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사랑에 빠졌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뭐라 해도 그건 감정적인 문제니까...하지만! 그....감정이란 것은 말야,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사실적이고 냉정한 논리와는 반대되는 것이거든, 난 말이지, 냉철한 판단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결혼 같은 건 안 할 거야.” ...
2012-05-31
김진수
“사랑에 빠졌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뭐라 해도 그건 감정적인 문제니까...하지만! 그....감정이란 것은 말야,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사실적이고 냉정한 논리와는 반대되는 것이거든, 난 말이지, 냉철한 판단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결혼 같은 건 안 할 거야.” 아서 코난 도일의 명작, 추리소설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셜록 홈즈’가 요즘 전 세계 문화산업계의 핫 키워드인가보다. 홈즈와 왓슨을 현대의 영국으로 옮겨와 고난도의 미스테리 사건들을 해결한다는 설정의 영국드라마 “셜록”(시즌 1이 2010년에 제작되었고, 2012년 현재 시즌3까지 나와 있다. 제작사는 BBC)이 우리나라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인기를 얻더니, 세계문화산업의 중심지 미국에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쥬드 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헐리웃영화 “셜록 홈즈”로 제작되어 월드 와이드 릴리즈 되어 엄청난 흥행성적을 거두고 속편까지 제작, 개봉되었다. (미국드라마 “셜록”도 곧 방영된다고 하는데 왓슨박사가 여자로 바뀌었고 그 배역을 맡은 배우가 루씨 리우라고 한다. 또 이런 일들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지 모르지만 K-POP스타로서 상종가를 치고 계신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신곡도 제목이 “셜록”이다.^^) 도대체 왜, 갑자기 어린 시절 추억의 책장 한 귀퉁이 어딘가에 먼지에 쌓여 있을 법한 19세기의 명탐정이 백년이 넘는 시간을 뛰어넘어 문화콘텐츠의 핫(HOT)한 아이콘으로서 전 세계의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있는가? 그리고 한국의 문제적 만화작가 권교정은 연재중인 다른 작품들은 완결시키지도 않은 채, 겁도 없이 다시금 신작을 시작했는가?^^ 작품의 소재가 “셜록 홈즈”이기 때문에? “...보상이 후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솔직히 말야, 지금껏 의뢰인의 신분이나 의뢰비를 신경이나 썼나? 사건이 재미있는가 하는 것만이 내 관심사였다고!”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해낸 명탐정 셜록 홈즈는 1887년 “주홍색 연구”라는 제목의 장편추리소설이 발표되면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알려진다. 그 후 “네 사람의 서명”, “셜록 홈즈의 모험”, “셜록 홈즈의 회상”,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 등의 연작 시리즈를 통해 대중에게 깊이 각인되며 “전 세계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탐정”으로서 확고한 위치를 갖춘 캐릭터가 된다. 그의 파트너로서 등장하는 인간미 넘치는 왓슨 박사와 매우 명석하고 비범한 두뇌와 추리력을 갖추었지만 다소 신경질적이고 불완전한 정서의 홈즈가 고난도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은 이후 등장하는 후대의 추리소설들에 원형의 모티브로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전 세계 추리 소설가들의 손을 통해 ‘탐정’이라는 직업을 가진 수많은 캐릭터들이 새롭게 창조될 때 ‘유전자의 기초가 되는 확고한 틀’로서, 모방의 대상이자 변형의 소스(source)로서 존재하였다. 어찌됐든, 유니크한 감성을 가진 권교정의 손을 통해 “셜록”이 리메이크되는 건 만화애호가로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비록 다른 작품들의 완결을 보지 못했더라도, 권교정의 감수성이 묻어나는 셜록 홈즈와 왓슨을 보는 건 매우 즐겁고 신선한 경험이다. 작가의 말에서도 밝혔지만, 작가 자신이 무한한 애정을 가진 캐릭터를 자신의 손으로 만화화하면 이런 느낌의 작품이 나오나보다. 추천한다. (권교정의 건강이 지병으로 인해 현재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진심으로 쾌유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