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특필판
“막부 말, 흑선 내항으로부터 메이지 유신까지의 50년간, 존황양이, 좌막, 개국, 야망과 이상이 소용돌이치는 한가운데, 도쿠카와 막부와 유신지사, 검을 지닌 자는 둘로 나뉘어 싸움을 펼쳤다. 그 최고 격전지 교토에, ‘칼잡이 발도재’라고 불리는 지사가 있었다.” ...
2013-06-29
유호연
“막부 말, 흑선 내항으로부터 메이지 유신까지의 50년간, 존황양이, 좌막, 개국, 야망과 이상이 소용돌이치는 한가운데, 도쿠카와 막부와 유신지사, 검을 지닌 자는 둘로 나뉘어 싸움을 펼쳤다. 그 최고 격전지 교토에, ‘칼잡이 발도재’라고 불리는 지사가 있었다.” “발도재” 히무라 켄신이 돌아왔다. 1999년에 총 28권으로 완결하면서 ‘전설’로 남은 이 명작만화는, 메이지 시대의 일본을 무대로 서정적인 스토리와 화려한 액션을 결합시켜, 그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新) 시대활극’의 지평을 열어 재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번에 “바람의 검심” 실사 영화 개봉에 맞추어 ‘키네마 특별판’(책 표지에는 ‘특필판’으로 표기되었다)으로 12년 만에 리메이크된 이 ‘명작만화 특별판’은, ‘上 ? 下’로 나뉘어 출간되는데, ‘실사 영화의 스토리’에 맞춰서 원작이 재조합된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누구든지 말하고 싶지 않은 과거 한두 개는 있는 법, 중요한 건 현재를 어떻게 살아서 미래로 가느냐. 너는 새로운 시대 메이지의 아이니까” 책의 구성은 아주 심플하다. 원작만화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는, “바람의 검심~ 메이지 검객 낭만기 제 0막”이 상권 맨 마지막 에피소드로 실려 있고, 앞부분은 ‘바람의 검심 키네마판’이라는 표제 하에 1막부터 3막까지 수록되어 있다.(1막의 제목은 ‘낭만기의 시작’, 2막은 ‘싸움꾼’, 3막은 ‘정의의 행방’<전(前)편>이다.) 앞부분의 “키네마판” 스토리는, 원작과 다소 달라진 부분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특별하게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켄신이 카오루와 야히코를 만나게 되는 1막, 켄신이 사노스케와 만나서 대결을 펼치고 서로 친구가 되는 2막, 켄신과 사이토 하지메의 비장한 대결이 펼쳐지는 3막으로 이루어지는데, 원래 원작 만화로 보면 3~5권정도 되는 분량을 한 권도 안 되는 분량에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들어서 원작의 팬이라면 좀 기분이 나쁠지도 모른다. 뒷부분의 “제 0막”은 원작만화의 프리퀄로 원작자인 와츠키 노부히로가 새로 그린, 새롭게 추가된 순수한 오리지널 에피소드라서, ‘카오루를 만나기 전의 켄신’을 볼 수 있는, 이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원작의 팬들에게 이 책은 소장가치가 있을 것이다. “칼잡이 발도재의 검, ‘비천어검류’는 신속이 특기인 고류검술, 칼날과 칼등을 거꾸로 만든 이 역날검이 아니라면, 사람을 확실히 베어 죽이는 살인검이다...이제 사람은 베지 않아. 결코 피웅덩이는 만들지 않을 거야. 이 검에 맹세했어. 지금은 정처 없이 다니는 나그네, 히무라 켄신이다.” 사람은 누구나 ‘추억’을 먹고 살아간다. “유유백서”, “드래곤볼”, “슬램덩크”같은 명작들과 함께 “점프의 황금기”를 이끌던 전설의 명작 “바람의 검심”, 켄신의 미소에 가슴이 설레고 켄신의 눈물에 가슴이 미어졌던 청춘의 추억이, 이번 ‘특필판’을 보면서 다시금 아련하게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았다. 나머지 下권은 국내 영화개봉에 맞춰서 출간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