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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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전

“지루해하던 천재는, 만나고 말았다.” 프로야구 선수였던 아버지를 불행한 사고로 잃은 한 소년이 수많은 좌절과 방황을 극복하고 야구선수로 성장,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까지의 장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야구만화 “메이저”, 이 작품을 무려 전 78권에 이르는...

2013-07-28 유호연
“지루해하던 천재는, 만나고 말았다.” 프로야구 선수였던 아버지를 불행한 사고로 잃은 한 소년이 수많은 좌절과 방황을 극복하고 야구선수로 성장,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까지의 장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야구만화 “메이저”, 이 작품을 무려 전 78권에 이르는 대작(大作)으로 그려냈던 일본작가 미츠다 타쿠야의 신작이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장기인 스포츠를 소재로 한 극화이며 제목은 “무용전(武勇?)”, 작품의 소재가 된 스포츠는 “권투”다. 한국어판으로는 현재(2013.05.17) 3권까지 대원씨아이를 통해 출간되었으며 남자 주인공이 아니라 사연이 있는 여자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의 초반부가 자못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천재 소녀는 싸우는 것이다.” “무용전(武勇?)”의 여자 주인공인 카나메 모카는 권투선수였던 아버지를 사고로 잃은 후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권투에만 매진하는 매우 특이한 초등학생 소녀다.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서인지 몰라도 비록 여자의 몸이지만 권투선수로서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렇게 물려받은 재능에만 만족하지 않고 매일매일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쌓아온 덕분에 카나메 모카는 비록 초등학생이지만(6학년) 웬만한 남자아이들(자신보다 훨씬 큰 중, 고등학생 남자 아이들조차도)은 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강한 복서(Boxer)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남자 주인공인 타케 이사무는 비상한 머리와 발군의 운동능력을 지닌 소년으로 날 때부터 모든 것을 갖춘 일종의 천재다. 어렸을 때부터 주위 또래와의 경쟁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공부도 운동도 최고였던 이 오만한 천재 소년은 초등학교 6학년 밖에 되지 않은 주제에 세상의 모든 일이 지겹고 지루하기만 하다. “그리고 소년은 링 위로 걸음을 옮긴 것이다.” “무용전(武勇?)”은 여자 주인공인 카나메가 관서에서 남자 주인공인 타케가 다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시작된다. 이 작품은 작가의 전작인 “메이저”와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많은 작품인데, 일단 작품의 초반 전개가 그렇다. 아버지를 잃은 천재 소년(여기서는 소녀이지만), 필생의 라이벌 만나기(카나메와 타케),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자극을 받고 격려를 받아 성장해가는 소년(또는 소녀)의 이야기 등등 아주 전형적인 스포츠만화의 공식에 미츠다 타쿠야 특유의 색깔이 입혀져 전개되는 양상이 작가의 전작인 “메이저”와 매우 흡사하다. 현재 나와 있는 3권까지 읽어본 느낌으로는 ‘그럭저럭 재미있다’ 정도지만, 78권이라는 대장정을 이뤄낸 작가의 저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미츠다 타쿠야가 권투라는 소재로 어디까지 펼쳐낼 수 있을지 앞으로가 무척 기대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