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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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합체 김창남

간혹 주목할 만 신인이 등장하면 “혜성”에 비유하곤 한다. “3단 합체 김창남”의 작가 하일권의 경우가 바로 이 “혜성”에 해당하는 작가다. “삼봉 이발소”라는 웹툰으로 정말 “혜성”처럼 등장하여 주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후 “보스의 순정”이라는 프로젝트 작품을 거쳐...

2012-04-13 유호연
간혹 주목할 만 신인이 등장하면 “혜성”에 비유하곤 한다. “3단 합체 김창남”의 작가 하일권의 경우가 바로 이 “혜성”에 해당하는 작가다. “삼봉 이발소”라는 웹툰으로 정말 “혜성”처럼 등장하여 주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후 “보스의 순정”이라는 프로젝트 작품을 거쳐 다시금 독자들에게 자신을 오롯히 들어낸 하일권 작가. 그가 단순한 “혜성”이 아니라 하늘에 계속 빛나는 “별” 일수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여름... 그 다음엔 아주 더운 여름... ....다시 또 여름.... 지금은 두 계절 밖에 없지만... 오래전엔 겨울이란 계절이 있었대... 하늘에서 빛의 가루가 내리는 계절...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냐구?... 아무생각 없는데...? 난 인간이 아니라... 로보트잖아...” 근 미래, 로봇과 함께 생활하는 서울의 한 한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작가의 고유한 시선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여러 가지의 의미를 지닌다. 우선 로봇만화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곳과 같아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로봇이라는 SF 적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는 미래생활의 화두를 던진다. 과연 로봇이라는 생명체의 한계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로봇이란 인간의 생활을 편하게 만드는 것을 뛰어넘어 또 다른 하나의 인간모습의 변형으로 존재할 수 있는 설정에서 오는 다양한 고민들이 작품 속에 녹아져 있는 것이다. “잘 생각해봐. 과학을 위해서 돈이 존재하는 것 같아...? 아니면 돈을 위해서 과학이 존재하는것 같아?” 이러한 고민들은 작품의 곳곳에 묻어난다. 물론, 감수성이 풍부한 웹툰 답게 그 이야기는 주인공인 호구와 그가 돌보는 로봇 시보레의 감정선을 대체적으로 따라가지만 과학이나 로봇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잊지 않는다. SF물로서의 기본선을 지켜간다고 할까? “널 처음 봤을때가... ...언제였더라...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지독한 어둠 속에서... 보레 네가 손을 잡아 줬어... ...그런데 사실... 진짜 외로워 하고 있었던 건... 바로 너였잖아... 어둡고 차가운 곳에서 홀로... 나만큼 외로워하고 있었잖아... 그런데 난... 너에게 상처만 줬어... ...분명... 외롭고... 슬프고... ....많이 아팠을텐데... 그랬을텐데... ...이제... 내가 네 손을 잡아줄게...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보레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10대들의 마음. 비록 시대가 바뀌고, 배경이 바뀌고, 심지어 그 상대가 바뀌어도 10대의 마음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를 알아주고 이해하는 것 이라는 것을 이 작품은 절절히 표현해 주고 있다. 10대 만큼 친구가 중요한 때가 있을까? 왕따와 짝사랑 그리고 오랜 우정이라는 조금은 식한 소재를 가지고 자기만의 언어로 능숙하게 펼친 솜씨가 만만치 않다. 물론 아직 웹툰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웹툰에 걸맞는 과도한 연출 등이 도드라지는 편이라서 출판화된 만화로 보기엔 조금 거북스러운 면이 있는것은 사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배려는 작가의 연륜이 쌓여 간다면 자연히 해결되리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혜성”을 넘어 한국만화의 “별”이 되려는 싹을 보인 작가 하일권.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건,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작가만의 시선과 다양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