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마스 ADAMAS
“다이아몬드는 온갖 광물 중에서도 가장 단단하단다. 그 이름의 어원은 그리스어 ‘아다마스’(정복할 수 없는)에서 왔지, 하지만 반대로 이 한없이 투명하고도 아름답고 찬란한 자태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미 정복해왔어.” “ARMS”, “스프리건”, “피스메이커”...
2010-12-04
유호연
“다이아몬드는 온갖 광물 중에서도 가장 단단하단다. 그 이름의 어원은 그리스어 ‘아다마스’(정복할 수 없는)에서 왔지, 하지만 반대로 이 한없이 투명하고도 아름답고 찬란한 자태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미 정복해왔어.” “ARMS”, “스프리건”, “피스메이커” 등 자신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독특한 판타지 세계를 창조해 온 일본 작가 미나가와 료우지의 신작 “ADAMAS”가 한국어판으로 출시되었다. 전작인 “ARMS”에서 우주에서 날아온 나노 머신 광물 생명체를 몸에 장착한 소년소녀들의 모험담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었던 그가, 이번엔 ‘보석’에 관한 특별한 능력을 지닌 매력적인 미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작을 발표하였다. 작품의 제목인 “ADAMAS”는 그리스어로 ‘정복할 수 없는, 굴복하지 않는’ 등의 뜻을 가진 단어로 여기에서는 다이아몬드의 어원으로 쓰인다. 작품의 주인공인 류자키 레이카는 보석에 관계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쥬얼 마스터”로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며 보석에 관계된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하는 초능력자이자 해결사라고 보면 되겠다. 전작인 “스프리건”과 “ARMS”를 합쳐놓은 것 같은 느낌의 작품이다. “본래 다이아몬드는 한 회사가 독점해서 유통시키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시장의 경쟁은 결과적으로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떨어뜨려 파는 쪽이나 사는 쪽이나 그것을 원하지 않죠, 하지만 오랫동안 시장을 관리하던 힐러사에는 이제 그럴 힘이 없고, 여러 회사들이 간신히 균형을 유지해 왔지만...거기에 불법 신디케이트 세력이 힘을 키우기 시작하여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미나가와 료우지는 판타지를 주로 그리는 작가지만, 그가 만든 판타지는 결코 판타지스럽지 않다. 그는 자신의 상상력을 뒷받침해줄만한 과학적 근거를 철저하게 수집하고, 이야기의 틀에 음모론을 집어넣어 그럴듯하게 스토리를 끌고 가며, 주인공들의 초인적인 능력을 설명하기 위해 그들만의 독특한 성장환경을 조성한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인 류자키 레이카의 특별한 능력, 즉 “쥬얼 마스터”라는 황당한 직업을 작가는 제법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행방불명된 아버지는 일본에서 “보석왕”이라 불렸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보석들을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었고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보석을 접하게 된 레이카는 보석 안에 내제된 신비한 힘을 자신의 육체로 전이시켜 증폭시키는, 일종의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무기는 다이아몬드가 겹겹이 박힌 특제 카이저 너클로 왠만한 남자도 한 방이면 정신을 잃을 정도의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카의 ‘증폭능력’이다. 가령 에메랄드에는 시력을 높여주는 힘이 있는데 레이카가 도쿄타워에 올라 에메랄드를 통해 범인을 찾는다거나, 발밑에 다이아몬드 광맥이 있으면 몇 십 배의 힘이 증폭되어 수십 명을 한 방에 처리한다거나 하는 황당한 일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벌어지곤 한다. 이 작품에서도 음모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보석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조직 ‘쟈니’와 “쥬얼 마스터” 레이카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ADAMAS”는 재미있다. 아직 한 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과감하게 추천한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