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프로젝트 X (세븐일레븐의 유통혁명)
“여기 한 권의 책이 있다. 하버드 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이다. 이 교과서에 소개된 일본 기업의 경영방식은 단 2가지 예밖에 없다. 그 하나는 도요타의 칸반(JIT) 시스템, 그리고 또 하나의 예는 편의점 체인인 세븐 일레븐의 유통혁명이다.” (...
2011-09-14
석재정
“여기 한 권의 책이 있다. 하버드 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이다. 이 교과서에 소개된 일본 기업의 경영방식은 단 2가지 예밖에 없다. 그 하나는 도요타의 칸반(JIT) 시스템, 그리고 또 하나의 예는 편의점 체인인 세븐 일레븐의 유통혁명이다.” (*칸반 시스템 ?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필요할 때에 필요한 만큼 만들고 운반하는 생산방식, 필요한 부품의 양이나 납기 등의 지시를 기록하는 간판을 각 공정에 설치, 이것으로 재고량이 적고 낭비가 없는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해진다.) NHK에서 2000년 3월에 방송을 시작한 “프로젝트 X ? 도전자들”이란 프로그램은 전후의 폐허 속에서 제로로부터 스타트한 일본, 이름은 없으나 열심히 살아 온 일본인과 그들의 알려지지 않은 투쟁의 드라마를 묘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 중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리퀘스트를 받았다는 “세븐 일레븐의 유통혁명 ? 편의점을 탄생시킨 15명의 아마추어들”은, 지금은 도시의 일상적인 광경이 된 편의점이 어떻게 일본에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화되었는가, 그리고 이것을 처음으로 일본에서 시작한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떤 노하우를 확보하며 나아갔는가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여기에 소개하는 작품은 “프로젝트 X ? 도전자들”(NHK)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만화로 각색해 출간한 “기적의 프로젝트 X” 시리즈 중 하나로 “세븐 일레븐의 유통혁명 ? 편의점을 탄생시킨 15명의 아마추어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만화다. “도쿄의 외곽, 고토 구, 국도 연변의 한 코너에 편의점 한 채가 있다. 이 점포야말로 하버드 대학 교과서에 소개된 점포로서 지금 전국에 5만에 달하는 편의점 중에서 일본의 제 1호점이다. 앞서 이 점포는 손님의 발길이 뜸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주류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27년 전, 15명의 아마추어들에 의해 이 점포는 편의점으로 되살아났다. 그것은 또한 일본 ‘편의점’사업의 첫 걸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소매업의 경험도 별로 없는 15명의 아마추어 집단이 미국에서 들여와 지금은 일본에 뿌리내린 ‘편의점’ 비즈니스, 그 뒤에는 고뇌와 역전의 드라마가 숨겨져 있었다.” 이 작품은 상업만화로 소개하기엔 다소 좀 무리가 있다. 원작이 되는 TV 프로그램 자체가 다큐멘터리라는 것도 한몫 하겠지만, 아무리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사람이래도 그 삶을 만화로 각색하려면 다소간의 과장과 윤색이 필요한 것일진대, 하물며 ‘편의점’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일본에 자리잡게 한 이야기다 보니 만화적 재미나 상상력 따위는 아예 처음부터 거세시켜버린, 일종의 사업 지침서 같은 책이다. 물론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책이자 ‘유용한 만화’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은 성공시키기도 어렵지만, 성공한 다음 그것을 매뉴얼로 만든다는 것도 매우 어렵다. 이 책을 읽을 때 ‘매뉴얼화 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책자 형태로 구성한 것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부담 없이 상식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AK에서 한국어 판으로 출간한 “기적의 프로젝트 X” 시리즈는 총 5권이 나와있다. 이 책은 그 중에 두 번째 권으로 1권은 “컵라면의 탄생 - 82억 개의 기적, 닛신 식품의 컵누들”, 3권은 “일본 최초의 국산 여객기 YS-11의 탄생”, 4권은 “신칸센의 탄생”, 5권은 “택배의 탄생 ? 야마토 운수의 물류 혁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간되어있으니 이런 시리즈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