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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논문]임헌태의 『만화의 교육적 활용에 관한 연구』

이 논문은 어휘의 개념 습득을 중심으로 한 만화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연구 논문이다. 만화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오락적, 예술적인 부분에서의 주목 이에도 인지와 이해에 용이한 만화적 특성이 학습적인 면과 결합하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효과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2002-06-01 김채린

이 논문은 어휘의 개념 습득을 중심으로 한 만화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연구 논문이다. 만화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오락적, 예술적인 부분에서의 주목 이에도 인지와 이해에 용이한 만화적 특성이 학습적인 면과 결합하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효과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수많은 정보를 선택, 저장’해야하는 현대인들에게 만화만큼 ‘쉽게 정보를 이해하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만화를 ‘어휘의 개념 습득을 중심으로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음을 밝히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이미 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교육적 기능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활용에 대해서도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연구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보다는 다소 늦은 1980년대부터 만화의 교육적 기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기 시작되었는데 1990년대 들어서는 수업적 활용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여 몇몇의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들은 다소 ‘포괄적’이고 관념적인 것으로 이 논문은 구체적으로 만화가 어떤 교육적 기능을 갖고 있으며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에 대해서 밝혔다고 할 수 있다. 그 교육적 기능은 구체적으로 국어 수업에서 만화가 ‘어휘 개념 습득’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먼저 이 논문은 어휘 교육의 의의에 대해 밝힌 후에 수업 매체의 개념 및 교육적 기능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후 만화의 개념 및 수업 매체로서의 만화 특성, 그리고 교육적 활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 다음 장에는 구체적으로 어휘 수업을 중심으로 한 만화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데 연구를 위한 대상, 도구, 절차, 수업, 자료의 처리와 실제 수업과 그 결과에 대해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논문의 필자는 외국에서 만화가 교육에 활용된 예를 소개하고 있는데 먼저 밝힌 것은 ‘1960년대 유럽’에서였다. 유럽에서도 ‘1950년대 만화의 범람’을 둘러싸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찬반 격론이 있었다. 그러나 연구 결과 ‘만화가 효용에 따라 대단히 유익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이에 적극적으로 만화를 교육과 학습에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독일에서는 고등학교 라틴어 학습에서 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는데, [Asterix]라는 유명한 만화의 라틴어 판을 교재로 채택해서 학생들의 학습열이 놀랍게 향상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만화 대사에 나오는 구절을 서로 주고받을 만큼 대단하였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영국의 경우 표준 영어 보급을 위한 BBC 방송 교재로 일간지에 만화를 연재했으며 독일의 Rohwolt 출판사는 ‘Speak You English라는 만화를 이용하여 독일인이 영어를 사용할 때 저지르기 쉬운 잘못을 교정하고자 한 예도 있다. 또한 많은 어학교재를 포함해 교과서에 만화를 포함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음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85년 박세형의 연구를 필두로 다양한 연구와 실천, 역할 등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만화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다음과 같다.

1. 만화는 학교 교육의 주대상인 청소년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기에 별다른 저항 없이 학생들을 학습 목표로 끌어들이기 위한 매체로 적당하다.
2. 만화는 그림과 문자를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같은 지식과 정보라도 보다 더 재미있고, 알기 쉽게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3. 만화는 그림과 문자를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정보를 뚜렷하게 각인시키며 각인된 정보를 오래 지속시킨다.

그 동안 많은 매체들이 수업의 보조 자료와 같은 매개체로 많은 방법들이 소개 시도되어 왔다. 정적 화상과 같은 사진이나 그림, 녹음물, 동화, 텔레비전, 실물이나 시물레이션 혹은 모형 등이 활기찬 수업을 만들기 위해 시도되었다. 그러나 각종 화려한 매체에 물들어 있는 아이들은 지도자가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준비한 보조 자료들에 대해 아주 짧은 집중을 하거나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예들이 많다. 이미 화려한 영상과 음향을 많이 접하여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자료들은 학습자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화의 경우는 특별한 시?청각적 자료의 화려함으로 관심을 끄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업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학습자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것에 아주 탁월한 교재이다. 게다가 학습의 시간이 단축될 수 있고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 질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까지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특징에 대해 필자는 이칭찬의 연구를 인용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직접 경험이 불가능한 상태나 언어 설명이 불합리할 때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2. 언어 묘사에 비하여 지속성이 있으며, 간편하고 오랫동안 인상이 남는다.
3. 정적 매체로서 평면적이다.
4. 주제 선정의 범위가 넓어서 광범하게 사용할 수 있다.
5. 활용할 때 보조기기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사용이 간편하다.
6. 복제 또는 복사가 용이하며, 수집, 구입 등의 비용이 적게 든다.
7. 반복해서 여러 번 쓸 수 있으며, 정리, 분류, 보관하기가 쉽다. 그리고 어디서나 간단히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은 바탕으로 필자는 직접 만화를 어휘 수업에 적용시키고 있다. 이 연구의 대상은 학원의 중학교 3학년 학생 120명으로 학교 내신 성적을 바탕으로 성적이 비슷한 6개의 반을 선정하여 ?그림과 글로 배우는 한자 어휘?(1999)라는 교재에서 발췌한 1?2차 수업 지도용 자료를 통해 수업을 진행시키고 그 결과를 밝히고 있다. 수업의 결과 실험집단 즉, 만화를 통해 학습한 학생군의 평균이 높았다는 결과를 도출해 내고 그 결과가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이 연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만화가 학습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논문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발상으로 진행된 연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이 꽤 중요한 입지를 가지는 것은 꽤 진지하고 섬세하게 연구를 하여 신뢰도가 무척 높은 연구 중 하나라는 점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실험 자체에서 가설에 대해 원하는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다소 위협적이고 위태위태한 실험 방법을 쓰지 않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를 일관하였다. 실험군과 대조군을 설정하는 데에 있어서도 손쉽게 특정 학교의 몇 개의 반을 선정하지 않고 비슷한 성적의 학생들의 일관되고 안정된 대상을 추출하기 위해 학원을 선택한 점등은 매우 세밀하게 연구를 준비하고 진행하였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또한 비교, 대조를 위해 수업을 1차와 2차로 나누고 실험군과 대조군이 기본적인 학습 수용 능력에 있어서 동질함을 보여 주기 위해 1차 수업은 같은 방법으로 2차 수업은 한 쪽의 학생군에게는 만화를 이용한 수업과 다른 한 쪽 군에는 일반적인 수업 방법으로 한자 어휘를 수업한 것 역시 과학적 기본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런 연구 과정과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연구의 객관성을 위해 당연한 연구 태도라고 할 수 있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석사 수준의 논문들이 다소 무책임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테고 또한 만화가 연구되고 있는 분야가 인문, 사회 분야이다 보니 인문과학, 사회과학의 특성상 눈에 드러나는 뚜렷한 선을 그을 수 있는 객관적인 결과를 끌어내는 것이 다소 제한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논문의 객관적인 결과가 두드러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필자는 Thorndike가 ‘만화에 나오는 어휘의 수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보다 풍부하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면서 만화의 어휘 수준이 학습 교재에 나오는 어휘의 수보다 많고 수준도 결코 낮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많은 연구들이 만화의 형식적 틀을 이용해서 만화를 학습 재료로 이용할 수 있음을 밝혔으나 이 논문은 만화 그 자체가 학습과 독서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을 밝힌 연구 중 하나로 만화의 위상을 높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좋은 연구가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교육에 직접 활용될 수 있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좋은 정책 성립과 지도안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석사학위 임헌태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