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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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비밀장소에 있다 (아름다운 영국시리즈 애장판)

“미안해요, 내가 헷갈렸나 봐요. 당신은 내가 아는 코넬리어스가 아니죠? 착각을 해서...” 하츠 아키코의 “고양이는 비밀장소에 있다(원제:猫は秘密の場所にいる)”가 한국어판으로 출시되었다. “환상기담(幻想奇談)”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이 작가의 ...

2012-07-12 김현우
“미안해요, 내가 헷갈렸나 봐요. 당신은 내가 아는 코넬리어스가 아니죠? 착각을 해서...” 하츠 아키코의 “고양이는 비밀장소에 있다(원제:猫は秘密の場所にいる)”가 한국어판으로 출시되었다. “환상기담(幻想奇談)”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이 작가의 대표적 단편시리즈인 “아름다운 영국 시리즈”의 애장판으로서 출간된 이 작품은 전에도 5권의 단편집으로 출간되었던 사례가 있으나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편집과정을 거쳐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덧붙인 화사한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았다.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이라는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팬들을 보유한 이 작가는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것이 아무 것도 없을 만큼 상업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작가다. 다만 한국어판 출간계약상의 문제인건지 일본 현지에서 연재를 부정기적으로 하는 건진 몰라도 단행본이 나오는 속도가 너무 뜸한 것이 단점이다. 대표작인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원제:雨柳堂夢?-‘우유당 꿈 이야기’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인데 우유당이라는 골동품점을 무대로 벌어지는 온갖 종류의 환상기담)조차도 시공사에서 발행한 한국어판 10권이 2004년 8월, 11권이 2006년 9월, 12권이 2008년 4월, 가장 최근 것인 13권이 2011년 4월에 출간되었다. 2~3년에 한 권꼴로 나오는 작품이라니 너무하지 않은가...(물론 이 작가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찌됐든 여기에 소개하는 “고양이는 비밀 장소에 있다”는 작품은 이미 예전에 한국어판으로도 소개되었던 하츠 아키코의 단편들이 하나의 제목 하에 새롭게 묶여져 나온 작품임을 미리 밝힌다. 기존에 “아름다운 영국 시리즈”를 갖고 계신 독자들이라면 이미 한 번은 읽어본 작품들일 것이다. “내가 쇼크를 받은 건,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닌 존재들이 다과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처음으로 내 마음을 흔든 여성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예전의 “아름다운 영국 시리즈” 한국어판은 총 5권으로 서울문화사를 통해 발행되었다. “차이나버드”, “공중누각의 주인”, “꽃들의 우울”, “문을 여는 바람”, “공주님의 사랑앓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으며 어느 정도의 일관된 법칙성을 지니고 있는 단편들이 엮여져 있었다. ‘어느 정도의 일관된 법칙성’이라 함은, 작품에 있어서 어느 정도 통일적인 범주를 적용할 수 있는 단편들을 뜻한다. 가령 이야기 자체가 영국 사교계를 무대로 벌어지는 환상기담이라던가, 주인공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일관되게 등장하는 이야기라던가 하는 것들이다.(신비한 고양이 빌헬름이라던가, 결혼을 하지 못하는 코넬리어스라던가) 이미 유명세를 얻은 작품이 재발매되는 것이어서 이 책에 대한 더 이상의 소개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이라면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수작(秀作)임은 확실하기 때문에, 하츠 아키코의 매력을 아직 느껴보시지 못한 분들께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