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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부교

“쿄호 6년(1721년) 쇼군 토쿠가와 요시무네의 명에 의해 서민들의 요구와 줄만을 듣기 위한 ‘목안함’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목안함’에 날아든 투서로 인해 이듬해, 두 가지의 중대사가 일어났다...첫 번째는 빈민 구제를 위해 ‘소석천(小石川) 양생소’가 만들어진...

2013-09-09 김진수
“쿄호 6년(1721년) 쇼군 토쿠가와 요시무네의 명에 의해 서민들의 요구와 줄만을 듣기 위한 ‘목안함’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목안함’에 날아든 투서로 인해 이듬해, 두 가지의 중대사가 일어났다...첫 번째는 빈민 구제를 위해 ‘소석천(小石川) 양생소’가 만들어진 것, 또 하나가...‘신중정(新中町) 부교소’의 신설이다. 그리고 이 부교소는 두 번째 이름(별명)으로 불리곤 한다.” 후쿠다 히로시의 판타지만화 “무시부교”는, 에도에 둥지를 튼 거대 곤충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싸우는 신참 무사 츠키시마 진베에와 그의 동료들이 펼치는 재밌고 신나는 역사 활극이다. 현재(2013.08) 한국어판으로는 서울문화사를 통해 2권까지 나와 있고, 동명의 애니메이션도 총 25부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애니플러스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이 무시 부교소는...에도에 설쳐대는 거대 곤충을 퇴치하는...일을 하는 곳이라는 걸!” “무시부교”의 강점은 시원시원하고 입체적인, 그러면서도 매우 세련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화다. 첫 장을 펼쳤을 때는 “전형적인 일본 판타지의 그림체다.” 라는 느낌을 받지만, 몇 장을 넘기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굉장히 잘 그린, 그러면서도 개성적인 펜선이 돋보이는 독특한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액션 장면이 연출될 때면 입체감과 역동성이 극한으로 강조되는 엄청난 실력의 작화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독자가 집중해야 할 포인트가 어디인지 잘 강조된 액션 연출과 거기에 부합된 세련되고 강렬한 그림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작품의 완급조절도 아주 잘 되어있어서, 시원시원하게 잘 달려가며 속도를 내다가 쉬어가는 곳에서는 확실하게 멈추어서 귀엽고 팬시한 캐릭터들로 돌변해 깨알 같은 웃음을 던져주기도 한다. “이 일본에는 약 100년 전 무렵부터 거대 곤충이 활개치고 있어. 그리고 10년 전, 그 거대 곤충으로부터 에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신중정 부교소’...즉, 이 무시부교소인거야.”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은 에도시대라는 옛날을 무대로 삼은 시대극이면서도 거대 곤충이 나타나 인간들을 습격한다는 독특한 설정이 합쳐져 있다는 것이다. 작품의 설정 상, 일본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캐릭터들이 떼거지로 등장한다. 작품의 주인공인 츠키시마 진베에는 전형적인 사무라이의 캐릭터를, ‘벌레잡이’ 무가이는 판타지 게임에나 등장할 법한 갑옷을 입고 이형(異形)의 도(刀)를 휘두르는 전국시대의 전장에 나가있는 무사 캐릭터를, ‘발파녀(發破女)’히바치는 화약과 폭탄을 주 무기로 쓰는 섹시한 여자 닌자를, ‘참격의 스페셜리스트’로 등장하는 코이카와 슈운가쿠는 500명을 베었다는 전형적인 낭인무사의 캐릭터를, 귀여운 소년 이치노타니 텐마는 거대 식신을 다루는 음양사의 캐릭터를 선보인다. “무시부교”는 시작할 때부터 아주 강렬한 판타지의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1700년대의 에도를 배경으로 거대 곤충의 습격으로부터 백성을 지키는 무시부교소의 무사들은, 당신을 신나고 재미있는 판타지의 세계로 끌어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