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쿤주의!!
“얘는 보통 동물하고는 달라요.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좋고, 애교도 있고,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을거에요” 네이버 웹툰 “아론의 무적함대”를 연재하고 있는 작가 김미선의 잡지 연재물이다. 너구리라는 평범하지 않는 동물을 소재로 일상 만화를 보여준다. 사실 애완 ...
2012-04-17
김현우
“얘는 보통 동물하고는 달라요.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좋고, 애교도 있고,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을거에요” 네이버 웹툰 “아론의 무적함대”를 연재하고 있는 작가 김미선의 잡지 연재물이다. 너구리라는 평범하지 않는 동물을 소재로 일상 만화를 보여준다. 사실 애완 동물에 대한 만화는 다양하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기도 하고, 애완동물을 사람처럼 의인화 하여 그들의 모습을 상상속에서 펼쳐서 보여주기도 한다. 특이하게도 이 작품 “라쿤주의!!”는 양쪽을 모두 선택하고 있다. 너구리라는 애완동물을 둘러싼 사람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도저히 너구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하는 행동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허를 찌른다. 김미선식 유머가 잘 펼쳐진다고 말하는게 더 정확하겠지만 말이다. “눈동자가 꼭 캐비어 같지 않나요? 까만 캐비어를 오독 오독 씹어먹고 있던 캐비를 보면서 떠올렸어요!!” 이름을 짓는것부터 나오는 이 만화 속에서 너구리는 일종의 환타지다. 사실 만화라는 장르를 통해 보여주는 동물들은 대부분 의인화 되거나 극도로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이 만화에서 나오는 라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는 너구리의 모습이 라쿤이라는 학명을 가지고 있으며, 손을 잘 쓰는 동물이라는 것은 만화를 읽으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정보인 셈이다. “라쿤(Raccoon)은 procyon lotor 는 씻는 곰이라는 의미로, 물건을 물에 담그는 습관 때문에 붙여진 이름. raccoon 은 인디언 말로 냄새를 찾는 손이라는 의미다. 같은 이름 아메리카너구리라고 불리운다.... 수컷이 암컷보다, 북쪽에 분포하는 개체가 남쪽에 분포하는 개체보다 크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간다. 수영실력이 뛰어나다. 민감한 손가락 : 물 속에서 민감한 손가락을 이용해 먹이 사냥을 한다. 얕은 물에 손가락을 넣고 가만히 있다가 먹이가 될 만한 것이 손가락을 건드리면 재빠르게 손을 움직여 먹이를 낚아 챈다. 먹이는 적셔서: 사육 시 먹이를 주면 먹기 전에 물에 담그는 행위를 보인다. 이는 먹이를 씻기 위해 혹은 물에 적셔 먹기 좋게 하기 위해 행하는 것이 아닌, 물속에서 먹이를 잡는 라쿤 고유의 야생 습성이 사육시 차단당하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다. 먹이를 먹기 전이면 근처에 물이 없어도 물에 먹이를 씼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네이버 자연 도감 中) 하지만 애완동물 만화에서 중요한 것은 동물과 사람과의 교감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긴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늘 고독하고 외롭다. 이러한 인간 옆의 빈자리를 요즘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채워주고 있는 편이다. 개, 고양이, 페릿, 다양한 조류들, 심지어 파충류들까지! 이 작품에서 나오는 라쿤(미국 너구리)도 결국 이러한 주인공의 외로움을 결정적으로 달래주는 애완동물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그냥 같이 놀고 싶었던 것 뿐이에요. 일 하시고, 학교 가시고, 늘 바쁘시잖아요. 같이 놀면서 친구가 되고 싶었던 거에요.” 물론, 만화인 관계로 주인공과 미국 너구리 캐비와의 한판승부는 만화적으로 재미나게 풀어진다. 한번만이라도 미국 너구리 캐비를 이겨보고 애를 쓰는 민형과 그를 유유히 따돌리는 캐비의 모습에서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는건 동물 만화가 전해주는 따스함 때문일지라. 일본만화 “닥터 스쿠르”의 경우 워낙 그 인기가 뛰어나서 일본 전역에 시베리안 허스키 바람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미국 너구리가 주인공인 “라쿤주의!!”을 읽고 나면 너구리를 키우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아도, 어느 동물원에 갈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유심히 미국 너구리를 들여다 보고픈 마음은 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