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왕국
“너구리 모노코가 구한 아기, 그 동물의 종은 ‘사람’, 홀로 이곳 동물의 왕국에 흘러들어온 종족, 이 불가사의한 동물이, ‘동물의 왕국’에서...조금씩 기적을 일으키게 되리란 것을 아직 이 세계 동물들은 알지 못한다.” 무척이나 독특하면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
2011-11-25
석재정
“너구리 모노코가 구한 아기, 그 동물의 종은 ‘사람’, 홀로 이곳 동물의 왕국에 흘러들어온 종족, 이 불가사의한 동물이, ‘동물의 왕국’에서...조금씩 기적을 일으키게 되리란 것을 아직 이 세계 동물들은 알지 못한다.” 무척이나 독특하면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감동을 주는 판타지가 나왔다. “금색의 갓슈”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일본 작가 라이쿠 마코토가 그린 “동물의 왕국”이란 작품으로 사람이 살지 않는 동물들만의 세계에서 홀로 자신의 길을 가는 인간 아이의 성장기를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풀어낸 판타지 만화다. “글쎄...왜 일까? 나도 잘 모르겠지만, 난...이 빌어먹을 세상에 싸움을 걸고 있는 거다...난 이 송곳니와 발톱으로 수많은 약한 녀석들을 잡아먹었다. 약한 놈을 죽여 배를 채웠지, 그런데...어느 날, 암컷 여우를 잡아먹기 위해 죽였다....죽이고 보니 그 여우는 어미였고, 품에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새끼가 매달려 있더군, 그 녀석은... 날 어미로 착각했는지, 내게 다가왔다. 난,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서...그냥 내버려뒀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차갑게 죽어있더군....어이....꼬마...이 세상이란 건 대체 뭘까...? 그 후로... 난 동물을 죽이지 않게 됐다... 그리고 배가 고프던 차에 여기서 물고기를 잡는 너구리들을 봤지, 이 녀석들이 잡은 물고기를 먹으면 동물을 잡아먹지 않고도 살 수 있겠다 싶더군...물고기를 잡는 너구리들을 지키기 위해, 동족인 살쾡이와 물어뜯으며 싸워 놈들을 쫓아내고...그러면서 뭔가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다...이 세상의 ‘뭔가’가...” “동물의 왕국”의 주인공은 세계에서 오직 하나뿐인 인간 남자 아이 “타로우자”다. 타로우자가 불가사의한 이유로 흘러들어온 ‘동물의 세계’에는 인간만 없고 다른 환경은 지구와 똑같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지구’라는, 독특하게 설정된 이 판타지 공간에서 유일한 인간인 타로우자는 ‘고기를 먹지 않는 살쾡이’ 쿠로카기의 말처럼 숨통을 끊을 송곳니도 없고, 살덩이를 찢을 발톱도 없고,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기여서 혼자선 먹이도 구하지 못하는, ‘가장 쓸모없고 약한 종족’이다. 그런 타로우자를 절대적인 모성애로 키워주는 암컷 너구리 ‘엄마’ 모노코와 종족간의 끈끈한 유대로 뭉쳐 살아가는 너구리 친구들이 없었다면, 그는 ‘성장’조차 하지 못하고 사라졌을 존재였다. 그러나 타로우자에겐 이 세계에서 그만이 가진 유일한 초능력이 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종족들의 ‘소리’를 알아듣는 것, 타로우자는 이 세계의 어떤 동물과도 대화할 수 있으며, 어떤 동물들과도 ‘언어’를 통해 교감할 수 있다. 이 능력은 자신의 종족 외엔 서로 대화조차 할 수 없는 ‘동물의 왕국’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서로 다른 언어를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어 다른 종족들 간에 교감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로서의 타로우자의 능력이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인 “동물의 왕국”에서 하나하나 기적을 일으켜 가는 것이다. 현재 한국어판으로는 3권까지 발행되어있는 “동물의 왕국”에는 매 권마다 강렬한 개성을 지닌 동물 캐릭터들이 계속 등장한다. 타로우자의 가장 친한 친구인 살쾡이 쿠로카기와 너구리 엄마 모노코만으로도 이 만화는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이지만, 3권에서 타로우자와 똑같은 능력을 지닌 ‘여자아이’ 카프리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재미있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