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된 만화, 산업이 된 웹툰의 길 찾기 : K-웹툰 경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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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웹툰으로 다시 쓰는 세계문화경제지도

한국 웹툰은 단순한 플랫폼 확장을 넘어, 현지 생태계 구축과 '쇼러너' 중심의 교육 표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글로벌 문화 경제 지도를 그려야 한다.

2026-01-01 이철호

문화가 된 만화, 산업이 된 웹툰의 길 찾기 : K-웹툰 경제사

웹툰으로 다시 쓰는 세계문화경제지도

- 웹툰의 글로벌화의 조건과 웹툰 교육의 표준화에 관한 제안


part 01. 글로벌, 진정 준비되고 있는가?

_이철호 평론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는 놀라운 호황기를 맞이했고, 얼마 되지 않아 세계 경제는 하나가 되었다. 최근 한국의 플랫폼 독점법을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한 것도 그 하나의 예가 될 듯하다그만큼 한국의 콘텐츠산업과 구조, 기술은 이제 한국이라는 영역을 벗어난 지 오래다. 웹툰 산업의 관계자들은 마치 80년대 무역 상사원들처럼 일본과 미국을 찍고,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새롭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사실 웹툰 산업협회 서범강 회장의 말처럼 웹툰에게 글로벌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밖에 없다. 단순한 경제 논리만 봐도 그렇다일단 국내 문화산업의 규모, 아니 내수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다. 삼각무역이나 세계화라는 건 시장 확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한류라고 하면서 가수와 배우가 계속 외국으로 나가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한국이라는 상징성을 제외하면, 한국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다. 더군다나 문화산업은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성숙이 필요한 분야이다 보니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기 마련이다.

특히 한국은 노동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가이고, 경제이다. 아무래도 노동 가치에 대한 평가가 지극히 낮은 수준에서 출발했고, 그걸 유지하는 게 국가경쟁력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 것처럼 교육받고, 생활해 온 게 사실이다. 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10년 전(2014)에 넘어섰지만 변함없는 정서이자 이데올로기로 남아있다. (19771,000달러, 19941만 달러, 20062만 달러) 하지만 10년이 넘게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의 벽에 갇혀 있다는 것은 성장만큼 소득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유자금이나 문화적인 구매력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문화산업은 가치노동이다. 제조나 서비스업 등 고유한 노동과 생산성에 대한 지표보다 교환가치에 대한 평가가 사회의 문화적 자본과 인식에 좌우되는 산업이자 소비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저평가된 노동의 가치와 근면성실한 시스템 속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올칼라로 100컷의 1화를 연재할 수 있는 나라이자 작가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인간의 창작이라는 게 무한정 투입할 수 있는, 정기적이고 정년까지 보장된 노동은 아니다. 또한 웹툰으로 좁혀보면 그 노동력이 선택적으로나마 거래될 수 있는 시장 역시 점차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력의 교환 가치가 저평가되고 또 문화소비라는 시장 자체가 작은 나라인데, 매년 새로운 노동자들이 전국 80여 개의 관련 학과에서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계속 울리는 위험 신호가 단순한 호들갑만이 아니다. 당연히 더 넓은 시장, 다양한 유통과 거래의 경로와 방식이 필요하고, 이는 2차 산업화와 더불어 글로벌을 한국 웹툰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필요충분조건으로 인식하게 해준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플랫폼을 비롯한 유수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였고,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최적화된 웹툰의 형식과 스토리는 주요 국가에서 상당한 성과와 호응을 거두기도 했다. 다만 거기에는 장밋빛 미래만이 존재하는 건 아니었고, 대다수가 인정하듯이 한국 웹툰 산업의 글로벌은 이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계속된 시행착오 속에 놓여 있으며, 그중에서 지역의 특수성이라는 측면에서 글로벌화를 바라보고자 한다. 각 지역이 가지는 문화적 특성과 경제적 수준 등을 바탕으로 한국 웹툰과 만나는 과정과 그 효과를 살펴봄으로써 웹툰이 새롭게 그려가거나, 그리고자 하는 세계지도를 떠올려보고자 하는 것이다. 


희비의 교차 그리고 새로운 시장에서의 부름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는 말이 있다. 아마 지난 1년간 한국의 웹툰계가 그러지 않았을까? 몇 가지 장면을 보자매일경제신문은 올해 68일 자로 프랑스는 K웹툰 무덤?...카카오 철수 이어 NHN도 사업 중단 검토라는 단독 기사를 올렸다.

지난해에는 카카오 픽코마가 프랑스에 설립했던 유럽 현지 법인을 정리하며 현지 웹툰 사업을 접은 바 있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NHN이 프랑스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포켓코믹스는 올해 초부터 신규 콘텐츠 업로드를 전면 중단했다. 아직 서비스 중지는 아니지만, NHN은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까지 포함해 운영 지속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파악된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 픽코마20219월 프랑스 파리에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이듬해 3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진출 약 3년 만인 20245, 유럽 법인 해산을 결정하고 20259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프랑스 디지털 만화 및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고, 지속적인 영업 손실을 기록한 재무적 부담이 그 이유이자 배경으로 발표되었다.


[그림1] (좌) 영국 licaf 만화마켓 / (우) 영국 licaf 행사사무소 앞


다만 다른 분석 자료를 보면 약간 다른 흐름이 읽히는 게 사실이다. 카카오 픽코마는 일본 1위 디지털 만화 플랫폼으로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도 인기 일본 망가 및 한국 히트작을 중심으로 콘텐츠 라인업을 구성하였다. 그렇지만 프랑스는 세계 3대 만화 소비국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판 만화 중심의, 고유의 문화적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카카오 픽코마는 현지 출판사와의 협업을 통한 종이책 출간이나,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여 독자들과 직접 소통한 사례가 없다고 한다. 결국 손님이 오지 않는 좋지 않은 에서 장사를 하다가 되돌아왔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유럽의 만화축제라고 하면 프랑스의 앙굴렘국제만화축제정도만을 생각한다. 그렇지만 유럽은 국가별, 지역별로 다채로운 만화 관련 행사가 오랜 전통으로 이어오는 곳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이탈리아와 독일도 그렇지만, 영국 역시 Lakes International Comic Art Festival(LICAF)라는 축제가 중부 국립공원의 작은 마을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거기에는 유럽에서 다채롭게 활동하고 있는 만화 작가, 출판사 및 관계자 등 100여 명 이상이 함께 모여 교류하고 축제를 즐기고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와 필리핀의 출판사를 비롯해 북미의 작가 등도 참가하는 국제적인 행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과 3년 전, 그곳에서 웹툰 Webtoon’이라는 단어를 아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한국의 자부심이자 브랜드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그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당연하지만, ‘현지에서 우리의 것을 알리기 위한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눈앞의 성과에만 매달리는 게 아닌가하는 질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불안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프랑스 젊은 층에게 웹툰은 새롭게 부상하는 콘텐츠인 것은 확실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파리에 최초의 웹툰 아트샵이 오픈하기도 했다. 더불어 직접 한국 웹툰계를 찾아오는 해외 업계와 기관의 발걸음이 놀랍도록 분주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일본의 코믹과 IT업계에서는 한국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나 비즈니스 마켓을 찾아 적지 않은 관계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홍보하거나, 작품을 찾으며 협업을 제안하기도 한다. 봄과 여름에 열린 웹툰 산업협회의 글로벌 웹툰 산업교류회, 가을에 열린 각종 콘텐츠마켓에서 유수의 일본 기업과 관계자들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일의 진행에 무척 보수적이며, 자체 콘텐츠와 문화에 자부심이 강한 일본의 환경을 생각했을 때 상당히 이색적인 모습임이 틀림없다.



[그림2] (좌) 웹툰산업 글로벌 교류회의 일본 기업 참가자들 / (우) 일본 소라지마


게다가 막 웹툰이 성장하고 있을 무렵인 7~10년 전 국내 주요 콘텐츠 마켓인 SPP 등을 찾은 일본 기업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 차이가 놀랍게 다가온다. 당시 중국은 새로운 소스를 찾아, 그리고 유럽이나 프랑스기업은 웹툰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바탕으로 자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에 비해 일본의 기업들은 자체 독자층이 너무 명확하기에, 단지 그에 맞는 작품을 찾기 위해서 왔다는 뜻을 명확히 표명하고 있었다80년대에 한국 만화가들이 대거 일본으로 건너갔을 때의 기억을 중견 작가와 관계자들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당시 일본의 길들이기식 문화 풍토나 하청 구조의 벽에 되돌아온 작가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그들은 왜 지금, 이렇게 한국 웹툰계와의 협력에 적극적인 것일까? 몇 가지 단순한 이유는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일본 역시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한국의 발전된 세로 스크롤 기법과 디지털 문법과 스타일에 적응하기 위해서인 게 첫 번째일 것이다. 사실 아직 그들의 세로 스크롤 연출이 미숙하고, 가르칠 사람도 별로 없다는 건 한국과 일본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두 번째로 글로벌 OTT의 성공 이후 디지털 콘텐츠와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환경과 관련이 있을 듯하다. 시장과 가게가 우후죽순처럼 오픈하였지만 그를 채울 수 있는, ‘웹툰과 같은 양적, 질적으로 준비된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듯하다. 거기에 더해 한국이라는 문화적 스타일에 대한 전 세계적인 선호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렇지만 오직 그것뿐일까? 누군가 역사는 반복이라는 말을 했었다. 또 우리의 위기가 그들의 기회가 됐던 적이 많았던 것도 알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근시안적인 진출, 눈앞의 성과에 매몰된다면 통제권과 브랜드의 상실이라는 근본적인 위기로 전환될 수 있음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림3] (좌) 부천 웹툰 컨퍼런스


단지 일본만이 우리를 찾는 게 아니다. 지난 924() 부천웹툰융합센터에서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진행하는 ‘2025 부천국제만화마켓(2025 BICOM)’과 콘퍼런스가 열렸다. 그곳 콘퍼런스에는 국내 영화평론가 라이너와 함께 만화마켓을 찾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 바이어들이 발표에 함께했었다.



[그림4] (좌) 브라질 인피니툰 대표 / (우) 사우디 아라비아 파리스 부대표


사우디아라비아 망가 아라비아부대표 파리스 알루슈드는, 사우디가 중동 만화 콘텐츠 산업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며 OTT 수요 증가와 함께 웹툰 기반 IP 영상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특히 파리스 부대표가 준비한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콘텐츠 시장 공식 통계에 따르면 그 지역은 35세 미만이 인구의 71%이며, 2024년 기준 문화 행사의 참여 경험은 81.6%, 엔터테인먼트 행사 참여는 85.3%, 앱 다운로드는 1,300만에 달한다고 한다. 무척 젊고, 역동적이며 발전 가능성이 무척 큰 시장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만, 파리스 부대표는 불법복제와 문화적인 존중 등 글로벌 진출과 협력에서 진지하고, 꼭 필요한 논의와 준비가 필요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브라질 인피니툰 대표 안나 파울라 리베이로의 발표도 있었다. 안나 인피니툰 대표는 "브라질은 빠른 인터넷 성장과 젊은 층의 부상으로 활기찬 콘텐츠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라며 "로컬 창의성과 글로벌 포맷이 공존하는 남미 시장에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특히 브라질과 남미의 젊은 층이 정말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직접 조사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떤 정보가 전달되더라도 항상 더 달라고 요구를 할 정도로 한국 문화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재삼재사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안나 대표는 내년에 브라질에서 웹툰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해외에서의 한류와 웹툰에 대한 관심은 이제 그 지역을 넘어 직접 한국을 찾아오는 시기가 되었음을 금년 열린 여러 행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준비의 정도와 실질적인 성과를 위한 매니지먼트를 위해 어떤 인력과 준비가 필요한지는 여전히 물음으로 남는다.


아시아와 글로벌을 위한 준비



[그림 5] 베트남 하노이 인터내셔널 칼리지


베트남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해왔던 분을 우연히 만난 적이 있었다. 베트남에서 웹툰 아카데미 개설을 위한 매니지먼트 역할을 담당하시던 분이었다. 그는 많은 한국기업이 베트남에서 학원(교육)사업을 시작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고 말한다. 오직 한 군데가 성공했는데, 그곳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강사를 육성하는 학원 체인을 베트남 전국에 몇 년에 걸쳐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현지 강사들이 배출되면서 드디어 학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을 했다는 점을 말하면서, ‘현지화에 대한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 점을 강조하였다.

단지 베트남의 문제만이 아니라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도네시아를 보자. 우리가 그곳을 주목하는 이유는 거의 3억에 달하는 세계에서도 수위권의 인구에 있으며, 그들 중 중심 소비층이 모바일 디바이스에 익숙한 청년Z 세대라는 점 때문이다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 절반가량이 21세 이하인 젊은 국가로 이들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디지털 콘텐츠 소비에 익숙하다. 또한 만화의 주 소비층인 10~20대의 경우 스마트폰을 통한 세로 스크롤 방식의 한국형 웹툰 포맷에 익숙한 편이기도 하다물론 인도네시아 역시 전통적으로 일본 만화가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출판 만화에서 인기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만화는 웹툰 인도네시아(구 라인 웹툰) 등의 플랫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만 현지 아마추어 작가들을 중심으로 SNS와 커뮤니티 플랫폼(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게재되는 창작 만화 또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더불어 최근 디지털 만화 산업은 콘텐츠의 현지화, 창작자 발굴, IP 파생 사업 등 부가가치 창출 영역으로 확장 중이며,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젊은 인구와 높은 해외 콘텐츠 문화 수용성은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 대표 디지털 만화 유망지로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한국의 카카오 웹툰(Kakao Webtoon)’은 역시 2018년 현지 서비스 네오바자르(NeoBazar)를 인수한 뒤, 20224월 인도네시아에 정식 진출했다. 하지만 2년 만인 지난 2024년 하반기에 철수하였다. 인도네시아의 높은 한류의 인기와 풍부한 모바일 청년층 등 시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불법 복제, 낮은 유료화율, 플랫폼 경쟁 등 사업성 측면에서 수익화의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수의 중국 플랫폼도 역시 장기적 생존에 실패한 채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철수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시장이자, 글로벌화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있다.

결국 현재 웹툰 인도네시아 이외 타 플랫폼은 현지 작가 발굴 등의 장기적 투자보다는 글로벌 인기 작품의 현지어 번역 등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하며 플랫폼 경쟁은 다소 정체된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20257월 기준 인도네시아 안드로이드 코믹 부분 매출 순위 상위 10개 중 한국 서비스가 6개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한국 플랫폼과 웹툰 그리고 작품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높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에서 발간한 2025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국 28개국 평균 한류 경험자의 한국 웹툰 경험률은 34.5%였는데, 그중에서 인도네시아가 64.8%로 조사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월평균 웹툰 이용 시간으로는 28개국 평균 14.5 시간이며 인도네시아는 19.7 시간으로 인도, 태국, 튀르키예, 필리핀, 멕시코에 이어 6위를 기록했으며, 전체 웹툰 콘텐츠 소비 중에서 한국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은 35.6%로 조사국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하였다.

반면, 웹툰 월평균 지출액 관련 문항에서는 인도네시아는 28개국 평균인 10.2달러(14,000)의 약 1/3에 불과한 3.6달러(5,000)27위를 기록하며 조사국 28개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소비 선호와 이용 시간 대비 낮은 소비 전환을 보인다. 높은 인기에 비해 현지 독자들의 앱 내 유료 결제 비중은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웹툰 시장은 높은 호감도, 경험률, 이용 시간과 유료 이용 의향 등을 실제 소비로 전환하는 수익모델 구현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2년간 한국과 일본의 웹툰 회사가 현지 웹툰 외주 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웹툰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과 현지의 소규모 독립 스튜디오에 투자를 지원하면서 지속 가능한 디지털 만화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할 적극적인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는 것은 이런 방향에 부합되는 것이라 하겠다. 인도네시아 최대 웹툰 제작사인 키사이 엔터테인먼트(Kisai Entertainment)와 한국의 웹툰 교육기관인 와이랩 아카데미(YLAB Academy)202410MOU를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최초의 웹툰 아카데미인 ‘KY 아카데미(KY Academy)’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그림6] 인도네시아 키사이 홈페이지


K-컬처트렌드 2024에서 글로벌 웹툰 사업에 경험이 많은 한 대표는, 인도네시아 1인당 국민소득이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며, (24년 현재 약 4,367달러, 당시는 더 낮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웹툰 유료 소비를 기대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었다처음 시장의 형성과 크기를 웹툰 글로벌화의 이유라고 했던 만큼 아직 구매력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은 나라에서 문화소비를 기대한다면 그만큼 어리석은 기대라 하겠다. 그렇지만 지금 소비자가 없더라도 향후 대단한 시장이 될 것이 명확함에도 그를 기다리고만 있다면 그 역시 대단한 무지와 무능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결국 현지화의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무작정 투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다. 최근 웹툰 기업과 관계자들은 다양한 형식으로 아시아 국가들에 아카데미를 개설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일회적인 행사를 넘어 정규과정이나 이후 진학, 진로를 위한 다양한 경로로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이제 웹툰 산업은 아시아와 글로벌 지역에 웹툰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을 고민하고 시도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가령 국내 대학과의 연계를 통한 인적 교류부터 글로벌 협업 구조의 정착 및 핀테크 기업 등과의 동반 진출 등도 좋은 모델일 수 있을 듯하다. 이제 단지 창작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시대는 지났다. 또 해외기업과 악수하고 사진 찍는 것만으로 기뻐하던 시절도 까마득해졌기 때문이다.

언급한 실패 사례가 어느 한 플랫폼에 집중되었지만, 결국 모두의 문제이다. 한국 기업의 사업방식이 의외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공 사례가 진정 한국의 작가와 산업계에 비롯되고, 순환되는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국내 대표적인 만화 출판사 대표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한국의 성과라고 홍보하고, 흥분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비록 한국의 전통 소재와 스타일에 기반하고 있지만, 제작사는 소니, 유통사는 넷플릭스며, 그 감독은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수익도 제작도 결국 한국의 콘텐츠 생태계와는 크게 관계가 없으니, 오히려 우리가 만들지 못한 <케데헌>의 성공에 부끄러워해야 하는 게 정상이 아닐까 하는 의문마저 들 정도이다. 영화 <토르>가 성공했다고 북유럽 국가들이 환호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현재 대표적인 플랫폼이 북미 등에서 산업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북미 3대 만화상에 수상작을 매년 배출하는 등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상작이 북미에서 새롭게 양성된 웹툰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기업의 이윤 활동에 국적은 없다. 게다가 현지의 작가를 성장시키고, 현지화하는 것은 좋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한국 웹툰의 글로벌화와 현지화라는 게 한국과의 연계나 한국 작품과 작가의 진출 및 성공과도 연결이 되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과연 지금의 성과들이 한국 웹툰계의 글로벌 진출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와 그렇게 말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하는 점에 대해 고민해 보고 계산이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다만 걱정은, 그 계산법이 우리에게 있는가와 계산서를 내밀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라고 하겠다.


part 02. 아시아 웹툰 교육의 현재와 전망: '테크니션' 양성소를 넘어 '쇼러너'의 시대로
아시아 웹툰 교육,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공장형 부품의 양산인가?

_ 박연조 교수


현재 아시아에서 웹툰 교육은 '웹툰 시스템'의 성공 방정식을 표준화하여 이식하는 단계에 있으며, 이는 창작의 영역을 '산업적 공정'으로 재조정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이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 먼저 한국형 제작 프로세스의 표준화이다. 한국의 대학 및 아카데미 시스템(도제식 교육이 사라지고 학원화)이 일본,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과거 일본 만화 Manga만화에 대한 문법'을 전파했다면, 현재 한국 웹툰은 '제작 프로세스(스케치업, 클립 스튜디오 등을 활용한)'를 전파하고 있다.

다음으로 분업화된 인재 양성 시스템이다. 교육의 초점이 '1인 천재 작가' 양성에서 선화, 채색, 배경, 콘티 작가 등 '분업화된 스튜디오 시스템'에 적합한 기술자 양성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전과 달리 전문적이고 산업적인 분화라는 게 한국 웹툰 시스템의 특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 번째는 디지털 툴의 보편화이다. 디지털 화면에 맞춰진, 얇은 펜의 선택과 3D 에셋 활용 능력, 연출의 가독성(스크롤 호흡) '제작 도구의 전문화'가 교육의 핵심 지표로 부상 중이다. 그러나 '공장형 시스템'은 단기적 성과를 낼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복제된 양산형 콘텐츠'의 범람과 장르의 다양성과 창작자가 움직일 수 있는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위험을 안게 된다.



[그림7] 웹툰 연출 일본 수출 도서


위와 연결된 '양산형 로판' 스타일의 획일화도 문제이다. 이는 단지 위험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발현되고 있는 문제이다. 교육 현장에서 특정 인기 작화(화려한 채색, 특정 눈매 등)를 모방하도록 가르치면서, 아시아 전역의 웹툰이 '한국에서 제작되는 양산형 로판 웹툰의 아류'처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한국적인 스타일의 선호가 아시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이런 획일화는 독창적인 '작가주의'가 사라지고, 플랫폼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상업적 그림체'만 살아남는 생태계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만들어지게 한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팬덤을 형성하면서 악화양화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효과를 발생하는 것이다.

그밖에 웹툰의 창작에 있어서 '장르별 웹툰의 스토리텔링''스크롤 형식의 콘티 연출력'을 깊이 있게 다루는 교육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여전하다. 이는 테크니션 vs 스토리텔러의 불균형 문제로 연결된다. AI 기술 도입에 따른 '기능직'의 위기 등도 역시 웹툰 교육 시스템의 확장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웹툰 교육의 패러다임은 '그리는 기술(Drawing)'에서 ' 글과 그림의 매칭이 조화롭게 창작할 수 있는 디렉팅 능력(Directing)'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차세대 교육은 '웹툰 쇼러너(Showrunner)' 양성에 달려 있다.”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가 아니라, 소설·영상·게임으로 확장 가능한 원천 IP를 기획하고 조율하는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운영하는 제작 총괄 책임자인 '쇼러너'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는 한국 웹툰 교육이 지금 고민하는 방향이자 특징이며, 또한 글로벌 진출을 위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

우선 한국의 시스템(형식)에 각국의 고유한 문화와 서사(내용)를 담을 수 있도록, 현지 문화적 맥락을 살리는 스토리텔링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최근 전 세계 교육 및 비즈니스 분야에서 웹툰이 일으키고 있는 파장은 단순한 콘텐츠 트렌드를 넘어, 기존의 창작 및 산업 교육 시스템 자체를 재편하는 혁신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웹툰 시스템에 각국의 고유한 문화와 서사를 담아내는 '현지 문화적 맥락을 살리는 스토리텔링 교육' 강화가 절실한 이유이다.



[그림8] 뉴욕 코믹콘 네이버


미국은 웹툰의 독창적인 포맷과 폭발적인 성공 전략을 가장 발 빠르게 수용한 국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나 조지아주 주립대인 오거스타대학 등 주요 예술 및 명문 대학에서 웹툰을 정식 강의 주제로 채택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단순히 만화를 가르치는 것을 넘어, 세로 스크롤 포맷, 웹 환경에 최적화된 스토리텔링 기법, 그리고 효율적인 디지털 제작 방식 등 웹툰의 핵심 기술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웹툰이 더 이상 하위문화나 임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현대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의 한 축으로서 학문적 가치와 산업적 중요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웹툰의 영향력은 제작 교육을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교육에까지 미치고 있다. 프랑스의 유수 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INSEAD) 등 해외 MBA 과정에서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시장 개척 및 성장 전략을 분석하는 케이스 스터디(사례 연구)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웹툰이 단순한 오락 콘텐츠를 넘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유럽은 전통적인 출판 만화(BD, Manga, Comics) 시장이 여전히 강세인 지역이다. 그러나 웹툰 플랫폼의 등장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대한 관심 증폭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대형 출판 미디어 그룹 메디아 파티시파시옹의 자회사 'ONO'와 같은 웹툰 전문 플랫폼의 등장은, 디지털에 최적화된 콘텐츠 제작 교육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2025년 앙굴렘 만화축제에서 만난 'ONO'는 웹툰 작화에 어울리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프랑스 작가와 한국 작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웹툰 그림체의 애니메이션 확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었다.

전통 만화 교육 시스템이 견고한 일본에서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여전히 출판 만화 중심의 커리큘럼을 유지하는 대학 만화 관련 학과들도 한국 웹툰 시장의 영향을 받아 디지털 만화 제작, 컬러링 방식 등 웹툰에 특화된 요소를 도입하고 있다. 기존의 '만화(Manga)' 교육 틀 안에 웹툰의 '연출 방식'을 접목하려는 과도기적 노력을 조금씩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웹툰 연출 도서인 <다음 화가 궁금해지는 웹툰 연출>20247월 일본 전역에 <スクロール漫画制作基礎がわかる(세로 스크롤 만화 제작의 기초를 알 수 있는 책)>SHOEISHA CO., LTD. (株式会社 翔泳社 / 주식회사 쇼에이샤)으로 출판되어 웹툰 연출에 대한 학습서가 되는 것은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그림9] 중국 허베이 예술학교 외관 / 중국 허베이 예술아카데미 웹툰 특강


또한 지난 2년간, 태국과 중국 등에서 다양한 형식의 웹툰 교육이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4~5개월간 이어지기도 했다. 아직은 개별 작가의 경험과 기본적인 이해와 방법론 중심으로, 통역과 기술적 시스템의 한계 아래서 이뤄진 것이라 그 성과가 크지는 않다. 다만, 일본에서 온라인 웹툰 강의가 오픈되고, 오래지 않아 베트남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서 대학 등 정규 교육과정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웹툰 아카데미가 하나둘씩 정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 위에 제기한 문제를 해결한 웹툰 교육의 표준화와 국가별 문화와 생태계에 맞는 인력과 프로그램 기획과 제작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KOCCA 인도네시아 콘텐츠 산업 인니 25-07] 인도네시아 웹툰 시장 동향조사
[KOCCA 싱가포르 256] 싱가포르 웹툰 디지털 만화시장 현황 및 진출 전략


[공동 저자]
박연조
- 만화출판, 웹툰, 애니메이션 창작자
- 광운대학교 정보과학교육원 만화예술전공 주임교수
- 광운대학교 스마트융합대학원 메타융합콘텐츠학과 교수
- 공공기관 웹툰 및 AI 교육자
- <웹툰연출기법>, <다음 화가 궁금해지는 웹툰 연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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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만화웹툰전문매거진 위클리툰 대표기자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 회원 
한국출판만화가협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