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17회 대한민국 창작만화공모전 대상 - <그 계절 우리는,> 김성곤 작가 인터뷰

17회 대한민국 창작만화공모전 대상 - <그 계절 우리는,> 김성곤 작가 인터뷰

2019-09-11 한국만화영상진흥원



Q. 창작만화공모전 대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우선 축하 감사드립니다.
저는 ‘반얀’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곤이라고 합니다.
대중에게 선보였던 작품은 작년 2018 최강자전 당시 32강에 진출했던 <첫 만남은 한 살부터>라는 웹툰입니다. 그리고 올해 창작만화공모전에서 <그 계절 우리는,>이라는 웹툰으로 상을 받게 됐는데, 단편 장르에서 처음 받은 큰 상이라 더 뜻깊은 것 같습니다.

△  제17회 창작만화공모전 대상작 <그 계절 우리는> 김성곤 작가


Q.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상황이 어떠셨나요? 그때의 감정을 되새기자면?
A. 당시에 결과 발표 홈페이지를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직 발표가 안 된 걸로 알고 ‘언제 발표가 나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미 발표가 된지 이틀이 지난 상황이더라고요. 진흥원에서 ‘대상 수상 축하한다.’는 연락이 왔는데 제가 대상일 거란 생각은 못 하고 오히려 “감사합니다. 저는 혹시 어떤 상을 받은 건가요?”라고 여쭤본 기억이 나네요. 수상 결과를 듣고도 믿기지 않아서 한동안 멍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점차 실감이 나면서 무척이나 기뻤어요. 그날 하루 종일 들떠서 아무것도 못 했던 것 같습니다.ㅎㅎ



Q. 그때의 감정을 바탕으로 수상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선 이렇게 좋은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그 계절 우리는,>은 유기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반려 인구가 많아질수록 유기되는 동물들의 수도 늘어나는 슬픈 상황이 벌어지곤 하는데요. 저는 이 만화를 통해 그들도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소중한 존재라는 걸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힘들 순간이 올 때마다 오늘을 생각하며 좋은 만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Q. 어떻게 대한민국 창작만화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A. 진흥원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창작만화공모전’이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단편만화라면 예전부터 하고 싶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그려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공모전 준비 과정이 궁금합니다.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A.  저의 경우에는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다.’라는 큰 주제를 정하고 나면 짧은 로그 라인 여러 개를 적어봅니다. 예를 들어 ‘유기견도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면 거기에 맞는 로그 라인을 다양한 시각에서 자유롭게 적어 봅니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좋은 이야기에 살을 붙여 나가는 방식이에요. 이런 과정 없이 처음부터 이야기를 쓰다 보면 그 이야기에 매몰되거나 진행한 게 아까워서 다른 이야기로 바꾸질 못 하겠더라고요.


Q. 이번에 대상을 받은 <그 계절 우리는,>은 유기견을 소재로 한 만화입니다. 이야기가 현실적이어서 저는 만화를 읽고 혹시 작가님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화 소재는 어떻게 선정하셨나요?
A.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동물을 좋아하는 건 맞습니다.요즘에는 반려 인구가 많아져서 집 앞에만 나가도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담은 TV 프로그램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반면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버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그 이야기를 처음 듣고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아이들이 받게 될 상처와 더불어 처음부터 야생의 환경에서 자란 게 아니라 집에서 가족들과 살다 버려진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곳에 던져졌을 때 ‘얼마나 무서울까. 그리고 내가 버려졌다면 어떨까. 혹은 버려진 게 아니라 가족들이 실수로 잃어버리고 간 거라고 믿고 산다면... 얼마나 힘들까.’ 그런 생각들이 며칠 동안 계속 머릿속에 맴돌더라고요.그러다 문득 그 아이들이 버려져서 힘든 것보다는 버려진 그들이 다시 행복하게 되는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어요. 저도 모르는 사이 그들이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 다시 사랑받으며 행복해지길 바랐던 마음이 커졌던 것 같아요.

Q. 평소 동물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A. 제가 태어날 때 저와 함께 태어난 고양이가 있었는데 유년기를 함께 보냈거든요. 이름은 ‘나비’였어요. 고양이임에도 부르면 오고, 손! 하면 손도 올려주고 가끔 이상한 걸 물어오기도 했었는데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네요.부모님께서 방앗간을 하시는데 어릴 때는 방앗간에서 살았거든요. 그때 옆집이 건강원을 했었는데 환풍구를 타고 저희 집으로 독사 두 마리가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저희 가족은 자느라 들어온 지도 몰랐는데 다음날 나가보니 나비가 독사 둘을 물어 죽였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어쩌면 나비 덕에 살아 있는 걸 수도 있겠다.’ 싶네요.ㅎㅎ 가끔 제 짜장면을 먹으려고 달려들거나 학교 앞에서 사온 병아리를 먹어버리는 일도 있긴 했지만. 추억이 많아서인지 지금도 나비 생각이 많이 납니다. 다시 볼 수 있다면 꼭 보고 싶어요.그래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고양이입니다. 어쩌면 그냥 ‘나비’라는 동생을 가장 좋아하는 거 같아요..

Q. 반려동물과 함께하려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반려동물을 들이고자 하는 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
A.  ‘하나의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라는 것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우리가 동물을 볼 때 단편적으로 보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만 보고 입양하는 건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그들은 말을 하지 못하고 행동도 사람과는 다르니까요. 책임감 없이 물건을 사듯 그들을 입양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들과 가족이 되었을 때 아낌없이 많이 사랑해주면 좋겠습니다.

Q. 대상 수상 비결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아무래도 많은 분들께서 이야기에 공감해 주신 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운 덕분 아닐까요?ㅎㅎ

Q.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은 어떻게 쓰실 예정이신가요?
A.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ㅎㅎ

Q. 처음 만화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대학도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싶단 생각이 들어 디자인과에 들어갔습니다. 만화에 입문하기 전 회사 생활은 약 8년 정도 한 것 같아요. 그때 문득 ‘앞으로 평생 디자인을 하며 살면 재미있을까? 아니면 내게 디자인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남아 있나?’라고 자문했을 때 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그래서 그럼 난 뭘 할 때 재미있어하지? 어떤 걸 하면 평생 배우며 살 수 있을까 고민하다 ‘그래 난 만화를 참 좋아했지.’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었는데 아내가 적극적으로 밀어줘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상 수상 결과를 알고 가장 먼저 아내와 그 기쁨을 함께 했던 것 같아요.ㅎㅎ

Q. 작품을 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연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같은 내용의 만화라 해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작품에 훅 빠져들기도 하고 얼마 안 보고 지루해지기도 하는 것 같아서요. 저도 배우는 입장이고 앞으로도 꾸준히 연습해야 할 분야인 것 같습니다.

Q. 만화를 그리는데 삶의 어떠한 경험이 가장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시나요? 만화가를 지망하시는 분께 꼭 해보라고 추천해보고 싶은 경험이 있다면?
A. 저는 회사를 다녀 보았던 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회사라는 조직에는 서열이 존재하다 보니 강자 혹은 약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대하는 모습을 밀접하게 관찰할 수 있었어요. 또한 같은 지위에서 같은 상황에 처했다 해도 성격에 따라 사람들이 저마다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는지, 그들 간의 미묘한 신경전과 사내정치, 동료애 등등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상황을 경험한 것 같아요.‘이야기의 주된 흐름’이 캐릭터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회사만큼 다양한 캐릭터와 만나볼 기회가 많은 곳도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Q. 평소 작업하실 때, 어떤 도구를 활용하시나요?
A. 신티크 22인치와 한손 키보드(레이저 오브위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신티크 22인치를 사용하다 보니 키보드를 놓을 공간이 애매해서 단축키를 지정해놓는 키패드를 사용하는데요. 그게 또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단축키 패드가 없으면 아예 작업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망가지면 큰일이에요...

Q.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A. 현재 새로운 웹툰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아직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작가님의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게 될 디지털규장각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아무래도 기존 만화가분들과 지망생분들 혹은 만화와 관련된 분들이 이 글을 읽어 주셨을 것 같아요. 만화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분들 모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일들만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아직 배우는 입장이고 갈 길이 멀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만화가가 되겠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의 인터뷰 글 끝까지 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