문제가 없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가 유통을 독점함으로써 웹툰 생산과 관련해 포털 사이트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버렸다. “무엇보다 포털 사이트들이 사용자 반응(조회수, 추천, 덧글 등)에 따른 정식 연재 작품 선정과 원고료 책정으로 인해 특정 작가에게 원고료가 집중되고 인기 있는 유사 장르 웹툰이 범람함에 따라 사용자 반응이 분산 되면서 사실상 원고료가 하향평준화되고 인큐베이팅 코너에 연재하는 창작자들에게 ‘무임금 희망노동’을 유도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도전만화 코너에 대한 포털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털 사이트를 통해 웹툰이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됨에 따라 전통적인 만화시장의 경쟁 요인을 와해시킴으로써 포털이 만화콘텐츠를 독점하게 되었다. “시장 진입 단계에서 웹툰의 무료 서비스는 이용자 확대, 콘텐츠 생산량 증가 등 긍정적 요인이 많았지만 웹툰이 시장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무료 서비스 정책이 정착되고 ‘웹툰(만화)=무료’라는 소비자 인식이 강화 되면서 소비자의 유료 만화 소비욕구를 대체했다. 이는 만화콘텐츠 생산자의 투자와 개발의지를 약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1)

2. 성인웹툰 시장의 발견
국내 웹툰 산업이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성장해 오면서 웹툰은 포털이 제공하는 무료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게 되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2015년 웹툰을 인지하고 있는 전국 만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5년 웹툰 이용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결과 여전히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했다. 전체 응답자의 66.6%가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하는 웹툰은 무료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응답은 15.3%에 그쳐, 웹툰의 산업적인 발전을 기대하면서도 웹툰 이용을 공짜로 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이중적인 심리를 드러냈다. 실제 웹툰 이용경험자(전체 79.2%)가 ‘유료’웹툰을 이용한 경험은 16.3%에 불과했으며 향후 유료웹툰(재)이용의향도 19.3%에 머물렀다.2)
그런데 이 기관의 ‘2013년 웹툰 이용 관련 조사’를 보면 웹툰 이용자 전체의 71.1%가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되는 웹툰은 무료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 웹툰 유료 이용 경험은 불과 8%에 그쳤으며 향후 웹툰 유료 이용 의향 역시 15%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2013년의 조사에 비하면 웹툰은 무료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5% 정도 낮아졌으며 유료 웹툰 이용 경험 역시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8%에서 16.3%로 2배 이상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전히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는 포털 사이트들의 무료 웹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유료 웹툰 플랫폼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유의미한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포털 사이트들의 무료 웹툰에 대항하여 레진코믹스((주)레진엔터테인먼트)가 유료 웹툰 시장의 선두주자로 등장하게 된다. 무료로 제공되는 포탈의 웹툰 연재로 충분한 수익을 얻는 작가는 많지 않으며 무료로 제공되는 웹툰의 장르 역시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어서 독자의 선택권 또한 제약이 많다는데 따른 현실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웹툰의 유료화를 내건 레진코믹스는 한국 웹툰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악순환을 개선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진코믹스 권정혁 CTO는 한 인터뷰에서 레진이 다른 웹툰 서비스와의 차이점으로“잘 만들어진 유료모델을 녹인 점이라고 생각한다. 만화라는 것이 2003년 이후 포털의 트래픽을 가져다주는 용도로 쓰이느라 거의 무료로 제공되어 왔다. 그런 시장에 있다 보니 트랙픽을 만들어내는 쪽으로 흐르게 되고 그래서 장르의 편중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짧게 보고 자주 보는 만화 위주로 올라오게 되고 깊게 들여다보고 서사가 있는 만화가 설 자리는 점차 사라져 갔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만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그러자면 콘텐츠 제작자들이 돈을 벌 수 있어야 하는데 무료서비스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넣되 부분 유료화 등 다양한 방식을 채택해서 무료 독자들도 와서 즐길 수 있지만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면 더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우리가 생각했던 좋은 콘텐츠들이 더 많이 유통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4)
유료웹툰 사이트의 가장 큰 경쟁력은 콘텐츠에서 나왔다. 무료 웹툰을 제공하는 포털과는 달라야 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성인 콘텐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포털에서 만나기 어려운 성인물은 유료 플랫폼을 살린 주역이다.5) 레진코믹스의 경우 성인웹툰이라는 장르의 다양성, 유료화 정책으로 작가들이 실질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성공요인이었다.
레진코믹스에 이어서 본격적인 성인 웹툰 플랫폼을 표방한 탑툰((주)탑코믹스, 현 ㈜탑코)이 등장한다. 2014년 설립된 이래 급속한 성장을 해온 탑툰은 국내를 넘어 해외진출에 활발하다. 탑툰 역시 성인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인콘텐츠 서비스를 전면에 내걸고 등장했다. 김춘곤 탑툰 부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대기업의 틈바구니 안에서 중소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니치 마켓을 잘 활용해야 했다. 성인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인콘텐츠 서비스는 꽤 효자 역할을 했다. 현재까지 대부분 인터넷 소비문화는 중고생들이 타깃층으로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모든 연령대가 사용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이 볼만한 콘텐츠가 더 늘어나야 하지 않을까? 어른들이 보고 싶어 하는 스토리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작품들에 집중하면서 독자들이 즐길 수 있는 차원의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하는 철저한 소비자 타깃팅이 성인콘텐츠 제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성인콘텐츠, 성인웹툰이 반드시 19금 성애물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미생 역시 성인웹툰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성인웹툰이라고 할 때는 19금 이상의 성적인 내용이 주가 되는 웹툰을 떠올리게 된다. 무료로 웹툰을 제공하는 포털이라는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그리고 여전히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한 현실에서 유료 플랫폼들이 초기에 성애물의 수익에 기댄 것도 사실이다.

△ <그림 2> 웹툰 유료 플랫폼의 성인물 및 비성인물 수익 분포
 출처 : 김태원, 한국웹툰산업협회 주관“한국 웹툰 PD 아카데미 강의안”(2016). 각주 : A사, B사, C사 담당자 질의 결과 평균.

레진코믹스나 탑툰에서도 초기와 달리 성인물의 비중이 줄어들고 이른바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서사가 있는 웹툰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음은 분명하다. 레진코믹스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성인만화의 비중이 실제로는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2015년 다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레진코믹스의 성인물은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며 여타 온라인 서점 등과 비교했을 때에도 더 적은 수준이라는 얘기다. 700개 가량의 만화 중 성인물은 100여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탑툰의 경우는 성인물이 서비스 초기에 상당부분을 차지했으나 그 비중이 70%로 낮아졌으며 최근에는 성인물과 비성인물 비중이 6:4 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3. 성인웹툰 이용 현황
여기에서는 성인웹툰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성인웹툰 이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인웹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개념 정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성인웹툰이라고 반드시 성애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성인웹툰을 주로 서비스하는 유료 웹툰 플랫폼에서 성인웹툰은 성인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만화로 정의한다는 점에서 성인웹툰의 개념을 보다 폭 넓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성인웹툰에는 성인물뿐만 아니라 무협, 공포, 스릴러 등 성인들이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성인웹툰 이용자에 대한 보다 수준 높은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성인웹툰 이용자에 대한 밀도 높은 조사나 통계자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른바 ‘성인웹툰’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사나 통계자료가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유료 웹툰 플랫폼의 경우 비성인 웹툰의 규모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현재로서는 유료 웹툰 플랫폼 이용자 현황을 토대로 성인웹툰 이용현황을 가늠해 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성인웹툰 이용자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설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성인웹툰 이용자에 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통계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성인웹툰, 유료 웹툰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들 웹툰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성별, 연령별 비중은 어떻게 될까? 여기서는 대표적인 유료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A사의 이용자 현황을 토대로 성인웹툰 이용자가 누구이며 성인웹툰을 어떻게 소비하는지 구체화 시켜보고자 한다.

△ <그림 3> 성별 이용자 비중 
 출처: A사 제공 자료.
먼저 성인웹툰을 이용하는 성별 통계다. 위의 성별 자료를 보면 A사를 이용하는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예상대로 여성 보다는 남성 유저들이 두 배 정도 많다. 남자는 전체의 67%를 차지하며 여자는 33%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성 이용자도 전체의 30% 이상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레진코믹스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만화콘텐츠의 주 소비자 집단으로 젊은 여성을 겨냥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레진코믹스를 방문하는 방문자의 60%가 남성이지만 유료 결제를 하는 회원 가운데선 60%가 여성이라는 것이다. 남성들은 콘텐츠에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여성을 겨냥한 콘텐츠를 생산해야 돈이 된다는 것이다. 흔히 얘기되듯 20대 여성이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이기 때문에 무조건 20대 여성을 유혹하라는 얘기다. 6)

△ <그림 4> 연령별 이용자 비중 
출처: A사 제공 자료.

다음으로 유료 웹툰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연령이다. 위의 연령별 통계를 보면 18세에서 24세 이용자가 41.5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서 25~34세가 21.39%로 그 뒤를 잇고 있다. 35세 이하 이용자가 전체의 62.91%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대가 주 이용자인 대형 포털과 달리 성인웹툰을 볼 수 있는 유료 웹툰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연령대가 높은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20대와 30대들이 이른바 유료웹툰 플랫폼을 통해 성인웹툰을 이용하는 주 이용자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그림 5> 디바이스별 이용자 비중 
출처: A사 제공 자료.

위의 그림을 보면 디바이스별 이용자 현황이 나타난다. 성인웹툰 이용자의 94%는 모바일을 통해 웹툰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PC를 통해 이용하는 이용자수는 전체의 6%에 불과하다. 모바일의 경우 안드로이드 이용자가 월등히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인웹툰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접속 시간대별 자료다. 접속시간은 오전 7시부터 상승곡선을 나타내다가 오후 9시부터 대폭 증가하게 된다. 이는 대부분의 새로운 웹툰 회차가 오픈되는 시간이 밤 10시~12시 사이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시간대 별로 보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성인웹툰을 보는 유저가 가장 많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유료 웹툰 플랫폼에 평균적으로 체류하는 시간은 하루 11분이다.

△ <표 1> 이용시간대 및 체류시간 
출처: A사 제공 자료.

이상에서 보듯 성인웹툰을 이용하는 주 이용자는 20~30대 남성으로 모바일을 통해 잠자리에 들기 전 11분 정도 성인웹툰을 소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성인웹툰 이용자 가운데 유료 결제를 하는 적극적 소비자는 20대 여성으로 그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4. 성인웹툰 시장의 수익구조
성인웹툰 시장의 수익구조는 기본적으로 웹툰 유료판매로 벌어들이는 수익이다. 레진코믹스와 탑툰 모두 광고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통적인 수익 모델은 하나다. 탑툰은 결제금액에 따라 코인이 최소 150원부터 200원까지이며 평균 200원 당 1코인이다. 레진코믹스의 경우는 연재 한 회분을 보는 값이 2~4코인인데, 현재 21코인에 3,900원, 61코인에 9,900원이다(포인트 차감 8,400원). 1코인은 약 140~180원이다. 한 회분에 280~720원 정도로 만화가게에서 한 권씩 빌리는 만화책과 비교해도 결코 싸지 않다.7) 그렇다면 어떻게 웹툰 유료 판매가 이루어질까?
유료 웹툰 플랫폼들은 기승전결 구조가 확실한 작품이라야 유료화에 성공한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유료 웹툰 플랫폼들이 1, 2회차를 무료로 공개하고 다음 회차를 보기 위해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게 만드는 작가의 작품은 유료화 모델에서 성공한다. 레진코믹스는 조회 수가 많은 작품과 유료 결제가 활발한 작품이 완전히 엇갈린다고 말한다. 조회 수는 높지만, 유료 결제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작품도 있다고 한다.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유료 결제 문턱은 처음 넘기가 어렵지만 한번 문턱을 넘으면 돈 쓰는데 거리낌이 없다. 첫 유료 결제를 이끌어낸 작품은 대체로 이야기 짜임새가 탄탄한 경향이 있다. 이런 작품을 그리면 조회 수가 적어도 돈을 번다. 포털 웹툰에서는 반대였다. 길고 탄탄한 이야기보다, 단막극처럼 호흡이 짧은 작품을 그리는 작가가 대접받았다.”는 것이다. 8)
유료 웹툰 판매의 결과는 놀랍다. 레진코믹스는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해 그 해 9억8782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4년에는 103억, 2015년에는 318억2,933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 된다.9) 레진코믹스에 이어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탑툰은 2014년 83억5,700만원, 2015년 199억6,100만원, 2016년에는 265억5,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10) 그야말로 시작한 지 3~4년 된 신생 기업들이 연 2백억, 3백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그림 6> 탑툰의 매출액 

㈜탑코의 웹툰 플랫폼 탑툰의 경우 국내에서만 천만 명 이상의 유저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전체 작품 수 대비 성인웹툰 작품이 약 70%에서 현재는 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체 수익 중 성인웹툰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초기 90%에서 70%로 감소했고, 현재는 65% 정도를 차지한다.11) 레진코믹스는 전체 작품 수 대비 성인웹툰 작품이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얘기된다. 전체 수익 중 성인웹툰 비율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탑툰에 비해 성인물 비중이 적은 만큼 수익 비중 역시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레진코믹스와 탑툰은 작가와의 수익배분을 작품에 따라 분배하지만 평균적으로 5:5로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진코믹스의 경우 작가들에게 200만원까지 보장을 해주는 최소보장금액 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작가들에게 최저 생활비를 제공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금액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탑툰에서는 작가에게 기본 원고료를 제공하고 원고료 이상의 수익이 날 경우 수익을 나누게 된다. 탑툰에서도 작가들에게 최소한의 금액을 보장해주고 있다. 12)
유료 웹툰 플랫폼의 경우 웹툰 시장의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포털 사이트와 경쟁을 하기 위해서 포털에서 하지 않는 성인물 장르를 서비스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 전략이었다. 유료 웹툰 플랫폼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성인콘텐츠에 기댔던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 전략은 현재로서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 성인웹툰의 경제적 효과
국내 웹툰 시장은 2013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성장해 2018년에는 1조원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 무료 웹툰을 활용하면서 시작된 웹툰 시장이 이렇게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성인웹툰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들고 나온 유료 웹툰 플랫폼의 등장과 성공에 기인하는 바 크다.

△ <그림 7> 국내 웹툰 시장 규모 추이(2013~2018) 
출처 : KT경제경영연구소, “웹툰, 1조원 시장을 꿈꾸다”(2015)

성인웹툰의 경제적 효과는 여러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유료 웹툰 플랫폼의 등장으로 성인웹툰은 작가들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주었다. 특히 레진코믹스는 2014년 매출 103억 원 중 63억원을 작가들에게 배분했음을 강조한다. 구글과 애플 등에 지급하는 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전체 매출의 70%를 작가들에게 나눠줬다는 것이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대부분 유료 플랫폼은 모든 작가에게 기본급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신인 작가의 기본급도 일반 직장인의 초봉에 맞먹는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신인 작가의 월급은 대기업 초봉에 맞먹는 경우도 적지 않고, 인기 작품의 작가 중에는 억대 연봉을 가져가는 이도 있다”고 한다.
또한 유료웹툰은 웹툰 작가들의 일자리를 늘렸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신인 작가에게는 기회의 장이다. 유료 플랫폼의 성장으로 인기 있는 작가 섭외가 만만치 않다고 알려져 있다. 예비 작가 중 일부는 아무래도 더욱 많은 대중에 노출되는 대형 포털만을 고집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기성작가들이 먼저 유료웹툰 사이트에 러브콜을 보내기도 한다. 사실 작품이 대박 난다면, 유료웹툰을 통해서 작가가 연재 기간 내에 벌 수 있는 돈은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13)
또한 무료 웹툰의 경우 단행본 출판 기회가 감소하고 콘텐츠가 유통될 때 별다른 저작권 보호 장치가 없어서 무단 번역본이 퍼지면서 해외 수출시 기피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2차 콘텐츠 생산 및 소비활력에 기여하고 있으나 해당 웹툰의 수익 확장으로 연계되는 효과가 미비하다. 유명 웹툰의 경우 불법유통으로 인해 저작권수입이 미미하다는 문제들을 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성인웹툰을 통한 유료시장의 개척은 저작권 강화 및 이로 인한 수입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14)

마지막으로 성인웹툰 시장은 기존 포털과는 다른 유료화정책으로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하면서 무료 웹툰의 경우 10대 취향의 쏠림 현상의 가속화로 인한 웹툰의 질적 저하를 막는데도 기여했다. 돈을 내고 보는 웹툰이란 그 만큼 작가의 정성과 시간,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일 수밖에 없다. 특히 성인웹툰 시장의 확장은 웹툰의 강점인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유리했다. 그리고 이러한 웹툰 원작의 다양성과 밀도 높은 작품의 생산은 드라마지막으로 성인웹툰 시장은 기존 포털과는 다른 유료화정책으로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하면서 무료 웹툰의 경우 10대 취향의 쏠림 현상의 가속화로 인한 웹툰의 질적 저하를 막는데도 기여했다. 돈을 내고 보는 웹툰이란 그 만큼 작가의 정성과 시간,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일 수밖에 없다. 특히 성인웹툰 시장의 확장은 웹툰의 강점인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유리했다. 그리고 이러한 웹툰 원작의 다양성과 밀도 높은 작품의 생산은 드라마, 영화, 게임으로의 2차 저작물을 통한 수입의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유료 웹툰 시장의 확대로 미스터블루가 상장한데 이어 웹툰 플랫폼 탑툰은 2018년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웹툰플랫폼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 경우는 IMM PE로부터 3년 내 IPO 추진을 조건으로 500억 원 투자를 받기도 했다.15) 결국 성인웹툰 시장의 성장은 웹툰 작가는 물론 웹툰 에이전시, 플랫폼 등 웹툰 산업계 전반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6. 마치며
성인웹툰 시장의 발전이 웹툰 산업 전반에 미친 영향이 크지만 여전히 업계가 개선해 나가야 할 점도 많다. 최근 웹툰 이용자에 대한 이용 실태 조사를 보면 웹툰 이용자가 즐기는 콘텐츠 장르는 웹툰이 31.9%로 1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모바일 게임이 19.3%, TV프로그램이 15.8%, 음악이 16.1%로 나타났다. 웹툰은 게임이나 TV 프로그램, 음악을 제치고 대중들이 가장 즐기는 콘텐츠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료 이용 경험이 높은 콘텐츠 장르는 음악이 74.0%로 가장 높았고 영화 58.8%, 웹툰 50.8%, 모바일 게임 43.4%, TV프로그램 32.1%로 집계되었다.16) 여전히 웹툰은 활발한 이용에 비해 유료 이용에 대한 인식이나 실제 이용 경험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영화와 음악은 당연히 돈을 지불해야 하는 콘텐츠라는 인식이 이제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전히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다. 무엇보다 웹툰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많은 저작자와 관련 업체들의 수고와 노력이 제대로 그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유료 웹툰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이 부분은 성인웹툰을 서비스하는 유료 웹툰 산업계는 물론 문화콘텐츠 관련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가장 시급히 노력해 나가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1) 박석환, 박현아, 2014, “웹툰산업의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웹툰 대형포탈 플랫폼 유통구조를 중심으로” <코카포커스>, 2014-02호(통권 79호), 한국콘텐츠진흥원.
2)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2015 웹툰 이용 관련 조사,(https://www.trendmonitor.co.kr/tmweb/trend/allTrend/detail.do?bIdx=1260&code=0303&trendType=CKOREA)
3)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2013 웹툰 이용 관련 조사,(https://www.trendmonitor.co.kr/tmweb/trend/allTrend/detail.do?bIdx=999&code=0303&trendType=CKOREA)
4) APPSTORY, “웹툰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레진코믹스”(2015. 5)
5) 데일리한국, “[집중취재-유료웹툰①] 돈내고 보는 웹툰, 야한 줄만 알았지? ”., 2016. 02. 12.
6) 프레시안, “무조건 20대 여성을 유혹하라-레진은 어떻게 성공했나 下”, 2015. 05. 28.
7) 프레시안, “만화가 월 수입 5000만원, ‘레진’은 축복이다!-레진은 어떻게 성공했나 上”, 2015. 05. 21.
8) 프레시안, “무조건 20대 여성을 유혹하라-레진은 어떻게 성공했나 下”, 2015. 05. 28.
9) 잡코리아 기업정보, ㈜레진엔터테인먼트 매출액,(http://www.jobkorea.co.kr/Recruit/Co_Read/C/lezhin?Oem_Code=C1) ; 다수의 신문기사 및 인터뷰 참조.
10) 잡코리아 기업정보, ㈜탑코 매출액,(http://www.jobkorea.co.kr/Recruit/Co_Read/C/topcomics2?Oem_Code=C1)
11) 주간인물, “김춘곤 ㈜탑코믹스 대표-글로벌 플랫폼 ‘탑툰’, K툰 한류를 선도하다” 2016. 04. 06.
12) 키뉴스, “네이버 카카오만 있나...웹툰 업계 성인 차별화로 해외 노크 레진코믹스·탑툰”, 2016. 12. 23.
13) 데일리한국, “[집중취재-유료웹툰①] 돈내고 보는 웹툰, 야한 줄만 알았지? ”., 2016. 02. 12.
14) 박석환, 박현아, 2014, “웹툰산업의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웹툰 대형포탈 플랫폼 유통구조를 중심으로” <코카포커스>, 2014-02호(통권 79호), 한국콘텐츠진흥원.
15) 더벨, “모바일·앱 기반 IPO 유망업종, 19금 규제에 발목?”, 2017. 04. 13.
16) 한창완, 2015, “웹툰산업 현황 및 실태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