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맨
“나지막이 해가 가라앉는 소리. 엷게 번지는 노을의 숨. 그 안에 가득한 아이의 고단한 인사. 어느새 그런 풍경. 어느새 그렇게 절실한 풍경” 우리사회에서 가족이란 사회의 모든 것의 시작이자, 모든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시아에서 한류를 이끈 드라마는 늘 가족을 ...
2011-07-06
석재정
“나지막이 해가 가라앉는 소리. 엷게 번지는 노을의 숨. 그 안에 가득한 아이의 고단한 인사. 어느새 그런 풍경. 어느새 그렇게 절실한 풍경” 우리사회에서 가족이란 사회의 모든 것의 시작이자, 모든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시아에서 한류를 이끈 드라마는 늘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가고, 그것이 한국 드라마만의 장점이 되었다고 한다. 매우 개인화되어 캐릭터들을 일상에 집중화 되거나, 코믹류가 주류를 이루었던 웹툰 장르에서 가족을 다루는 작품이 나와 이슈를 만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터.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나온 작품인 <패밀리맨>은 2009년 네이버 웹툰 코너에서 연재되어 인기를 누린 만화가 정필원의 작품이다. 위에서 언급한 한국 사회의 “가족”의 의미와 가치를 작가만의 시선을 가지고 애정어리지만 안타깝게 그리면서 많은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았었다. “그도 만화영화속 주인공처럼 덕분에 신비한 능력이 생겼다면 좋았을걸.. 그랬더라면. 지금보다는 더욱 더 멋진 아빠가 될 수 있었을텐데.” 가장으로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해버린 아버지가 ‘히어로’의 복장을 하고 가족들을 위해 온몸을 불사른다는 설정은 자칫 진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인 강호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들의 현실화와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이 처한 상황 등이 실감나게 그려지면서 강호, 아버지의 “구구맨”(히어로)화는 한없이 애잔하고 애닳아 졌다. 아버지의 부재를 그리겠다는 작가의 초기 의도와 다르게, 이야기가 ‘우리시대의 낡은 이야기’로 자리 잡게 된 점에는 이러한 이야기의 힘이 숨겨져 있을 것 같다.(디지털 만화규장각 작가 인터뷰 인용) “삶을... 행복을... 기적을.. 살아 있음을 실감하게 하는 단 한 가지. 전부를 걸어 지켜야 하는 단 한 가지. 불가능한 기적을 낳게 하는 단 한 가지. 함께 일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단 한 가지. 가족”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한 정필원 작가는 제1회 팝툰신인만화공모전에서 단편 <나와 함께>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만화계에 데뷔했다. 2007년 8월에는 미디어 다음에서 첫 장편 <마음이 만든 것>을 연재했고, 네이버 웹툰 코너에서 연재를 시작한 <패밀리맨>은 그의 두 번째 장편이다. 그래서일까? 웹툰에 맞는 유려한 색채감과 화려한 연출은 웹툰속에서 그의 이야기에 힘을 발휘하게 한다. 또한 매우 영화적인 연출을 보이면서 감정의 극단화에 치달았을때, 캐릭터가 컷이 바뀔때마다 보여주는 미묘한 차이와 마우스 스크롤로 펼쳐지는 속도감을 맞물리면서 감정을 폭팔시킨다. <패밀리맨>이 웹툰으로 보여주는 감동은 이러한 웹툰에 걸맞는 연출의 힘이 컸던 것 같다. 단, 아쉬운점은 이것이 출판만화로 옮겨 졌을때의 감동이 그대로 살지 못한다는 것. 횡으로 내려가는 읽기 방법과 종으로 읽어야 하는 출판의 읽기 방법은 감동을 주는 포인터가 전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매체의 변화가 작품의 질에 영향을 주지 않길 바라는것이 역시 작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만간 이 작품은 영화화 된다고 한다. 아버지와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히어로”화로 새롭게 엮은 이 작품의 영상화가 기대되면서, 보다 따듯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작품이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