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쌍 - 天下無雙 (돌격!! 남자훈련소 에다지마 전)
“쇼와(昭和) 3년(1928년) 동경 도하 타마(多摩)지방, 그 첫 울음 소리는 산촌 10리 사방에 울려 퍼졌다고 한다. 에다지마 가(家)는 이 지방 굴지의 명문가로, 그는 그 집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에다지마 헤이하치, 그 이름은 러일전쟁에서 발틱 함대를 무찌른 토...
2012-08-20
김현우
“쇼와(昭和) 3년(1928년) 동경 도하 타마(多摩)지방, 그 첫 울음 소리는 산촌 10리 사방에 울려 퍼졌다고 한다. 에다지마 가(家)는 이 지방 굴지의 명문가로, 그는 그 집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에다지마 헤이하치, 그 이름은 러일전쟁에서 발틱 함대를 무찌른 토고 헤이하치로 연합함대 사령관의 이름에서 따왔다.” “남자다움”이라는 테마 하나로 총 59권(1부 34권, 2부 25권)의 장편활극 “돌격! 남자훈련소”를 만들어낸 일본 작가 미야시타 아키라는 “돌격! 남자훈련소” 2부를 연재함과 동시에 또 하나의 ‘남자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제목은 “천하무쌍(天下無雙)”, 이 작품은 2차세계대전을 무대로 삼은 한 남자의 ‘전기(傳記)’로 본편인 “돌격! 남자훈련소”에서 훈련소 소장으로 등장하는 ‘에다지마 헤이하치’의 일대기를 그린 일종의 외전(外傳)이다. “강해지고 싶어...이 세상 누구보다도...!!” 작가인 미야시타 아키라의 작품으로는 대표작인 “돌격! 남자훈련소”외에도 여기에 소개하는 “천하무쌍”과 “열혈마계남”이라는 작품이 한국어판으로 소개되어 있다. 세 타이틀 모두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작가가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주 간단하다. “남자란 무엇인가?” 이것이 이 작가의 평생의 테마이자 작품의 주제인데, 본편 59권과 외전 10권을 만들어내는 오랜 세월동안 하나의 주제를 이렇게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렇게 “옛스러운 남자다움”만 계속 그려낸다는 것도 정말 대단한 일인 것 같다. “넌 앞으로 혼자서 살아가게 된다. 남자로서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어떤 열매를 맺을지...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돼...!!” 이 작가의 테마를 “옛스러운 남자다움”이라고 위에 썼지만, 사실 요즘의 관점으로 보면 ‘촌스러움으로 점철된 남자다움’이다. 이 작가가 거의 병적으로 숭배하는 ‘남자다움’의 근본에는 일본의 ‘무사도(武士道)’정신이 있는데, ‘인의(仁義)’를 행하고, 약자를 도우며, 한 마음 한 뜻으로 한 길을 간다는(이 작가가 생각하는)무사도 정신은, 남자에게 있어 ‘혼(魂)의 핵심’이며, 무릇 남자라면 모두 이 정신을 육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단련하고, 세상에서 실천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 물론 ‘무사도’가 나쁘다거나 촌스럽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사회의 모든 원칙이 물질만능주의로 대체되는 작금의 썩어빠진 세상을 볼 때, 이 원칙은 바르게 구현될수록 세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 작가는 이 원칙을 작품 속에서 구현할 때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 “남자에겐 국경 따위 존재하지 않아.” ‘남자다움’이 너무 과도하게 표현되어서 ‘극상의 마초’만을 남자의 이상형처럼 여기는 이 작가의 작품은 그래서 황당하고, 허황되며 때론 불편하다. 하지만 ‘악동들이 즐거워할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처럼 이런 ‘마초’들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도 때론 세상에 필요할 것이다. 비록 그것이 너무 과도해서 황당무계할지라도 말이다, 어차피 만화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