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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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직빠직

“스모 선수를 가리키는 리키시(力士)란 특별한 신통력을 갖춘 신의 매개체, 이른바 신의 화신, 그 증거로 신목(神木)이나 부부바위 등에서 볼 수 있는 ‘밧줄 두르기’가 허용되는 인간은....리키시의 상징인 요코즈나(?綱)....그거 괜찮군, 그렇다면 나는 신에게 싸움을...

2011-01-15 김진수
“스모 선수를 가리키는 리키시(力士)란 특별한 신통력을 갖춘 신의 매개체, 이른바 신의 화신, 그 증거로 신목(神木)이나 부부바위 등에서 볼 수 있는 ‘밧줄 두르기’가 허용되는 인간은....리키시의 상징인 요코즈나(?綱)....그거 괜찮군, 그렇다면 나는 신에게 싸움을 거는 악한 신, 수라(修羅)다....” ‘스모’는 몽골의 부흐와 우리나라의 씨름을 섞어놓은 듯한 룰로 진행되는 격투 스포츠로 일본의 국기(國技)다. 스모 대회 중에 일본 스모 협회가 개최하는 공식적인 스모 대회를 "혼바쇼(本場所)"라 하며, 모두 15일 간의 일정으로 진행되고 일 년 중 홀수 달에 한해 모두 여섯 번 개최한다. 한자로 표기하면 "상박(相撲)"이라고 쓰며, 스모선수를 "리끼시(力士)"라 하고, 스모를 겨루는 장소(씨름판)를 "도효(土俵)"라고 한다. 그리고 경기에 앞서 행하는 의식을 "도효마쓰리"라고 한다. 스모는 원래 단순한 스포츠라기보다는 길흉을 점치고 신에게 바치는 제례나 진혼, 주술 등의 행사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경기에 앞서 두 선수는 물로 입을 헹구고, 부정을 없애기 위해 소금을 씨름판 위에 뿌리는 도효마쓰리 의식을 행한다. 스모경기는 스모 선수인 ‘리끼시’가 우리나라 씨름의 샅바에 해당되는 "마와시"를 차고 경기를 한다. 밀어내기, 당기기, 제치기, 비틀기 등 여러 가지의 승부수를 써서 상대편을 쓰러뜨리거나 씨름판 바깥으로 밀어 내면 이기게 되는 경기이다. “숭고한 리키시의 지위를 떠올리게 하는 위광을 뿜어내는 자, 지금 필요한 건 그런 진짜배기야...!” 여기에 소개하는 “한 판!”의 작가 사토 타카히로의 일본 만화 “빠직빠직”(원제: “バチバチ”)은, 일본어 원제 그대로의 어감을 살려 한국어판의 제목을 정한 것 같은 느낌인데, 제목과 아주 잘 어울리는 ‘스모’를 소재로 한 스포츠 만화다.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압도적인 위력을 자랑하며 요코즈나를 바로 눈앞에 두었던 아버지가 음모에 빠져 프로선수로서의 자격을 잃어버리게 되고 결국 불행한 죽음을 맞게 되자, 주인공인 코이타로는 아버지의 지인 집에 의탁하면서 매일매일 무식할 정도의 단련을 시작한다. 그리고 지방 순회경기가 열리던 어느 날, ‘충격’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스모 선수로서의 비공식적인 데뷔를 하게 된다는 것이 1권의 주된 내용이다. ‘스모’를 소재로 한 만화는 난생 처음 보았다. 아직 1권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스포츠 만화 특유의 재미와 ‘스모’라는 경기의 박진감이 지면을 통해 엄청나게 잘 전달되고 있다. 주인공인 코이타로의 캐릭터가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캐릭터’로구나 하고 깨닫게 해준 작품이다. 이런 류를 좋아하시는 독자들께는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