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미나미아오야마 골동품거리
“그건 안 되겠는데?! 이제 넌 내 여자거든,”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스타일의(남자들이라면 양손이 오그라들듯한) 눈에 띄는 일본산 순정만화 하나가 한국어판으로 출시되었다. 제목은 “카페 미나미 아오야마 골동품 거리”로, “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 사랑이 이루어지거...
2011-07-08
김현우
“그건 안 되겠는데?! 이제 넌 내 여자거든,”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스타일의(남자들이라면 양손이 오그라들듯한) 눈에 띄는 일본산 순정만화 하나가 한국어판으로 출시되었다. 제목은 “카페 미나미 아오야마 골동품 거리”로, “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 사랑이 이루어지거나 운명의 연인을 만난다”는, 매우 소녀틱하고 로맨틱한 컨셉의 예쁘고 아기자기한 순정 만화다. “카페 카푸치노, 이 카페는 방문한 사람에게 반드시 멋진 만남이 기다린다는 매혹적인 카페이다.” 이 작품의 컨셉은 한 마디로 위의 인용구와 같다. 일본 여성들의 동경의 대상이라는 미나미 아오야마 거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영화 같은 사랑이야기인데, 모든 에피소드가 카페 카푸치노를 배경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빼면 등장인물도, 이야기도 모두 다르다. 이야기의 주제는 모두 “사랑” 그리고 “로맨틱한 만남”이다. 내가 남자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다. 원래 옴니버스식 구성이라고 하는 것이 한 명의 작가가 혼자서 펼쳐내기가 쉽지 않은 구성인데, 주제마저 ‘사랑과 만남’이라는 것 하나만 가지고 이렇듯 다양한 이야기를 뽑고 있다는 것은, 이 작품을 그린 코토가와 아야라는 작가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증명이다. “나….네 남자친구가 되고 싶어, 일 외에도 지금까지처럼 같이 있고 싶거든…” 이야기와 등장인물이 매 에피소드마다 다른 옴니버스 구성이지만 진행되는 연출은 모두 비슷하다. 어떤 여자가 카페 카푸치노에서 한 남자를 알게 되고, 약간의 오해와 우여곡절을 거쳐 그 남자와 맺어져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조금은 빤한 연출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남자는 모두 ‘멋진 왕자님’밖에 없다. 그들은 능력도, 외모도 출중하고 여자의 마음도 잘 헤아려주며, 일단 한 번 마음을 주면 오직 자신만을 사랑해준다. 말 그대로 만화에서나 가능한 설정이지만, 이 만화의 컨셉하고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궁합을 선사해준다. “오늘은 나 혼자야… 3주간이나 널 독차지했으니까 오늘 하루는 나한테 양보해도 되잖아, 나만으론 충분하지 않아? 그거 모르지? 깨무는 건 먹고 싶을 만큼 좋아한다는 행동이기도 해, 키스는 그 기본형이고…나도…깨물고 싶은데….” 이 작품은 노리는 독자층이 너무 명확하다. 수많은 독자들 중에서 딱 한 계층, “젊은 여성”이다. 작화도 스토리도 배경도 컨셉도 모두 “젊은 여성”들의 꿈과 소망, 환상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져 있다. ‘멋진 거리의, 커피가 맛있는 인테리어 잘 된 카페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나고 싶다’는 젊은 여성들의 판타지를 만화로나마 마음껏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남자들이 읽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면이 있겠지만, 여성 독자들이 보기엔 아주 깔끔하고 세련된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