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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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포수 나는 투수!

“마치 화살과도 같이 날카롭게 스트라이크 존을 꿰뚫는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를 갖춘 본격파 투수, 형 이치야, 두뇌적인 리드에 천재적인 타격감을 갖춘 실력파 포수! 동생 요시, 칸토 최강이라 불리운 배터리 토마 형제” 수도 없이 쏟아지는 일본 만화 중에서도 스포츠를...

2011-09-23 석재정
“마치 화살과도 같이 날카롭게 스트라이크 존을 꿰뚫는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를 갖춘 본격파 투수, 형 이치야, 두뇌적인 리드에 천재적인 타격감을 갖춘 실력파 포수! 동생 요시, 칸토 최강이라 불리운 배터리 토마 형제” 수도 없이 쏟아지는 일본 만화 중에서도 스포츠를 소재로 한 작품은 대부분이 야구 만화다. 진지한 드라마든, 말도 안 되는 코미디든, 러브 스토리든 간에 고교생이 꿈과 열정을 불태우며 노력해가는 ‘청춘 스포츠’ 장르의 대부분은 소재가 ‘야구’다. 일본 사람들이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일본에 여행을 가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 팀이라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대부분의 선수가 거의 모든 초등학교 남자 아이들의 우상이고, 가장 강력한 라이벌 팀이라는 관서의 한신 타이거즈는 오사카 지방의 사람들이 때로는 ‘목숨’이자 ‘자존심’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열광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야구를 사랑하는 일본 사람들의 문화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신기했던 것은, 여름철에 벌어지는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 대회, 우리나라에도 익히 알려진 ‘코시엔(甲子園) 대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원래 ‘코시엔(甲子園)’은 1924년에 설립된, 효고현 니시노미야 시에 위치한 야구장의 이름이다. 프로야구단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이기도 한 이곳은 ‘검은 흙’으로 상징되는 일본 고교야구의 성지(聖地)다. 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하는 모든 소년들에게 이 곳의 흙을 밟고 플레이를 해보는 것 자체가 꿈이자 목표일 정도로 일본인들에게 ‘코시엔(甲子園)’이 갖는 의미는 대단한 것이다. 전국에서 4000개 이상의 학교가 예선전에 참가하고, 본선에 진출한 49개의 학교만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코시엔 구장에서 대결하는 여름의 고교야구 대회는 일본인들에게 수많은 영웅과 드라마를 제공해 주었고, 그 위대한 전통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드라마틱한 대회를 만화가들이 그냥 놔둘리없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아다치 미츠루의 “터치”나 “H2”, 하라 히데노리의 “그래, 하자”, 장애인 야구부의 감동적인 실화를 만화로 옮긴 “머나먼 갑자원” 등등 “코시엔(甲子園)”을 소재로 한 명작들은 수도 없이 많다. “같이 코시엔에 가자고 맹세했어…어릴 때 그렇게 약속하고 그걸 목표로 쭉 함께 노력해 왔다구…그래서 이런 식으로 포기하고 싶지 않아.” 여기에 소개하는 “동생은 포수 나는 투수!” 역시 “코시엔(甲子園)”을 소재로 한 ‘청춘 야구 만화’다. 어릴 적 관동 최강의 배터리로 불렸던 토마 형제가 부모의 이혼으로 각각 떨어져 지내게 되고 2년 후 다시 만나게 된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는데, 투수이자 형인 이치야는 계속 야구를 하고 있었지만, 포수이자 동생인 요시는 어떤 이유에선가 야구를 그만두고 동네 전체를 주름잡는 불량배가 되어있었다. 이 작품은 다시 만난 형제가 야구를 통해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아가는 이야기로, 드라마와 코미디가 혼합된 형태의 가볍게 읽기에 아주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