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인 여러분, 뭐 하고 계세요?
4화-만화 유사 분야 편
지금까지 만화학과를 졸업하여 만화와 관련된 직종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화인들을 만나보았다. 그런데 사실 만화학과가 개설된 대학교 중에 만화와 웹툰만을 가르치는 학과가 있는 학교는 많지 않다. 최근에는 웹툰과 웹소설을 같이 가르치는 ‘웹툰웹소설학과’도 개설되고 있으며, 만화와 게임을 같이 가르치는 ‘만화게임영상학과’도 생기고 있다. 또한, 만화학과는 일반적으로 ‘만화애니메이션학과’라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많은 학교에서 만화학과는 애니메이션과 접목하여 만화애니메이션학과로 개설되어 있다. 입시를 할 때도 만화 입시와 애니 입시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학과를 졸업하는 모든 학생이 만화인이 되는 것은 아니고, 게임, 웹소설, 애니메이션, 영상 등 유사한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유사 분야가 접목된 만화학과에 처음 입학할 때는 졸업 후에 만화인이 될 것이라고 결심하지만, 학교에 다니며 자기 적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은 만화보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쪽과 더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진로를 바꾸는 학생도 있다. 그래서 ‘만화인 여러분, 뭐 하고 계세요?’의 4화에서는, 만화학과 입시생이나 만화학과 재학생들에게 더 넓은 기회를 소개해 주기 위해서, 만화와 유사한 분야인 애니메이션 업계와 웹소설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감독과 웹소설 작가를 만나보았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일" -애니메이션 감독
최근 극장가에서는 애니메이션 극장판들이 강세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개봉하여 차트에서 1위를 다투다가, 귀멸의 칼날의 인기가 어느 정도 시들해지자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 개봉하여 극장에서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의 편지’,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 등 한국 만화를 원작으로 해서 제작된 한국 애니메이션들도 흥행 중이며, 넷플릭스와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에서 제작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련 전공자가 아니면 만화와 애니메이션이라는 용어를 혼용해서 사용할 정도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유사한 분야이기는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만의 매력이 있다. 원래는 정지되어 있어야 할 그림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경험은 만화와 영화에서는 할 수 없는, 애니메이션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다. 이 일반적이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극장을 찾고, TV를 켜고,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것이다. 오늘 소개할 애니메이션 감독인 ‘A 감독’도 이렇게 새로운 세계 속에 살아 숨 쉬는 캐릭터를 만드는 애니메이션 작업의 매력에 빠져서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었다.
A 감독은 주로 어린이를 타겟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A 감독은 학생 때부터 애니메이터가 되기를 꿈꾸었었고, 현재 근무하는 스튜디오에서도 애니메이터로 입사해서 근무했었다. 그러다가 스토리보드에도 관심이 생겨 스토리보더로 직무를 변경하였다가 연출력을 인정받고 감독 제안을 받아 감독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애니메이션 감독은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을 감독하는 사람이다. 애니메이션은 주로 많은 인원들이 팀을 이루어서 작업을 하게 된다. 만화가들도 그림작가와 스토리작가로 역할을 구분하기도 하고, PD의 프로듀싱을 받기도 하고, 어시스턴트를 고용해서 도움을 받기도 하는 등 팀을 이루어서 만화를 제작하긴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는 만화를 제작할 때보다 인력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만화는 인물이 움직이는 모든 과정을 묘사할 필요 없어서 적은 컷으로도 상황을 묘사할 수가 있지만, 애니메이션은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컷과 컷 사이를 전부 그림으로 이어야 하므로 만화보다 작업량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을 이루는 각각의 그림을 ‘프레임’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인간의 눈은 1초당 8프레임이 들어가면 움직임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느낀다. 그래서 애니메이터들은 컷과 컷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서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최소한 1초에 8프레임을 넣어야 하며, 많게는 1초에 24프레임을 넣어야 한다. 박 대표가 감독하는 작품은 대체로 1초에 12프레임을 넣는데, 이것은 20분짜리 애니메이션을 한 편 만든다고 가정할 때, 총 14,400장의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렇듯 애니메이션은 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 상당한 노동력이 필요하고, 그만큼 투입되는 인력이 많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는 모든 과정을 총괄할 수 있는 감독이 꼭 필요하다.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프리 프로덕션, 메인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이라는 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감독은 이 3단계의 과정에 모두 관여하게 되며, 단계별로 컨펌을 맡고, 회의를 주도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먼저, ‘프리 프로덕션’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전의 기획 단계로, 시놉시스부터 시나리오, 캐릭터 디자인, 배경 콘셉트 디자인, 애니메틱까지가 프로 프로덕션 단계에 포함된다. 이 단계에서 감독은 기획 회의를 하고, 시놉시스와 시나리오를 작성하며 애니메이션의 콘셉트를 정한다. 그리고 캐릭터와 배경 디자인에 필요한 레퍼런스를 찾고, 디자이너에게 레퍼런스를 전달하며 대략적인 결과물에 관해 설명해야 한다. 디자이너들이 작업한 캐릭터, 배경 디자인을 컨펌하여 디자인 콘셉트를 확정하는 일 또한 감독의 몫이다. 기획 단계에서 디자인 콘셉트까지 정해지면 스토리보더가 디자인을 참고하여 애니메틱(디테일한 움직임을 만들기 전에 전체적인 움직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동작이나 동선을 시각화하는 것)을 제작한다. 보통 애니메틱은 스토리보더가 작업하고 감독은 수정 회의에서 애니메틱 연출 흐름이 어색하지 않은지, 캐릭터의 감정선이 장면과 어울리는지 등을 체크하는 정도지만, A 감독은 애니메틱을 직접 작업한다고 한다. 기획이 끝나면, 애니메틱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단계인 ‘메인 프로덕션’ 단계로 들어간다. 메인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디자이너가 애니메틱을 참고하여 컷별로 배경 작업을 하면, 감독이 디자인 팀장과 함께 컨펌을 하며 최종 디자인을 잡아 나간다. 배경 작업이 완료되면 애니메이터가 애니메이팅 작업을 하게 되는데, 애니메이팅 작업 단계에서도 앞의 단계들과 마찬가지로 작업이 끝난 후에 감독이 애니메이팅 팀장과 함께 최종 컨펌을 하며 어색한 동세가 없는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의도했던 대로 애니메이션이 잘 연출되었는지 등을 확인한다. 마지막 단계인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는 애니메이션 작업의 마무리 단계로, 컷 편집, 후보정, 더빙, 음향 등의 작업이 포함된다. 후보정은 VFX 디자이너가 작업하기는 하지만, 최종 컨펌은 감독이 직접 맡아야 하고, 더빙 단계에서도 감독은 직접 더빙 스튜디오에 방문해서 성우들에게 캐릭터 연기를 지시해야 하며, 노래와 폴리(실제 소리와 유사한 소리를 만들어 영상의 현실감을 높이는 효과음) 등의 음향도 사운드 스튜디오에서 작업하기는 하지만 역시 최종 컨펌은 감독이 맡아야 한다. 특히 컷 편집은 컷별 타이밍(더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위해 화면에서 프레임이 보여지는 시간을 조정하는 것) 감각이 중요해서 주로 감독이 작업하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감독이라는 직업은 애니메이션 제작의 A부터 Z까지 모든 단계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각 팀과 소통하고 작업물을 컨펌하며 애니메이션의 최종 아웃풋이 멋지게 나오도록 팀들을 이끌어가는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감독이 이렇게 모든 작업 공정에 관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겁을 먹고 뒷걸음질 치는 독자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A 감독은,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보드, 디자인, 애니메이팅 등 모든 작업 공정을 완벽하게 할 줄 알아야 하냐는 질문에,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디렉션 능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 뛰어나지는 않아도 괜찮다고 대답했다. 스토리보드는 스토리보더가 그리고,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하고, 애니메이팅은 애니메이터가 그리기 때문에 감독은 작업물을 취합했을 때 결과물이 잘 나오는지만 판단하면 된다. 물론 각 분야에 뛰어나다면 디렉션이 더 쉬워지기는 하겠지만,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의 능력을 조금씩 키우는 것보다는 협업 능력과 소통 능력, 그리고 연출 능력을 확실히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감독은 팀별로 피드백을 주고받거나 소통하는 업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협업,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면 감독으로 일하기에 어려울 수가 있다. 연출 능력의 경우, 애니메이션을 볼 때 관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연출이기 때문에 감독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키워야 하는 자질이다. 연출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서 A 감독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상 연출법 101’이라는 책을 추천했다. 이 책에는 영상 연출에 쓰이는 기본 기법들과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가져야 하는 자세 등 애니메이션 감독 지망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뭐든지 공부라고 생각하면 흥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을 보면서 연출 공부도 같이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이 어떤 식으로 연출을 했는지 따라 그려보면서 분석도 해보고, 좋아하는 작품의 시나리오나 장면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다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된다. A 감독은 만화애니메이션학과에 재학하던 대학생 시절에 졸업 작품을 만들면서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키웠다고 한다. A 감독이 다녔던 학교에서는 팀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졸업 작품을 혼자서 제작해야 했는데, 덕분에 애니메이션 제작의 전 과정, 팀별 업무, 사운드 업체와의 소통 등 애니메이션 감독 업무를 졸업 전에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그래서 A 감독은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꼭 1인 제작 창작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했다.
앞에서 감독이 해야 하는 일들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을 보면서 여러분도 느꼈겠지만, 애니메이션 감독은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 감독은 애니메이션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위한 중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제작 과정에 참여해야 하고, 팀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애니메이션 작업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만큼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들 수 있다. A 감독도 업무량이 많아 힘들기는 하지만,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애니메이션이 완성되는 것을 보며 느끼는 뿌듯함과 희열 때문에 이 직업을 사랑한다고 한다.
A 감독은 현재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작업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타겟층의 애니메이션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금은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 TV 애니메이션만이 아닌 다양한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시대가 되었다. A 감독도 ‘헬루바 보스’나 ‘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 같은 영미권 웹 애니메이션처럼 다양한 스타일과 다양한 타겟층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한다.
"외로움을 참고 기다리는 일" -웹소설 작가
웹소설은 웹툰과 순문학의 정중앙에 있다. 웹소설은 웹 콘텐츠라는 점에서 웹툰과 닮았고, 글을 매개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순문학과 닮았다. 이번 화에서 인터뷰한 웹소설 작가인 ‘메토헥시탈’ 작가 또한 웹소설을 웹툰과 순문학을 잇는 다리라고 표현하였다. 그래서 웹소설은 글을 매개로 전달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순문학보다는 웹툰에 가까운 창의적인 표현이 가능하고, 웹툰처럼 화별로 호흡이 짧기 때문에 독자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독자들을 사건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그래서 웹소설은 순문학보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기에 쉬우며, 웹툰처럼 인물들의 외모가 시각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라서 웹툰보다 실사화 캐스팅을 하기에도 편리하다. 웹툰과 비슷한 특징을 공유한다는 점 때문에 웹툰 작가들도 웹툰 공부를 위해 웹소설을 많이 읽기도 하고, 웹툰을 제작하다가 웹소설을 쓰게 되는 작가들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메토헥시탈 작가 또한 중고등학생 시절 만화를 아주 좋아하였으며, 만화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는 웹소설 작가다.

자신을 상업 작가를 꿈꾸는 독립 작가라고 소개한 웹소설 작가, 메토헥시탈 작가는 성인 로맨스를 주력 장르로 해서, 호흡을 길게 이끌어가는 스타일로 인물 간의 감정선이 중심이 되는 여성향 웹소설을 주로 집필한다. 차분하고 절제된 듯하지만 강렬한 감정 표현과 동화처럼 독특한 문체가 메토헥시탈 작가만의 특징이다. 작가의 대표작인 ‘당신의 사미’는 상실에 관한 이야기로, 한번 잃어버린 것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주제의 소설이다. ‘당신의 사미’라는 제목 또한 ‘당신을 사랑했던 나 또한 돌아올 수 없다’라는 감정을 담아낸 제목이라고 한다. 작가는 로맨스 장르를 주력 장르로 작품을 집필하기 때문에, 보통의 평범한 사랑을 관찰하며 구상을 시작한다. 원활하게 상호작용을 맺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에게 돈, 지성, 행운 등의 어떤 한 가지 요소가 부족했다면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을지 가정해 보고, 그렇게 뭔가가 부족한 채로 시작한 삐그덕거리는 사랑이 보통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지를 고민한다. 이렇게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사건 구상이 이전보다 쉬워지고 이야기도 보다 발전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작가만의 독특한 분위기의 로맨스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메토헥시탈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에 한 명씩 있는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아이’, ‘도서관 우수 회원’ 등으로 표현했다. 늘 다독상을 받았으며, 백일장에서도 상을 받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님은 작가가 미술을 배우기를 바랐고, 작가는 중국 미술을 배우기 위해 중국으로 미술 유학을 가게 되었다. 그러나 미술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명확하지 않았던 작가는 유학 기간 동안 극심한 외로움을 느꼈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글쓰기에 애착을 가지며 아마추어 웹소설 사이트에 작품을 연재하기 시작한 작가는, 한 작품을 완결 낸 후에 출판사로부터 전자책 출간 제의를 받게 된 것을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웹소설 작가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메토헥시탈 작가가 아마추어 웹소설 사이트에서 작품을 연재하다가 정식 출간을 하게 된 것처럼,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플랫폼이나 출판사의 눈에 띌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추어 사이트에서 연재를 해도 좋고, 샘플 원고와 시놉시스 등의 자료를 만들어서 직접 투고를 해도 된다. 웹툰의 경우 대형 플랫폼에서는 신인의 투고가 어렵지만, 웹소설은 신인, 기성 구분 없이 자유롭게 투고할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한다. 그리고 웹소설은 웹툰에 비해 공모전이 크게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공모전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웹소설은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는 웹컨텐츠기 때문에, 어느 플랫폼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노출될 것인지에 대해 고려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지망생들은 자신이 쓴 소설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후에 타겟층에게로 가장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서비스될 수 있는 방식을 생각해야 한다. 웹소설이 서비스되는 방식 중에서 E 북, 즉 전자책 방식은 한 번에 완결까지의 글을 집필하는 만큼 출간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주로 여성향의 웹소설들이 단발적으로 매대에 올라 독자들에게 홍보된다. 성황리에 완결이 난 연재작 또한 전자책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있다. 연재 방식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부터 급격히 늘어난 서비스 방식으로, 일일 연재의 압박감과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독자들의 반응이 들어온다는 압박감이 있으나, 스토리가 중후반부로 진행될수록 SNS상에서 입소문을 타서 팬층이 확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연재 방식은 출판사에서 작품 성향을 보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가 본인이 선택해서 출판사 측에 제안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어떤 서비스 방식에 어울릴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해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부수적인 조건이긴 하지만, 대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는 대학 진학도 고려해 볼만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작가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되는 여러 경험 중에서 가장 쉽게 경험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도움이 되는 경험은 다양한 작품을 읽음으로써 얻는 경험이다. 작품을 읽을 때는 웹소설만 읽을 것이 아니라, 순문학이나 고전 등도 옛날에 쓰인 웹소설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서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독자에게 웹소설 작품을 어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인데, 만화나 영화 또한 기본적 골자는 ‘재미’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웹소설을 쓰고 싶다면 소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작품을 접하는 경험은 사람마다 같더라도, 그 경험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메토헥시탈 작가도 다른 작품들을 그저 읽는 것에서만 멈추지 않고, ‘그 작품에 이러이러한 요소를 좀 더 가미한다면 좀 더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며 작품을 만들어간다고 하는데, 이렇게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평범한 경험을 하더라도 좀 더 예민하고 섬세하게 고찰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분노의 포도’를 쓴 작가 존 스타인벡은, 글쓰기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노동이라고 말했다. 웹소설은 하나의 이야기를 혼자 힘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고,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이긴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외로운 직업이기도 하다. 웹소설은 영화, 연극, 웹툰 작업보다 훨씬 개인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글을 쓰며 외로움을 느끼는 작가들이 많다. 그래서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의 사람은 웹소설 작가라는 직업에 아주 잘 맞을 것이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이 직업이 잘 맞지 않을 수가 있다. 메토헥시탈 작가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서 웹소설 집필을 하며 외로워질 때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 외로움을 참고 기다릴 수 있다고 했다. 메토헥시탈 작가는 로맨스 작가로서 ‘사랑’에 대해 ‘그것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그것을 기다려주는 것’이라고 표현했으며, 작가가 현재 집필하고 있는 신작도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계속 기다려주는 내용의 로맨스 소설이다. 작가는 글을 쓰며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글이 완성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읽힐 때까지 계속 기다리며 멈추지 않고 글을 쓰는 자신을 보며, 글을 대하는 자신의 마음이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작가는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처럼, 태어났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외로움을 견디며 써 내려간 글들이 메토헥시탈 작가에게 삶과 동일시되어 와닿는 것을 보면서 웹소설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웹소설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