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투모로우즈 (앙앙과 친구들의 혁명)

“나는 모두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었다. 그저, 그저 매일 이렇게 생각한다...여기서 나가고 싶어. 여기서 나가고 싶다고...그 기회는...그 기회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보육원에서 유일하게 우리들을 걱정해주었던 박사님이 움직여주었던 것이다.” 이능력(異...

2013-07-20 석재정
“나는 모두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었다. 그저, 그저 매일 이렇게 생각한다...여기서 나가고 싶어. 여기서 나가고 싶다고...그 기회는...그 기회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보육원에서 유일하게 우리들을 걱정해주었던 박사님이 움직여주었던 것이다.” 이능력(異能力)에 관한 이야기는 만화 창작에 있어 언제나 단골 소재다. 엄청난 힘을 가진 초능력자들부터 독특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까지 ‘특별한 능력을 소유한 인물’들을 내세운 판타지나 SF만화는 그 수를 세기가 힘들 정도로 정말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인기 소재는 어떻게 보면 양날의 검이다. 잘만 쓰면 전가의 보도처럼 엄청나게 재미있는 만화를 만들어내기 용이하지만, 잘못 쓰면 기존의 잘 만들어진 비슷한 만화들과 비교당해 평가절하 되기 쉽다. 여기에 소개하는 만화 “투모로우즈(Tomorrows)” 역시 이 ‘비교의 경계선’에 애매하게 걸려있는 작품이다. “박사님은 도망치기 전에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알겠지?! 너희들의 그 힘을 앞으론 절대로 사용하지 마라! 발견되면 반드시 그놈들이...추적자가 잡으러 올 테니까...!!’ 박사님의 말은 이제야 무겁게 나를 짓누른다...하지만 그땐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민미의 손을 잡고 뛰었다...빛을 향해, 계속 달렸다...” 어린 아이들의 몸에 가혹한 인체실험을 가해서 ‘동물들의 힘’을 이식하는 프로젝트가 어느 폐쇄된 보육원에서 비밀 조직에 의해 행해진다. 남자 주인공인 앙앙 같은 경우는 늑대의 발톱과 이빨을, 여자 주인공인 민미의 경우는 도마뱀의 재생능력을 이식했다. 어린 아이들의 몸이 견디어내기 힘든 가혹한 실험 강도는 수많은 희생자를 냈고, 기적적으로 적응에 성공해 살아남은 몇몇 아이들은 그들을 불쌍히 여긴 어느 연구자의 도움으로 보육원을 탈출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탈출로부터 10년 후에 시작된다. “둘이 아냐, 할 거면 다 같이 돌아간다!! 민미 말이 맞다면...분명 다들 몸에 변화가 생겼을 거야.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진 전혀 모르지만, 네가 말한 ‘지금의 생활’을 되돌려 받는 거야!! 박사님한테 가서 다 같이 인간으로 되돌아가자!!” “투모로우즈(Tomorrows)”는 현재(2013.05.28) 한국어판으로 2권까지 나와 있다. 작가의 말에 보면 작가의 첫 단행본이라고 쓰여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작화나 연출에서 다소 어색한 부분이 눈에 많이 띤다. 하지만 스토리는 수준 이상이다. 줄거리의 핵심은 남녀 주인공인 앙앙과 민미가 10년 전 보육원을 같이 탈출했던 옛 친구들을 하나씩 찾아 연구소로 돌아가는 여정을 다루고 있다. 물론 그들을 그런 몸으로 만든 비밀조직이 보낸 추적자들과의 ‘이능력 전투’가 이 만화의 최대 볼거리이기도 하다. 늑대의 전투력을 가진 앙앙, 동료들을 치유해주는 도마뱀의 재생능력을 가진 민미, 매의 날개를 달아 하늘을 날 수 있는 스우 등등 ‘동물들의 힘’을 육체에 이식한 다양한 이능력자(異能力者)들이 등장해 스펙터클한 전투를 보여주고, ‘힘’에 침식당해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잃지 않기 위해 고뇌하는 장면들이 이 작품이 추구하는 최대의 재미인 것이다. 초등학생들이 무척 좋아할만한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