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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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MSV-R 조니 라이덴의 귀환

“죠니 라이덴 (Johnny Ridden, 일본어: ジョニ??ライデン)은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 가운데, ‘기동전사 건담’에서부터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샤아의 역습’까지의 작품으로 묘사되는 ‘우주세기’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이다. 원래는 상사 계급을 부여받은 양산형 ...

2016-02-15 유호연
“죠니 라이덴 (Johnny Ridden, 일본어: ジョニ??ライデン)은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 가운데, ‘기동전사 건담’에서부터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샤아의 역습’까지의 작품으로 묘사되는 ‘우주세기’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이다. 원래는 상사 계급을 부여받은 양산형 자쿠II 모빌 슈트의 파일럿이었으나, 병사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지온공국 전체 격추율 3위를 기록하여 그 능력을 크게 인정받아 대위로 특별승진하였고 또한 거기서 더 활약하여 소좌로 다시 승진했다.(참고로 지온공국에서는 중대장급이나 대대참모급 이상의 신분에 도달하게 되면 자신만의 전용기가 부여된다.)” -위키백과에서 발췌

기동전사 건담(나고야 TV, 1979.4.7.~1980.1.26.까지 방영)이 세상에 등장한 지도 벌써 30년이 지났다. 해가 바뀌었으니 벌써 36년차에 접어드는 이 어마어마한 ‘전설의 콘텐츠’는, 2015년에 탄생 35주년을 기념하여 탄생국인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매우 큰 행사들과 각종 이벤트를 열었다. 

01.기동전사 건담 MSV-R 죠니 라이덴의 귀환01.jpg

첫 방영 당시만 해도 시청률 부진으로 인하여 43부작으로 조기종영된, 이 TV애니메이션 한 편이 이렇게 거대한 왕국을 전 세계에 건설하게 되리라고는 그땐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건담’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세상에 나온 애니메이션(TV, 극장판, OVA)만 해도 50여 편이 넘고, 관련 콘텐츠로 출시된 책(만화, 소설, 설정집 등등), 게임, 완구(프라모델, 피규어 등), 캐릭터상품 등을 모두 합치면 그 수를 다 파악하기 힘들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요즘 키덜트 상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는 건프라(건담 프라모델을 뜻하는 조립식완구)만 해도, 시리즈와 크기(설정 상의 축소비율 1/144, 1/100 등등)에 따라 HG, MG, PG등등으로 구분되어 그 수가 1000여 개가 넘으니, 실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일본만이 아닌 전 세계로, 세대를 뛰어넘어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빠져들게 만드는, 말 그대로 시공(時空)을 초월한 건담이라는 콘텐츠의 진정한 힘은 과연 무엇일까? 누군가는 멋지고 장대한 스토리를, 또 누군가는 캐릭터의 힘과 멋진 디자인을 얘기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콘텐츠의 확장성인 것 같다.

건담 시리즈의 특색 중 하나는, 뚜렷한 세계관에 기인한 일종의 ‘연대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로봇이 등장해서 악당을 무찌르고 우주의 평화를 되찾는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전쟁과 평화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그 틀 안에서 성장해온 인류의 역사와도 비슷한, ‘장대한 기록물’ 형태의 거대한 스케일, 그리고 그런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사람들이 갈등하고 반목하고 때론 화해하고 사랑하는 복잡한 인간관계를 시리즈를 거듭하며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스토리의 복잡다단한 연속적 구조는 필연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게 된다. 즉, 애니메이션을 보고 책을 사고 게임을 하고 프라모델을 만드는, 그런 단순한 소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에 개입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뜻이다.(소비자들이 스토리에 개입해서 자신만의 건담 시리즈를 창작한다거나, 콘텐츠 설정의 빈 구멍을 메우거나 애니메이션의 시대적 오류 등을 지적하는 오타쿠를 양산해낸다거나, 동호회나 팬클럽을 결성해 제작사에 때론 성원과 지지를, 때론 요구사항을 전달하거나 압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일종의 ‘건담 월드’가 생산자와 소비자의 공고한 연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뜻이며, 이러한 건담이라는 콘텐츠로 이루어진 생태계는, 그 안에 변증법적인 강력한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고, 내면을 충실히 하려는 예측 불가능한 거대한 의지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기동전사 건담’ 방영 이후로 35년간, 건담의 세계는 자체적인 동력(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유기적인 연계)을 가동시켜 끊임없이 콘텐츠의 내실을 다지고, 그 영향력을 확장시켜왔다. 이런 사례는 할리우드의 대표작 스타워즈 시리즈나 중국의 고전소설 삼국지 같은 강력한 콘텐츠에서도 종종 발견되곤 하는데, 당장 인터넷을 통해 키워드 검색만 해봐도 건담이라는 콘텐츠가 얼마만한 규모와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 누구나 쉽게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배경을 가진 ‘기동전사 건담’의 수많은 콘텐츠들 중에서, 이 지면을 빌어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일종의 외전(外傳)또는 스핀오프(Spin-off)에 해당하는 작품, <죠니 라이덴의 귀환>이라는 만화다.

사본 -01.기동전사 건담 MSV-R 죠니 라이덴의 귀환02.jpg

“22세(우주세기 0056년 출생이므로 우주세기 0079년이 되던 해)에 고등교육과정 수료와 동시에 국방군에 지원하여, 군사학교를 졸업, 키시리아 자비 소장 휘하의 돌격 기동군소속 MS 파일럿으로 배속되었다. 1주일 전쟁에서 상사로 출전, MS-06C 자쿠2(초기 양산형 모델)로 계속된 루움 전투까지 전함 3척을 격침시킨 공적을 인정받아 상사에서 대위로 초고속 승진하여, 전용기인 MS-06F 자쿠2를 수령 받았다. 종전이 가까워지자 지온본국의 요청에 의하여, 에이스파일럿들로 구성된 에이스 부대 ‘키마이라’로 전속되어 제 1 중대장으로 임명되었다. 나중에 코레히드르 암초 주역에서 겔구그의 우주 적응 실험 비행을 마친 후에, 그라나다에서 출격, 아 바오아 쿠 공방전에 참전하였으나 격전 와중에 소식이 끊겼다. 이후 전투 중 행방불명 처리되어 종신 중령으로 승진되었으나 군적에서 제외되었다.” -위키백과에서 발췌

건담을 잘 아시는 분들에게는 다소 거추장스럽고 의미 없는 설명일지 모르나, 건담을 모르는 분들에게는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이 작품에 관한 부가설명을 먼저 해야만 한다.(혹시라도 이 리뷰를 읽는 분들 중에 ‘건담 덕후’가 계시다면, 오류가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를 바란다. 필자도 건담을 모르는 분들보다 ‘아주 조금 더’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앞 단락에서 밝혔듯이 <죠니 라이덴의 귀환>은 일종의 ‘건담 외전(또는 스핀 오프 또는 사이드 스토리)’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즉, 건담 콘텐츠의 본령(本領)에 해당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아니라는 뜻이다. ‘공식 MSV 시리즈’라는 설명이 띠지에 쓰여 있는 이 만화는, 카도카와 쇼텐이 발행하는 건담관련 잡지 <월간 건담 에이스>에 연재되고 있는 작품이며, 작가는 Ark Performance, 메카닉 디자인 오오카와라 쿠니오, 원작 코미노 요시유키, 원안 야타테 하지메 등 이 작품과 관련된 아티스트들이 표지에 쭉 나열되어 있다.

01.기동전사 건담 MSV-R 죠니 라이덴의 귀환04.jpg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이 책의 ‘계열’에 해당하는 ‘공식 MSV 시리즈’란 무엇인지 그 의미부터 알아보자. MSV란 ‘Mobile Suit Variations’의 약자라고 한다. 모빌슈트란,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간형 기동병기의 명칭, 즉 건담, 자쿠, 짐, 구프 같은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봇들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Variations라 하면, 변화, 변형, 변주곡 같은 뜻을 지니고 있으니 직역하면 ‘인간형 기동병기 변형’ 정도가 되려나? 건담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MSV란 추가설정집, 변형기체, 개조기체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었다. 즉 기존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주역기체(가령 주인공인 아무로 레이가 타는 건담의 제조번호는 ‘RX-78-2’)를 어떤 필요나 상???에 따라 ‘기존의 기능을 강화했거나 개조, 또는 형태를 변형시킨 기체들과 그에 따른 추가설정들’을 뜻한다고 한다.(RX-78을 개조한 RX-78 NT-1 같??? 기체) 

또 하나의 생소한 단어 ‘MSV-R’이라 함은, 2009년에 발매된 책인 <기동전사 건담 원전 계승-오오카와라 쿠니오 화집>에 신규 모빌슈트가 추가된 것이 계기가 되어 ‘기동전사 건담 30주년 기획’ 중 하나로 <건담 에이스> 2009년 6월호부터 연재된 연재기획의 명칭이라고 한다. 이 기획연재는 오오카와라 쿠니오의 디자인화와 그것에 기초를 둔 일러스트, 그리고 해설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기획에 따라 ‘MSV에 이미지화 되어 있지 않고 설정만으로 존재했던 기체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이 메카닉들을 소재로 만화를 제작’한다는, 일종의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것 같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인 <기동전사 건담 MSV-R(Mobile Suit Variations-R) 죠니 라이덴의 귀환>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다. “기존에 디자인이나 이미지 없이 단지 설정만으로 존재했던 모빌슈트를 새롭게 디자인하여, 주역기체로 삼아 만화로 제작한 시리즈 중 죠니 라이덴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 여기까지 와서?? 복잡하기만 했던 책 표지가 이해가 된다. 

즉, Ark Performance는 이 만화를 그린 만화가, 메카닉 디자인으로 표기된 오오카와라 쿠니오는 이 만화에 등장하는 모빌슈트들을 디자인한 메카닉 디자이너, 원작으로 표기된 코미노 요시유키는 건담의 아버지라 불리는 ‘퍼스트 건담’ 애니메이션의 총지휘를 맡았던 애니메이션 감독, 원안으로 표기된 야타테 하지메는 (정말 놀랍게도) 건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선라이즈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작품 기획부가 쓰는 ‘공유 필명’이라고 한다. 선라이즈 작품의 원작자 및 원안자로서 이름이 게재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라 판권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명칭으로서 과거 일본 저작권법으로는 단체의 명의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작권의 등록과 행사를 위하여 선라이즈가 만든 가명이라는 것이다. 

???죠니 라이덴은 지온공국의 대부분의 인물들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이러한 점은 지온 공국 안에서는 죠니 라이덴만의 유일한 특징들이라 할 수 있다. 죠니 라이덴은 지온공국에서는 매우 드물게 앵글로색슨 계열의 미국인이며 대부분의 지온 공국 간부들과는 달리 거의 유일하게 병사부터 시작하여 오직 그 능력 하나만으로 중견 장교까지 올라간 인물이다. 성격도 대부분 마초이즘에 빠진 지온 공국 간부들(대표적 사례로 검은 삼연성이 있다.)과는 달리 친절하고 자상하여 누구든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인격을 지녔다.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사람이 좋다. 한 번 바친 순정은 영원히 간직하며 그의 앰블럼인 유니콘은 그의 사랑과 충성을 상징하고 있다. 
지온공국의 3대 에이스로는 ‘붉은 혜성’ 샤아 아즈나블, 신 마츠나가, ‘진홍의 번개’ 로 유명한 죠니 라이덴이 있다. 이 중에 샤아 아즈나블과 신 마츠나가는 원래부터 간부였던 반면 죠니 라이덴은 병사부터 시작해 실력으로 지온공국 3대 에이스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이는 병사출신으로서는 유일하다. ‘죠니 라이덴 전용???이라는 이름으로, 갈색에 가까운 짙은 붉은색(다크 레드)와 검정색이 복합적으로 칠해지고 그 고유의 유니콘 앰블럼이 새겨진 기체들이 유명하다. 죠니 라이덴 전용 자쿠의 경우 샤아 전용보다도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고기동형으로 개조된 기체이다. 이는 죠니 라이덴이 모빌슈트 파일럿들 중에 유난히 빠른 기동력을 이용한 전술을 즐겨 사용하였기 때문인데 결국 양산형 자쿠II가 오히려 죠니 라이덴의 조종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까지 직면해 결국 죠니 라이덴의 기체는 하나같이 기동력을 극대화시키게 되었다.” -위키백과에서 발췌

위에 발췌한 내용만으로 ‘죠니 라이덴’이라는 캐릭터를 보면,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우주세기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 병사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지온공국 전체 격추율 3위를 기록한 에이스 파일럿, 전투 중 행방불명 처리되어 종신 중령으로 승진되었으나 군적에서 제외, 지온공국에서는 매우 드물게 앵글로색슨 계열의 미국인, 기체 기동력을 극대화” 등으로 보인다.

01.기동전사 건담 MSV-R 죠니 라이덴의 귀환05.jpg

즉 이 작품은 본편(애니메이션 시리즈)에는 등장하지 않고 단지 ‘설정’으로만 존재하는 가공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제작한, 일종의 외전이자 사이드 스토리에 해당하는 만화이며, 실제로 이 작품을 보면, 위에 언급된 특징들(앵글로 색슨 계열의 미국인, 격추율 3위의 에이스 등)을 잘 조합하여 죠니 라이덴의 구체화 된 캐릭터를 정립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진홍의 번개’라고 불리며 활약을 펼치다 일년 전쟁 말기 아 바오아 쿠 전투에서 행방불명되었던 구 지온 공국군의 전설적인 에이스 죠니 라이덴. 일년 전쟁 종결 후 10년… U.C.0090년. FSS(Federation Survey Service) 조사팀의 일원인 레드 웨이라인은 FA-G3의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하던 중, 수수께끼의 ‘파란 겔구그’를 만나게 된다. 그 ‘파란 겔구그’는 레드에게 의미???장한 말을 남기는데…. 「우리는… 당신의 귀환을 환영한다…. 죠니 라이덴!」 그 후 레드는 죠니 라이덴에 흥미를 느껴 개인적으로 조사를 시작하지만, 죠니 라이덴을 쫓는 사람은 레드뿐만이 아니었다!! 도대체 죠니 라이덴의 정체는 무엇인가? 죠니 라이덴과 레드는 어떤 관계인가?!! 그 비밀을 풀기 위한 장대한 여정이 시작된다. -책 소개글에서 인용

일본 현지에서는 현재(2016.01.) 11권까지 출간되었고, 한국어판으로는 A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6권까지 출간되었다. ‘건담’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높은 작화 퀄리티와 디테일한 스토리 덕분에 무척이나 평이 좋은 작품이고, ‘건담’을 접해보지 않은 분들이라도 소소하고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기획된 수작(秀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